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호

맥스웰의 도깨비가 알려주는 열과 시간의 비밀 외

  • 담당·구미화 기자

    입력2006-07-21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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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스웰의 도깨비가 알려주는 열과 시간의 비밀 외
    맥스웰의 도깨비가 알려주는 열과 시간의 비밀 한스 폰 베이어 지음, 권영욱 옮김

    열역학 분야를 ‘인간적인’ 과학자들과 그들의 일화 중심으로 재미있게 풀어 쓴 책. 뜨거운 커피잔은 왜 시간이 지나면 식을까, 드릴로 금속을 깎을 때 왜 물이 끓을 정도의 열이 발생할까…. 지금은 상식이지만 19세기 초에는 불가사의로 인식되던 현상을 들어 ‘에너지는 보존된다(열역학 제1법칙)’, ‘열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한다(제2법칙)’는 이론이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맥스웰의 도깨비’란 과학자에게 영감과 좌절을 주는 존재. 스코틀랜드의 물리학자 제임스 클럭 맥스웰이 주창했는데 이 책에도 등장해 오늘날 열역학을 만든 학자들 주변을 맴돌며 학문 진화를 자극한다. 성균관대학교 출판부/280쪽/1만2000원

    김용택의 교단일기 김용택 지음

    천생 교사 김용택도 초등학교 교사 생활 30년을 넘어서니 그만두고 싶어졌다. 교사직은 지겨워졌는지 모르지만 방학 동안 보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은 어느 때보다 더했다. 괜히 학교에 나가 교실 뒤편에 걸린 아이들 그림을 보며 미소 짓다가 다시 아이들이 생각나 한 사람씩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어본 그. 개학 날 달려와 안기는 아이들을 보니 행복하기 그지없고, ‘선생 노릇 제대로 해야겠다’고 새삼 다짐한다. 그날(2004년 8월23일)부터 이듬해 5월21일까지 쓴 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묶여졌다. 전북 임실 덕치초등학교 아이들이 빚어내는 순수한 감동과, 교사 김용택의 끊임없는 자기반성이 정겹게 담겨 있다. 김영사/352쪽/9900원

    길 위의 삼국유사 글 고운기, 사진 양진



    연세대 국학연구원 고운기 연구교수는 1983년 ‘삼국유사(三國遺事)’ 원본 영인본을 산 첫날, 책 첫 장에 ‘余之學問 出於是書 而成於亦是書’(이 책에서 나와 이 책으로 또한 이룰 것이다)라고 썼다. ‘길 위의 삼국유사’는 그후 20여 년간 ‘삼국유사’ 한 우물만 파온 그의 ‘삼국유사’ 관련 네 번째 책이다. 이 책은 ‘삼국유사’와 일연의 자취를 찾아다닌 여정이 담긴 일종의 기행문.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교를 전하려 도착했다는 영광 법성포(法聖浦)부터 열네 살 소년 일연이 출가한 양양 진전사(陳田寺)까지 열다섯 곳을 4년간 순례했다. 사진을 찍은 양진은 1991년부터 그와 함께 ‘삼국유사’ 여행에 동행하고 있는 사진작가다. 각 장 끝에 ‘함께 가볼 만한 곳’을 덧붙여 여행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담았다. 미래M·B/334쪽/1만5000원

    슬픈 열도-영원한 이방인 사백 년의 기록 김충식 지음

    ‘신동아’에 ‘열도의 한국 혼’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됐던 재일(在日) 한국인의 삶을 조명한 글이 단행본으로 묶여 나왔다. 갑신정변을 일으켰다가 망명과 유배생활을 해야 했던 김옥균, 을사늑약 직후 의병을 일으켰다가 붙잡혀 쓰시마에서 죽은 최익현, 임진왜란 때 일본에 끌려가 정착했지만 조선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살고 있는 도공 심수관, 고대 한일 역사를 파헤친 김달수의 이야기 등 10편의 글이 실려 있다. 이 책에는 한국 핏줄임을 드러내지 않고,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처럼 살았던 인물들의 삶도 담겨 있다. 저자는 프로레슬러 역도산, 작가 김윤규(다치하라 세이슈), 일본의 외무대신을 두 번이나 지낸 박무덕(도고 시게노리)의 과거를 비교적 공정하게, 있는 그대로 살려내려고 애썼다.

    2002년부터 3년간 동아일보 도쿄지사장을 지낸 저자 김충식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일본을 드러내는 키워드로 ‘시마구니 곤조(島國根性)’, 즉 일본 특유의 배타성과 비논리적인 집단성을 꼽는다. 그러나 일본이 누구에게나 시마구니 곤조를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소니가 워크맨을 팔고, 도요타가 렉서스를 팔 때는 그 곤조를 내세우지 않는다. 고이즈미 총리가 조지 W 부시를 상대하면서 시마구니 곤조를 갖고 교섭하고 협상하지 않는다. 요컨대, 시마구니 곤조의 최전선은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다. 저자는 “한일 관계의 과거에 맺힌 은원(恩怨)을 뒤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보고자 일본 속 ‘한국 핏줄’들의 삶을 파헤쳤다”고 말한다. 효형출판/332쪽/9800원

    의무론 새무얼 스마일즈 지음, 박상은 옮김

    ‘인격론’ ‘자조론’ ‘검약론’에 이은 새무얼 스마일즈의 4대 복음 시리즈 완결편. 이 책은 전체 16장으로 구성돼 있다. 의무와 양심, 행동, 정직과 진실, 용기와 인내, 인내의 화신이 된 순교자 사보나롤라 이야기, 뱃사람들과 군인들의 의무감, 이름 없는 영웅들이 의무를 다한 이야기, 선교 영웅들의 본보기 등 전작과 같이 수많은 인물이 불굴의 의지와 용기로 자신에게 맡겨진 의무를 수행해 나간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자조론’은 새무얼 스마일즈가 나이 일흔을 바라볼 때에 처음 출간됐다. “사람이 죽으면 주위에서는 ‘그가 남긴 재산이 얼마나 된답니까?’라고 묻지만 천사들은 ‘당신은 어떤 좋은 일을 했습니까?’라고 묻는다” 같은 가슴을 울리는 아포리즘이 책 전체에 고루 퍼져 있다. 21세기북스/552쪽/1만5000원

    맥스웰의 도깨비가 알려주는 열과 시간의 비밀 외
    왜 여성사인가? 거다 러너 지음, 강정하 옮김

    여성사(史)라는 황무지를 개척한 미국 여성사학자 거다 러너의 연구논문과 연설문 등을 모은 책. 저자는 여성사가 역사 인식의 지평을 얼마나 넓힐 수 있는지, 그런 점에서 역사학에서 여성사를 폭넓게 다루는 것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자신의 삶과 연구 경험에 근거해 설득력 있게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유대인 여성이다. 그는 나치에 대한 증오를 벗어 던지고 화해를 모색하려는 시도로 전후 독일을 방문했지만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반(反)유대주의와 인종주의의 잔영에 맞닥뜨리고, 잘못된 역사 교육이 얼마나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깨닫는다. 중년의 나이에 역사 공부를 시작해 여성사, 특히 흑인 여성사 연구에 전념해온 그는 자신의 삶과 연구 활동을 씨실과 날실로 삼아 정교한 직물을 짜듯 펼쳐 보이며 독자에게 자신의 삶을 엮어보는 것이 곧 ‘역사하기’임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그리고 오랫동안 역사의 주변부로 밀려나 억압당한 집단들, 그 가운데서도 남성의 ‘선택적 기억’에 희생된 여성의 눈으로 역사를 보면, 기존의 역사학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일깨워 인류 전반을 포괄할 수 있는 역사학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젠더 문제, 가부장제, 권력 관계, 페미니스트 운동 내부에서 치열하게 진행되는 동질성과 차이 논쟁, 여성과 평화운동, 페미니즘 정치학 등 여성학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사안도 두루 포괄하고 있다. 푸른역사/444쪽/1만8000원

    Mr. 아이디어 조이 레이먼 지음, 안진환 옮김

    “두뇌는 경제의 가장 귀중한 자산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아이디어맨에게 투자할 준비를 하라. 기업 및 개인투자자들이 아이디어맨에게 직접 투자하는 인간주식거래소의 탄생에 대비하라.” 일찍이 미국에 아이디어 회사를 설립하고, 수백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저자는 바야흐로 아이디어가 돈이 되는 세상이 왔다고 단언한다. 그간 출간된 아이디어와 창의성에 관한 책들이 훌륭한 아이디어 활용 사례를 소개한 데 비해 이 책은 저자가 현실에 부딪혀 많은 히트작을 기록하며 깨달은 아이디어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아이디어의 현재와 미래 가치를 강조함으로써 독자가 애써 생각하도록 자극한다. 창의적 사고 과정과 아이디어를 판매하는 법도 일러준다. 교보문고/264쪽/1만2000원

    세계 명문 직업학교 동아일보 국제부 지음

    ‘동아일보’ 기자들이 10개국 24개 도시, 30개 학교를 직접 취재해서 쓴 화제의 기획기사 ‘세계의 명문 직업학교를 가다’를 한 권의 책으로 다시 만난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과 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이 ‘공부’로 세계 명문이 되었다면, 이 책에 실린 학교는 요리, 예술, 서비스와 레저, 그밖에 다양한 기술을 가르쳐 세계적 명성을 얻은 학교들이다. 학업 성적이 좀 떨어질 뿐 다른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에게 세계로 무대를 넓힐 기회를 제공한다. 미국 LA 시네마 메이크업학교, 네덜란드 로테르담 해운·물류학교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청소년에게 ‘대학생이 아니라 프로가 되라’고 부추긴다. 동아일보사/376쪽/1만2800원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홍은택 지음

    2005년 5월부터 8월까지 자전거를 타고 80일간 미국을 횡단한 이야기. ‘동아일보’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저자는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떠나 자전거 횡단을 시도했다. 저자가 동반자로 자전거를 택한 이유는 안장 위에서 보는 세상은 차 안에서 보는 세상과 다르기 때문. 미국의 동쪽 끝 버지니아 주 요크타운부터 서쪽 끝 오리건 주 플로렌스까지, 대서양과 태평양 사이를 에도는 6400km의 ‘트랜스 아메리카 트레일’은 서울-부산을 12번 왕복하는 거리다. 40kg의 짐을 싣고 여행을 시작한 저자는 도중에 두 번 짐을 줄이며, 여행이 불필요한 것을 걸러낼 뿐 아니라 필요한 것의 숫자도 줄인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겨레/404쪽/1만5000원

    아이콘과 코드-그림으로 읽는 동아시아 미학범주 임태승 지음

    회화작품은 그린 이의 성품과 그 시대를 반영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화가의 일대기나 그 시대상황을 안다고 해서 작품을 깊이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의(寫意)’를 중시하는 동아시아 회화는 특히 그렇다. 사의란 외형적 묘사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그리고자 하는 대상에 내재된 본질과 특성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 아니라 화가의 정신세계를 화폭에 담는 것이다. 산 물 사람 집 바위 나무 같은 소재는 고유한 의미와 메시지를 담은 ‘아이콘’이다. 이 책은 한국 중국 일본 삼국의 그림을 이 같은 아이콘과 그 속에 담긴 코드로 읽어 나감으로써 동아시아 회화의 깊은 맛을 감상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미술문화/232쪽/1만5000원

    맥스웰의 도깨비가 알려주는 열과 시간의 비밀 외
    아이언 트라이앵글 댄 브리어디 지음, 이종천 옮김

    2000년 한미은행을 인수했다가 2년 전 씨티그룹에 매각하면서 6200억원의 차익을 남긴 미국의 칼라일 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모(私募)펀드다. 그러나 칼라일은 단순한 사모펀드가 아니다. 칼라일은 ‘세계를 움직이는 새로운 권력’ ‘미국의 그림자 정부’라는 엄청난 별명을 지녔다.

    경제저널리스트로 수년간 칼라일 그룹의 실체를 파헤쳐온 저자는 칼라일이 정치권과 연을 맺는 데 역량을 집중, 전직 고위층들을 끌어들여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획득해온 수법을 낱낱이 드러내 보인다.

    칼라일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전방위적으로 퍼져 있는 ‘막강 인맥’이다. 프랭크 칼루치 전 국방장관,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 등 레이건과 아버지 부시 행정부 출신의 공화당원을 대거 영입해 ‘공화당의 망명정부’라는 비난을 받았으며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이 4년간 이사로 근무했고, 아버지 부시는 아직도 칼라일 고문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책 제목 ‘아이언 트라이앵글’은 ‘정치·전쟁·방위산업’으로 연결된 위험한 삼각 고리를 의미한다. 저자는 미국을 움직임으로써 결국 세계를 움직이는 이 위험한 ‘그림자 권력’의 중심에 칼라일 그룹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영화 ‘화씨 911’에서 제기된 가공할 커넥션, 즉 부시 가문과 빈 라덴 가문의 오랜 동업자 관계를 확신케 해주는 근거들을 제시한다. 황금부엉이/296쪽/1만5000원

    시대정신 재창간호 발행인 안병직

    보수 성향의 계간지 ‘시대정신’이 뉴라이트재단의 기관지로 재창간됐다.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가 발행인을 맡았다. 재창간호는 “한국근현대사’ 새 교과서, 이렇게 만들자’는 특집을 마련해 대한민국 설립과 발달을 소략하고,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 통일운동 등 각종 운동사 서술에 치중해온 현행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의 개혁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역사학·정치학계의 원로 교수와 현직 교감이 같은 주제로 대담을 나눴고, 서울대 이영훈·전상인 교수, 전남대 김재호 교수, 연세대 김세중 교수가 한국 근현대사의 시기별 교과서 기술방향과 내용을 제시한 논문을 실었다. 성신여대 김영호 교수와 안병직 교수는 편향된 교과서의 사상적 배경을 분석했다. 뉴라이트재단/447쪽/1만2000원

    한국인의 자서전 김열규 지음

    한국인의 질박한 삶과 정신세계를 찾기 위해 문학과 철학, 미학을 두루 섭렵하고 전국 곳곳에 분산되어 있는 문헌들을 조사하고 지역 사람들을 만나 잊혀가는 우리 신화와 전설을 채록해온 노(老)학자는 ‘아기빌이’ ‘바리데기’ ‘번데기 무덤’ 등의 신화와 상징에서 어머니, 탄생, 자라고 크고, 사랑, 결혼, 세상살이, 죽음이라는 7개 목차로 이어지는 한국인의 삶의 궤적을 길어 올린다. ‘탄생’의 기쁨을 이야기하기 앞서 ‘아기빌이’ 신화에 깃들인 우리네 어머니의 자식을 향한 열망과 사랑을 보여주고, ‘오리 입부리’와 ‘번데기 무덤’을 통해 순환론적 삶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내면세계를 이야기한다. 웅진지식하우스/280쪽/1만2000원

    문명들의 대화 뚜웨이밍 지음, 김태성 옮김

    뚜웨이밍 교수는 서구학계에서 동아시아 문명과 사상 연구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석학이다. 이 책은 ‘문명의 대화’라는 주제로 그의 최근 강연과 인터뷰, 논문을 모아놓은 것이다. 뚜웨이밍 교수는 동아시아 문명의 비전은 세계 다른 문명들과의 대화 속에서 탐구되어야 한다고 여긴다. 그는 이 책에서 중국과 미국, 유학의 인문주의와 서양의 계몽주의를 대화 상대로 본다. 그리고 유학의 현재 상황과 전망을 설명하면서 유가정신이란 자원으로 문명의 대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자 한다. 그가 강조하는 문명간 대화의 제1원칙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강요하지 마라(己所不欲勿施於人)’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휴머니스트/392쪽/2만원

    소년의 性 보이툰 최황·홍승우 지음

    2003년 출간돼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루나레나의 비밀편지’에 이어 동아일보사가 내놓은 두 번째 ‘신토불이’ 어린이 성교육서.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장을 지낸 서울대병원 소아비뇨기과 최황 박사가 의학적 자문을 하고, ‘비빔툰’의 만화작가 홍승우씨가 그림과 스토리를 구성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사춘기 전후의 남학생을 위한 성교육 만화책이다. 몽정의 원리, 몽정 후 뒤처리 방법, 유정과 몽정의 차이를 일러주고, 성관계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임신은 어떻게 하는지, 아기는 어떻게 어디로 태어나는지 소년들이 진짜 알고 싶어하는 성(性)을 의학적 상식과 곁들여 깊이 있게 이야기한다. 여자가 생리를 하는 이유, 여드름이 나는 이유 등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동아일보사/224쪽/1만2000원

    맥스웰의 도깨비가 알려주는 열과 시간의 비밀 외
    사랑의 문화사 스티븐 컨 지음, 임재서 옮김

    빅토리아 시대와 현대를 넘나들며 문학작품에서 ‘사랑’이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 살펴본다. 문학작품 출간 연도로 보면 1847년(‘제인 에어’)부터 1934년(‘채털리 부인의 연인’)까지이며, 1900년을 기준으로 그 전을 ‘빅토리아 시대’, 이후를 ‘현대’로 나누었다. 저자인 스티븐 컨 오하이오 주립대 교수는 그 사이에 출간된 영미 문학작품들에서 기다림, 만남, 조우, 육화, 욕망, 언어, 폭로, 입맞춤, 젠더, 권력, 타인, 질투, 자아성, 청혼, 결혼식, 섹스, 결혼생활, 종말 등 18개 주제를 끄집어낸다. 피카소, 샤갈, 쉴레, 뭉크, 발라동 등의 미술 작품 57점에 대한 해석도 사랑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동원됐다.

    하이데거의 철학을 논지의 길잡이로 삼은 저자는 “빅토리아 시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면서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됐고, 이에 따라 ‘비본래적’ 사랑에서 ‘본래적’ 사랑으로 변화가 이뤄졌다”고 말한다. 남녀의 성 역할이나 타인의 가치관에 맞추는 사랑에서, 사랑의 의미를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당당한 사랑으로의 변화를 뜻하는 것이다. 두 시대의 차이를 소설들에서 확인하는 점이 흥미롭다. 피츠제럴드의 ‘천국의 이편’(1920)에서 연인들은 만난 지 5분 만에 키스하지만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는 4년이나 기다린 끝에 캐서린과 키스한다. 사랑을 경험한 나이 차도 크다. 빅토리아 시대 작품 속 주인공의 평균 나이는 남 29.4세, 여 19.7세인 반면, 20세기 소설에서는 남 32.2세, 여 28.6세다. 말글빛냄/768쪽/3만원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 루트비히 포이어바흐 지음, 강대석 옮김

    ‘기독교의 본질’이 포이어바흐의 초기 주저라면, 후기 주저는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다. 인간 고유의 사유 대상은 어디까지나 인간이라고 보고, 신은 인간의 내적 본성의 외적 투사일 뿐이라고 주장해 종교의 근간을 뒤흔들어 종교비판가로서 명성을 얻은 그의 본래 목표는 종교비판을 통해 유물론 철학을 재확인하는 것이었다. 이 책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는 종교비판뿐 아니라 유물론 철학의 중요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관념론에 비해 유물론이 경시되는 현실에서 유물론 철학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종교라는 실천적 영역에서 유물론과 관념론의 관계를 해명해주기 때문에 난해한 철학적 지식 없이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길사/516쪽/2만5000원

    마지막 파라오 클레오파트라 마르탱 콜라 지음, 임헌 옮김

    클레오파트라의 실체를 파헤치고, 그에 관한 신화를 조망한 책. 파리8대학에서 역사와 지리를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클레오파트라가 그리스어는 물론 라틴어와 이집트 토착 언어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한 그리스인으로 이집트 전역을 통치한 최후의 파라오였다고 주장한다. 다만 헬레니즘 문명이 그 운을 다하고 주도권이 로마로 넘어가고 있을 때라 자신의 왕권과 이집트의 독립을 강화하기 위해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를 매혹시켰는데 옥타비아누스가 정적 안토니우스를 파괴하기 위해 클레오파트라를 평가절하하는 선전 전략을 폄으로써 음탕하고 퇴폐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졌다는 것. 클레오파트라의 시대별 이미지도 추적해본다. 해냄/552쪽/2만5000원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글, 외젠 들라크루아·막스 베크만 그림, 이인웅 옮김

    알려졌다시피 ‘파우스트’는 괴테 필생의 대작으로 지식과 학문에 절망한 노학자 파우스트 박사의 미망(迷妄)과 구원의 장구한 노정을 그리고 있다. 고전 중의 고전인 이 책이 새삼 눈길을 끄는 것은 낭만주의 화가 들라크루아와 20세기 독일 현대 화가 베크만의 삽화 때문이다. 1824∼27년 ‘파우스트-비극 제1부’의 석판화 연작을 구상, 제작한 들라크루아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를 주인공으로 승격시키는 파격을 시도했다. 설명적 요소는 최대한 줄이고 비극이 전하는 인간의 심리적 심연을 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괴테의 원전에 충실한 베크만의 삽화에는 자화상이 눈에 띄게 많다. 문학동네/424쪽/1만3000원

    세종의 수성(守成) 리더십 박현모 지음

    조선시대 임금의 준거가 되는 세종의 리더십을 살펴본 책. 저자는 세종의 리더십을 ‘수성(守成)의 리더십’으로 정의한다. 혁명과 건국이라는 어수선한 시기를 지나 사회의 운영 메커니즘이 안정되는 시기, 그것을 지키고 이루어내지 못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 되는 수성기(守成期)에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것. 세종은 특히 자기통제력이 뛰어났으며,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이 뛰어났다고 평가한다. 또한 정책을 결정할 때 신하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은 물론 일반 백성의 여론까지 수렴하는 숙의(熟議) 정치를 폈으며 명나라에 사대외교를 하면서도 ‘4군6진 개척’ 같은 핵심적 국가이익은 확보하는 실용주의를 추구했다고 분석한다. 삼성경제연구소/176쪽/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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