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권판매수익으로 조성되는 복권기금은 다문화 가정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된다.
이 사업의 도움으로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김학영(46)씨는 “우리 가족에게 새 삶이 열린 것 같다”고 말한다. 김씨는 1년 전만 해도 습기 많고 어두컴컴한 반지하 쪽방에서 온 가족이 살았다. 아이들은 기관지가 안 좋았고, 늘 이런저런 잔병을 달고 살았다.
그러던 중 영등포쪽방상담소와 LH공사의 도움으로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를 내고 올해 초 이곳으로 이사했다. “이사 온 후 아이들이 몸도 건강해지고 마음도 밝아졌다”고 말하는 김씨는 “햇볕이 잘 드는 거실에 둘러앉아 밥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밝게 웃었다.
주거 안정 사업은 단순히 집만 주는 게 아니다. 수혜자들은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마련된 삶의 기반을 바탕으로 하루빨리 빈곤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한다. 김씨도 “내가 얼른 돈을 모아 나가야 다른 어려운 사람이 이곳에 들어와 살 수 있다”며 삶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국에너지재단도 복권기금 지원을 받아 연탄 한 장으로 겨울밤을 나야 했던 저소득층 가구에 대해 단열, 창호, 바닥 공사를 해주거나 전기매트, 가스레인지 등 에너지 고효율 기기를 제공하는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으로 해마다 15만 가구가 새롭게 따뜻한 겨울을 보내게 됐다.
다문화 가정과 한부모 가족 지원에도 복권기금은 함께한다.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00~130%인 한부모 가정에 자녀 학비와 양육비를 지원한다. 올해부터 양육비 지원대상이 만 10세에서 12세로 향상되었는데, 총 10만여 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베트남 주부 던티누엣씨는 우리말이 서툴러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학교에서 가지고 온 알림장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이가 아프면 병원에 데리고 가 진료받는 것도 곤혹스러운 일 중 하나다.
던티누엣씨 같은 결혼이민자가 한국 사회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복권기금은 여성가족부 등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한국어교육·가족교육 등 종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생활여건에 따라 다문화 언어지도사나 방문교육 전문지도사를 가정으로 파견해 기본적인 의사소통과 사회생활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결혼이민자와 그 자녀, 배우자 등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다문화 가정이 사회에 좀 더 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폭력피해 이주여성 지원사업과 보호 및 예방사업에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신규 사업으로 벌이는 다문화 가정 자녀 언어발달 지원사업은 다문화 가정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사업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체계적·전문적인 언어발달 프로그램을 통해 편견 어린 시선이나 사회적 차별이 대물림되는 것을 막아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소자 자활도 지원
‘저소득층 야간보호아동 지원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하는 ‘행복공감 별빛교실’을 지원해 보호자가 밤늦게까지 일하느라 야간에 보호해줄 사람이 없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안정된 보호와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전국 467개 지역아동센터와 지역사회복지관에서 방과 후부터 밤 10시까지 야간보호 교사들이 아동들을 돌봐주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홍보실 김효진 대리는 “행복공감 별빛교실이 아동들의 안전한 야간보호, 보호자의 근로생활 보장 등 저소득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