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티안 베르브너 지음, 이승희 옮김, 판미동, 312쪽, 1만7000원
실제로 아일랜드에서 벌어진 일이다. 2013년 1월 동성애를 혐오하는 핀바르와 동성애자 크리스는 함께 점심을 먹는다. 핀바르는 어릴 적 동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동성애자를 혐오하며 살았다. 그 후로 동성애자와 실생활에서 만난 적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크리스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 것이다. 핀바르가 동성애에 적대감을 가진 것과 마찬가지로, 크리스 역시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아일랜드 중년 남성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놀랍게도 둘은 그 식사자리를 시작으로 친구가 됐다.
책 ‘혐오 없는 삶’ 저자 바스티안 베르브너는 편견에 기초한 혐오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러한 접촉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혐오하는 집단에 속한 사람 중 하나를 삶의 반경 안으로 들이는 것이다. 베르브너의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것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책을 기술하기 때문이다.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 편집장이기도 한 그는 자신이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사람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게 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취재했다. 집시를 사회의 골칫거리로 여기던 독일의 한 부부가 윗집에 이사 온 세르비아 출신 가족과 이웃사촌이 돼 그들의 추방을 막고자 변호사까지 찾아간 사연 등이다.
미국의 법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혐오에 두 종류가 있다고 했다. 하나는 분비물과 노폐물 같은 것에 대한 동물적 거부 표현이다. 두 번째는 역겨운 물질을 특정 집단에 투사하는 문화 차원의 혐오다.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 대화는 사회문화적 편견이 만들어낸 적대감의 벽을 무너뜨렸다.
“공감은 우리가 이전에 멀리서 붙여두었던 라벨을 상대의 육체에서 떼어 내 버린다. 적(敵), 롬족(집시), 난민, 외노자놈(외국인노동자를 비하하는 표현), 이 모든 것이 단 하나 사람만 남을 때까지 그 의미를 잃는다.”
책의 한 구절이다. 저자는 라벨을 떼어내는 작업을 우연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까지 나아간다. 한국 사회에서도 혐오는 실재한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내 편과 네 편을 나누는 갈등 양상은 더 불거질 전망이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평소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과 약속을 잡아보자. 도저히 식사가 불편하다면 커피라도.
#혐오 #외노자 #난민 #페미니즘 #신동아
결핍의 힘
최준영 지음, 북바이북, 236쪽, 1만4000원
저자는 인문독서 공동체 ‘책고집’ 대표다. 전국 교도소와 노숙인 쉼터 등을 돌며 인문학을 강의해 ‘거리의 인문학자’로도 불린다. 이 책은 자기 자신과 타인의 결핍을 마주하고 그것을 원동력 삼아 인생 공부를 이어가는 한 학자가 세상에 건네는 이야기다. 저자는 삶이란 끝없이 자기 안의 결핍을 마주하는 과정이며, 어떻게 마주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2 WEEKS 비즈니스 영어 : 프레젠테이션
케빈경 지음, 다락원, 160쪽, 1만3000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저자가 비즈니스 영어를 가르치며 축적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하루 1시간씩, 2주 동안 책 순서대로 따라 하면 영어 프레젠테이션의 핵심을 습득하게 된다. 다락원 사이트(darakwon.co.kr)에서 제공하는 저자의 음성 강의 파일도 유용한 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