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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테크’ 바람 일으키는 노화방지클리닉의 세계

월 진료비 수백만원, 세포단위까지 체크, 혈관도 대청소

‘헬스테크’ 바람 일으키는 노화방지클리닉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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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방지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내분비계 전문가, 스포츠의학 전문가, 영양학 전문가, 통증 전문가 등이 한 팀이 되고 그에 맞는 시스템과 인력·장비가 갖춰져야만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병원은 처음부터 시스템과 장비를 갖추고 통증, 비만, 스포츠의학 전문의가 함께 진료하고 있다.”

클리닉 나인의 권도윤 원장은 최근 노화방지클리닉이 아무 준비 없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잠실에 있는 권용욱 노방클리닉은 상담 및 설문지 작성에 심혈을 기울인다. 환자의 1주일간 생활을 일기식으로 기록해 식사, 수면, 운동, 음주 등 전반적인 생활습관을 조사한다. 그리고 신체검사로 각종 수치를 얻고, 체지방, 호르몬 수치, 전신 반응 속도, 폐활량, 근력, 순발력 등을 테스트해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적정한 운동프로그램과 식이요법 처방을 하며, 혈액·호르몬 검사를 토대로 약물치료를 한다.

외국의 유명한 노화방지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클리닉들도 위의 두 가지 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클리닉의 시설이나 규모는 운영하는 의사가 비만, 피부미용, 운동치료 등에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관여할 것인가에 따라 다르다. 다만 외국의 노화방지프로그램을 도입한 병원에서는 환자에게서 채취한 혈액을 미국이나 유럽 현지로 보내 정밀혈액검사를 한다는 것이 다르다. 또 환자에게 투여하는 복합호르몬주사제나 항산화제 등 먹는 약도 모두 외국에서 들여온다.

제롬 크로노스 이무연 원장은 “검사를 위해 채취한 각종 샘플을 미국 크로노스 검사센터로 보내면 그곳에서 정밀하게 분석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우리와 미국의 의료진이 협의해 처방을 내리면, 미국 크로노스 제약회사가 고객 개개인에게 적합한 미세영양치료제, 호르몬제제 등을 맞춤조제해 보내준다”고 설명한다. 한국의 의사는 주로 환자를 상담한 뒤 필요한 시술을 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생활습관을 유지하도록 지도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외국의 노화방지프로그램과 제휴한 클리닉들의 경우 각 클리닉마다 차별적인 의료서비스를 강조한다. 서울의원 정 누시아 원장은 “종합호르몬요법의 특허를 가진 팜스프링스 장수의학연구소는 DHEA, 에스트로겐, 테스토스테론, 갑상선호르몬, 멜라토닌, 성장호르몬 등 8가지 호르몬을 사용한다. 이것은 특허가 나 있어 우리만이 차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라 클리닉 드 파리와 제휴한 신 클리닉의 경우 혈압, 혈당, 암표지자검사, 콜레스테롤 수치, 간 수치 등 일반적 건강진단 내용뿐 아니라 정밀한 호르몬 수치, DNA 손상 정도까지 약 950가지 항목을 분석할 수 있음을 큰 장점으로 내세운다. 이렇게 세포단위까지 건강성을 체크하면 앞으로 걸릴 수 있는 병까지 미리 알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검사비만 별도로 320만원이 들지만 신 클리닉측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며 “국내에선 이 검사법이 선보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시아에선 10년, 유럽에선 3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돈 안 쓰기로 유명한 중국인도 우리 병원 치료를 받는 걸 보면 그 효과를 알 수 있지 않느냐”고 얘기한다.

비싸지만 ‘몸이 무기’인 사람들이 이용

그렇다면 실제로 노화방지클리닉을 찾는 사람들은 어떤 이들일까. 먼저 연령대를 보면 30∼80대까지 아주 폭넓지만 50대 중반부터 60대 중반까지가 가장 많다. 남녀 성비는 병원마다 차이가 있다. 반반 정도인 곳도 있지만 7대3의 비율로 남자가 많은 곳이 대부분이다. 직업을 보면 최고경영자, 기업체 임원, 개인사업자, 자영업자 등 경제분야에 종사하는 남성들이 많다. 그 중엔 자주 신문기사에 오르내리는 이름난 기업가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변호사, 목사, 교수 등도 찾지만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이다.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오는 경우도 있지만 많지 않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정치인이나 연예인 중엔 깎아달라거나 홍보를 해줄 테니 그냥 해달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노화방지를 위한 약이나 검사비 등에 기본 원가가 많이 들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가 힘들다. 원장 부모가 와도 많아야 5%밖엔 할인해줄 수 없다. 그래선지 소위 몸이나 건강이 무기인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한 노화방지클리닉의 상담직원이 전하는 말이다.

여성의 경우도 교수, 고소득 전문직, 상인, 사업가 등이 많다고 한다. 의사의 경력에 따라 갱년기를 넘어선 주부들이 많이 찾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당장 체력이 뒷받침돼야 사회활동을 잘할 수 있는 여성들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여성들의 경우 먼저 알고 치료를 받아 본인이 효과를 보면 대부분 배우자를 데려오는데 남성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 심지어 노화방지클리닉에 다니는 사실을 배우자에게 숨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치료를 받고 나면 성기능이 좋아지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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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선혜 자유기고가 ejangd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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