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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신도인 검사와 국정원 직원이 정명석 총재 도왔다”

탈퇴 신도가 들고나온 JMS 내부 문건

“JMS 신도인 검사와 국정원 직원이 정명석 총재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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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폭행과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던 도중 해외로 출국해 7년째 머무르고 있는 JMS 교주 정명석 총재. 반(反)JMS 단체 ‘엑소더스’는 현직 검사와 국정원 직원이 정씨의 법적 문제와 도피를 간접적으로 돕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그 근거로 JMS 조직 내부 보고서라는 문서 및 정씨와 신도들이 주고받은 메일, 탈퇴 신도가 반JMS 단체에 전한 이야기 등을 제시했다. 문서에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 낱낱이 드러나 있는데….
“JMS 신도인 검사와 국정원 직원이 정명석 총재 도왔다”

탈퇴 신도 문모씨가 건넨 JMS 내부 문서(위). 정명석 총재가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랴오닝성 첸산 별장(아래).시사저널

최근 JMS(공식명칭은 ‘기독교복음선교회’)라는 이름이 또 한 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지난 4월 JMS 여신도 2명이 “중국에서 정명석 총재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피해자는 JMS 내 태권도부 소속 신도이던 김모씨와 장모씨. 이들은 인터뷰에서 “‘준비하라’는 명령을 듣고 3월28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봉변을 당했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들은 최근 탈퇴 신도들 위주로 운영되는 반JMS 홈페이지에 중국에서 겪은 일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다음은 그 가운데 일부다.

“그 XX가 잠들고 나서…본부급 여자들은 정명석 옆에서 야한 드레스를 입고 매달려 안마를 해댔고…이어 자고 있는 정명석의 입이 살짝 벌어진 사이로…혹여 잠이 깰까 하며…그 담당 여자들이 기구를 갖고 와서 이를 닦아줬고, 치실에다가…마사지를 담당하는 사람들까지 다 따로 있더라…지금 와서 생각해보건대…화도 잘 내고…쓸데없는 나부랭이 말들…참 유치하고…어이가 없다…모든 진실과 사실들 만행들을 알고 나니…이렇게 어이가 없는 것이겠다.”

그 스스로 “이런 얘기를 하면 누가 믿겠냐”고 썼듯, 이야기는 기사로 옮기기 힘든 내용으로 이어진다. 게시판에는 ‘포르노 영화다’ ‘어이없다’ ‘힘내라’ 등 다양한 댓글이 달렸다.

충격적인 일이지만, 이번 일로 ‘성과 아닌 성과’도 있었다. 2003년 홍콩에서 도주한 이후 오리무중이던 정명석씨의 소재가 파악된 것이다. 그는 중국 랴오닝성 안산 근처의 첸산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배자 신분이지만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첸산 기슭의 수영장 딸린 저택에 중국인 집사까지 두고 여신도들에게 둘러싸여 있더라는 것이다. 취재를 다녀온 한 주간지 기자는 ‘황제도피’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JMS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99년이다. 단체에서 탈퇴하려던 여신도를 납치, 폭행했다는 이른바 ‘황모 사건’이 보도된 것이 시작이었다. 뉴스 보도 후 JMS에 대한 각종 제보가 잇따랐고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정명석 총재의 성추문과 비리의혹을 전격 방영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영되자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여신도 성폭행, 탈퇴 신도 납치, 반대세력에 대한 테러 등 조폭영화에나 나올 법한 JMS의 행각이 속속 드러났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에 일명 ‘섹스교’로 불렸던 백백교의 망령을 보는 듯했다. 이후 여러 언론매체가 연이어 JMS를 보도하며 이슈메이커로 부상했다. 1999년 검찰조사가 시작된 직후 대만으로 출국한 정명석씨는 지금껏 해외에 머무르고 있다.

그런 그가 이제 해외에서도 놀라운 소식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7년이라는 긴 체류기간, 이어지는 신도 성폭행 추문, 화려한 생활…. 특히 수배 중에도 한국 JMS와 접촉하며 신도들을 불러들인 대목은 납득하기 어렵다. 반JMS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는 정명석을 조직적으로 비호하는 세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JMS 신도인 국가정보원 직원과 현직 검사가 직위를 이용해 정명석씨의 도피와 각종 법률문제에 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반JMS단체 회원인 김도형씨는 검사 L씨와 국정원 직원 Y씨를 공무집행 방해와 범인도피 방조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처음 사건이 배당된 곳은 L검사실의 옆 형사과였다. 그러자 김도형씨는 사건을 다른 곳에 배당해달라고 건의했고, 이 건의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권중영 검사실로 다시 배당됐다.

권 검사는 6월초 ‘신동아’와 한 전화통화에서 “밀린 사건이 많아 7월이 지나야 조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도형씨는 6월7일 저녁 갑작스레 “이틀 뒤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고, 그날 고발인 신분으로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 반JMS 단체측은 어쨌거나 조사시기가 앞당겨져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현직 검사와 국정원 직원이 공적 신분을 이용해 소속 교단의 교주를 위해 직권을 남용했다.’ 사실이라면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기관의 엘리트들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국정원도 관련직원에 대한 감찰에 들어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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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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