이재명 대통령 만들기 위한 세 조직, 민주평화광장, 성공포럼, 공명포럼
기본소득 논란 등 현안 신속 대응 위한 ‘전략기획팀’ 가동 필요성 대두
이재명표 대선공약 가다듬을 싱크탱크 ‘미래전환실천연대’ 출범 예정
캠프 실무 핵심은 성남시청 때부터 호흡 맞춰온 비서실 4인방
이재명 경기지사가 5월 20일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때 ‘광흥창팀’을 이끈 임종석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냈고, 경선 캠프 ‘더문캠’에 합류해 지난 대선 때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장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이처럼 대통령선거는 캠프와 선대위 활동을 매개로 정치적 성장 발판이 되기도 하고, 국정 참여에 뜻을 둔 학자 등의 등용문 구실을 한다.
지지율에 비례하는 캠프 참여 인사 수
이재명 경기지사는 5월 12일 열린 민주평화광장 출범식에 참석했다. [동아DB]
이 지사가 대선 본선에 진출하려면 반드시 1차 관문인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한다. 지난 대선 때까지 민주당은 전국 17개 시도를 순회하며 경선을 치렀다. 당원과 대의원 외에도 국민 누구나 신청만 하면 선거인단 자격을 부여했다. 이 때문에 대선 경선에 참여할 선거인단을 어느 후보가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경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대선주자들이 저마다 지지 세력 확보를 위한 전국 조직화 작업에 나선 이유다.
이 지사를 지원할 외곽 조직으로는 ‘민주평화광장’이 대표적이다. 5월 12일 1만5000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가운데 공식 출범한 민주평화광장은 현재 지역별 릴레이 출범식을 개최하며 지지세를 규합하고 있다. 5월 20일 충북을 시작으로 6월 1일 광주‧전남, 6월 5일 충주, 6월 6일 세종, 6월 14일 전북, 6월 15일 서울 등 전국 자치단체별로 출범식을 개최했다.
경선 대비한 전국 조직 ‘민주평화광장’
5월 2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 DMZ포럼 개회식에서 한명숙‧이해찬 두 전직 총리와 함께 한 이재명 경기지사. 이 지사 오른쪽은 임동원 전 국정원장. [뉴스1]
당내 경선을 앞둔 대선주자에게는 지지 세력 확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반대 세력을 줄이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친문 진영과의 불화설에 시달려온 이 지사는 5월 21일 DMZ포럼을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포럼에 친노 좌장으로 통하는 이해찬 전 대표는 물론 친노 대모로 일컬어지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까지 참석, 축사를 한 것. 친노 출신 민주당 한 인사는 “친노 상징성을 갖고 있는 이해찬, 한명숙 두 사람이 포럼에 참석했다고 해서 친노 세력이 이 지사 지지로 돌아섰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최소한 ‘이재명 탈당’을 주장하는 수준의 노골적인 이재명 반대 목소리는 잦아들게 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평화광장이 전국 순회 경선을 대비한 전국 조직 성격이 강하다면, 5월 20일 출범한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성공포럼)’은 민주당 소속 의원 가운데 이 지사를 지지할 친(親)이재명계 의원 모임 성격이 짙다. 성공포럼은 의정활동 경험이 없는 이 지사의 약점을 보완해 줄 원내 우군으로 여겨진다.
국회의원 지지 모임 ‘성공포럼’
성공포럼은 정성호 의원이 좌장을 맡고 있다. 사법연수원 18기로 이 지사와 연수원 동기인 정 의원은 이 지사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두 사람 사이를 잘 아는 한 법조인은 “이 지사와 정 의원은 단짝 그 이상으로 여겨질 정도로 연수원 때부터 각별한 사이”라고 말했다.성공포럼은 김병욱‧민형배 의원이 공동대표를, 홍정민 의원이 연구책임간사를 맡고 있다. 김 의원은 이 지사가 2010년 처음 성남시장에 출마할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사이고, 민 의원은 일찌감치 이 지사 지지를 선언한 호남 출신 의원이다.
6월22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공명포럼’ 출범식이 열렸다.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 지지자 모임을 표방한 공명포럼 상임 공동대표에는 안민석 정성호 김윤덕 의원, 공동대표에 김남국 문정복 민형배 박성준 이동주 홍정민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민주평화광장과 성공포럼, 공명포럼 등이 민주당 경선을 대비하는 성격이 짙다면, ‘기본소득’ 논란 등 각종 이슈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기획팀’ 구성 필요성이 최근 캠프 내부에서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이 최근 여야 모두에서 집중포화를 받은 게 계기가 됐다고 한다. 논란의 시작은 이 지사가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배너지 교수와 사기성 포퓰리즘이라는 유승민 의원 모두 경제학자라는데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까요? 배너지 교수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세계적 석학이고, 유승민 의원님은 뭘 하셨는지 몰라도…”라며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을 겨냥한 글을 SNS에 올린 이후 논란이 커졌다.
이 글에 대해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책은 읽어보셨나요? 아전인수도 정도껏 하십시오”라고 응수하고 나섰고, 이후 이낙연 전 대표가 “(기본소득은) 현실성이 없다”, 정세균 전 총리가 “가성비가 낮다”며 여권 차기 주자들까지 일제히 ‘기본소득’ 비판에 가담하면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론을 집중포화한 것.
기본소득 논란이 가열되자 이 지사 측에서는 악재가 될 이슈에 대한 신속 대응할 별도의 팀 구성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한다. 중앙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이 지사의 중앙대 후배인 재선 김영진 의원은 “앞으로 이 지사의 대선 관련 공개 활동이 많아지면 별도의 팀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아직 별도 팀을 꾸려 활동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17년 대선 때 이 지사 캠프의 조직본부장을 맡았고,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때에는 정책검증본부장을 맡아 이 지사를 도운 핵심 측근 인사다. 장형철 경기연구원 경영부원장도 이 지사의 대선 캠프가 꾸려지면 핵심 역할을 할 인사로 거론된다. 장 부원장은 성남시청 공공갈등조정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 행정관, 부산시 시민행복소통본부장과 부산시 정책수석보좌관을 지냈다.
전문가 연합체 ‘미래전환실천연대’도 출범 예정
대선은 집권 세력 실정에 대한 심판적 측면도 있지만 미래 한국의 국정 비전을 선택한다는 의미가 강하다. 이 때문에 대선주자들은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국민이 원하는 시대정신과 맞닿은 담론을 제시하기 위해 애쓴다. 더욱이 대선주자의 싱크탱크는 집권 후 청와대와 내각에 참여해 차기 정부 주요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헤드쿼터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즉 대선후보 싱크탱크는 차기 정부 국정 운영에 참여할 브레인을 미리 선보이는 효과가 있다.차기 대선주자 이재명 지사에게 ‘두뇌’ 구실을 할 싱크탱크 출범도 예고돼 있다. 가칭 ‘미래전환실천연대’가 그 역할을 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전문가 연합체 성격의 실천연대에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선거 때 정책그룹으로 참여한 학계와 재계 인사는 물론, 문화예술계 인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교육감은 문재인 정부에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지냈고, 이 지사 당선 이후 경기도교육연구원 이사장을 역임한 뒤 현재는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실천연대는 이우종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이 좌장 구실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의 이우종 사장은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때 이 지사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이 지사 당선을 도운 인연이 있다. 이 지사측 한 인사는 “이우종 사장은 김상곤 교육감 시절 정책자문그룹을 이끈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성남 출신 캠프 실무 핵심 4인방
7월1일 대선 도전 의사를 밝힌 이재명 지사는 국회의원 중심으로 경선 캠프를 꾸렸다. 캠프 총괄은 5선 조정식 의원이, 비서실장은 3선 박홍근 의원, 상황실장은 재선 김영진 의원, 수행실장은 초선 김남국 의원이 각각 맡았다. 이들 의원은 이 지사가 7월1일 대선 출사표를 던진 후 첫 행보였던 현충원 무명열사 묘 참배 때 동행했다. 대선 공약을 가다듬을 정책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3선 윤후덕 의원과 이한주 경기연구원장이 맡고, 공보는 재선 박찬대 의원이 수석대변인, 박성준, 홍정민 의원이 대변인을 맡았다.실천연대가 이 지사 대선 캠프의 두뇌, 민주평화광장이 전국적으로 촘촘히 조직망을 갖춘 수족 역할을 하고, 성공포럼과 공명포럼에 속한 의원들이 인체의 주요 장기처럼 캠프 효율을 높이는 핵심 인사들의 집합체라면, 이재명 대선 캠프가 유기적으로 뛰도록 할 심장 구실을 할 핵심 실무는 성남시청 출신 4인방이 맡게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들 네 사람이 심장의 심방과 심실 구실을 해 캠프와 민주평화광장, 성공포럼, 공명포럼, 실천연대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실무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란 것.
정진상 경기도 정책실장은 이재명 캠프 실무 인사 가운데 으뜸으로 손꼽힌다. 벤처기업인 출신의 정 실장은 2010년 이 지사가 처음 성남시장 선거에 도전할 때 캠프에 합류한 이후 10년 넘게 이 지사를 가장 가까이서 줄곧 보좌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초대 국정상황실장에 윤건영 의원을 임명한 것처럼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정 실장을 국정상황실장에 임명할 것이란 얘기가 있을 만큼 이 지사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게 정치권 인사들의 전언이다. 정 실장 외에도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출신의 김현지 비서관과 성남시 대변인을 지낸 김남준 경기도 언론비서관, 김병욱 의원 비서관을 지낸 김지호 비서관 등이 이 지사의 대선 행보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할 핵심 인사로 거론된다. 이들 핵심 4인방은 최근 사의를 표명, 공무원 신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대선 캠프의 안살림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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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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