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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평화포럼 이사장 김진현

“‘권력=돈’? 한국 기업인 중 진정한 시장주의자 드물다”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김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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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0년 로널드 레이건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그의 지지자들은 애덤 스미스의 초상이 그려진 넥타이를 매고 다녔다. ‘레이거노믹스’가 애덤 스미스의 생각에 기초할 것임을 예고하는 징표였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은 자유주의 시장경제 원리의 상징인 애덤 스미스 넥타이를 즐겨 맨다. 관치경제의 뿌리가 깊던 1980년대부터 민간기업주의를 소개하고 주창해온 그를 만났다.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김진현

金鎭炫<br>●1936년 경기 안성 출생<br>●서울대 사회학과 졸업<br>●동아일보 경제부장·편집국 부국장·논설주간<br>●과학기술처 장관, 서울시립대 총장, 문화일보 회장<br>●現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한국무역협회 수석객원연구원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만난 김진현(金鎭炫·72)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은 애덤 스미스 초상이 그려진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미국의 저명한 자유주의 철학자 마이클 노박에게서 선물 받았다고 한다. 대한민국에 소개된 노박의 저서 대부분을 김 이사장이 번역했다.

김 이사장을 한국 자유주의 정책의 주역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1980년대, 이념적 자유주의자가 드물던 시절 그는 김재익(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이한빈(전 부총리)과 더불어 자유주의자의 길로 들어섰다. 좌파세력이 집권한 지난 10여 년간은 우리의 성공한 역사가 폄훼되는 것에 분노하며 우파 시민단체들을 만들고 도왔다. 그러나 그는 우파에도 날이 선 비판을 잘하기로 유명하다. 우파가 단순히 권력과 돈을 탐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지킬 가치가 자유주의임을 분명히 하고, 도덕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정호 김진현 이사장께선 루트비히 폰 미제스와 마이클 노박, 조지프 슘페터 같은 자유주의 지식인의 저작물을 한국에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등 자유주의 사상을 전파하기 위한 노력을 해오셨습니다. 어떻게 자유주의자가 되신 겁니까.

김진현 자유를 열망한 우리 세대는 자유주의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총체적 반(反)자유 생활환경에서 자유가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를 체험하며 자랐지요. 일제 때 이름과 말을 빼앗기고 아침마다 일본 천황에게 절을 해야 했고 어린이노동수용소와 다름없던 초등학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북한이 6·25전쟁으로 남한을 점령했을 때에는 김일성 찬양과 공산당 선전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생활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의 삶이 이런 것은 아닐 텐데…’ 싶었어요. 그렇게 쭉 이어진 집단적 억압을 체험했기 때문인지 자유에 대한 본능적 욕구가 매우 강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접한 서적이며 영화가 모두 서양의 것이었습니다. 이들이 품고 있는 내용이 온통 자유, 민주주의, 개방, 개성에 관한 것이었기에 제 맘속에 있던 자유주의 성향은 더 짙어졌지요.

자유주의자일 수밖에 없는 세대



김정호 마음속 깊이 자유에 대한 갈망을 품었더라도 이론적으로는 집단주의며 전체주의적 사고에 물들어 있던 세대 아닙니까. 일제 강점기의 상하이 임시정부만 해도 대체로 우파 인사들이 모였음에도 임시정부 강령은 주요 생산수단의 국유화, 토지의 국유화 같은 전체주의적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성장한 분이 미제스나 노박처럼 사유재산과 민간기업주의를 적극 옹호하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김진현 제가 자유주의를 학문으로 연마한 것은 1972년 니만 펠로십(언론인 해외연수 프로그램)으로 하버드대에서 공부하면서부터입니다. 거셴크론(A. Gerschenkron), 파슨스(T. Parsons), 도이처(K. Deutcher), 쿠즈네츠(S. Kuznet), 퍼킨스(D. Perkins) 등과 접촉하면서 시민사회, 정치민주화, 시장과 근대 경제성장, 사회적 다원성을 관철하는 자유주의 이념과 체제를 정립했습니다.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그들의 사고가 그렇게 자유주의적인 건 아니지만, 당시 한국의 지적 전통에서 자란 제가 자유주의에 눈을 뜨는 데는 충분한 계기가 됐지요. 그 후 한국경제연구원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자유주의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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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자유기업원장 hunghoki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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