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탤런트 김성환. 그의 별명은 ‘거시기’다. 한자로는 ‘金巨植’.
그러더니 그 아자씨는 또 방안에 아직도 자고 있는 두 아덜에게 때까오처럼 소락때기를 질러댔습니다.
“야, 거시기 너도 일어나라 이잉? 너그 성허고 너는 항께 거시기 히야 된게. 너도 허청에 가서 거시기 갖고 나서라! 빨리 이잉~”
“아이고 쬐께 더 잤으먼 쓰것고만~. 먼 하나씨가 시복부터 그 일을 당혀 갖고 이렇게 난리를 쳐부리는가 몰르겄네.”
둘째아덜 씨부렁거리는 소리였습니다. 마당에서는 먼가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나고, 쨍그렁허니 삽 부딪치는 소리 같은 것도 들렸습니다. 그 아자씨허고 큰아덜이 무신 연장 같은 것을 챙기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아자씨 입은 쉬지 않았습니다.
“아이고 거시가!! 너는 성덜이 다 일어나 부새떨고 있는디 잠이 편히 오냐 이잉? 아이고 나가 전생으 무신 잠충이 고기를 아구아구 삶아 먹었는지, 새끼덜이 하나같이 잠만 퍼잔단 말이시. 이런 호랭이가 열두 번 차갈 넘덜. 그리 갖고 낭중에 밥술이나 제대로 쳐 먹고 살랑가 몰라. 거시기 넌 말이여, 너는 두 성들이 거시기허게 머시기 갖고 따라 오니라 이잉.”
“아이고 아부지 알았서라. 그렇찬혀도 일어날라고 혔는디…. 어차피 더 잠자기는 글러버렸응게로. 긍게 아부지, 저그 머시냐, 나넌 저시기만 갖고 가먼 되겄고만요 이잉. 참말로 그 하나씨도 지지리도 복도 없구만이라. 어디 사는 하나씬지는 잘 모르지만, 먼 시복부터 그렇게 길을 바삐 가시다가….”
쬐께 있다가 그 아자씨와 거시기 삼형제가 깐치다리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섰지라우. 가마니 봉게 첫째 둘째 거시기 아덜은 삽과 들것을 들었고, 아자씨는 짚 한 다발 허고 잿간에서 재를 퍼 담은 다라이옴박지를 허리에 끼고 있었습니다. 막내 거시기 아덜은 거적때기를 둘둘 말아 들었고요.
기가 맥혔습니다. 아니 아자씨가 헌말은 ‘거시기는 거시기허고, 저시기는 머시기 허고…’ 하여튼 모다 거시기 저시기 말만 혔는디, 그 거시기 아덜 삼형제는 어치케 알아듣고 다덜 척척 거시기허고 나섰능게라. 구신이 곡헐 노릇이지라.
긍게 상황을 조근조근 빽다구만 추려보먼, 쯧쯧 어떤 할아버지가 다리 밑 길에서 차에 치여 그만 돌아가셨는가 본디, 그걸 아자씨가 새복 논 물꼬 보러 갔다 오다가 본 것이지라. 그려서 그 시신을 차마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응게, 들것 허고, 먼가 덮을 꺼적때기 허고, 핏자국 지울 재 같언 것이 필요혔겄지라. 글고 그 썩을 넘의 차가 길바닥을 뭉개놨을 거신 게 그걸 다시 평평허게 해놓을라먼 삽이나 머 그런 연장도 필요허겄지라.
황지우의 ‘거시기’

시인 황지우(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이 바닥에선 머니머니 혀도 황지우 시인의 ‘거시기’가 으뜸입니다. 이 사설, 아니 넋두리는 절대로 자기 편헌 대로 꺾거나 붙여서 읽어부리먼 배려버립니다. 영 가락이 안 살아나고, 맛이 안 나부린당게요. 황 시인이 처음 쓴 그대로 행갈이 험시롱 따복따복 을퍼야 꼬숩고 들척지근허고 맛나지라. 근디 도대체 이 썩을 넘의 거시기가 머다요~ 이잉?
“아이고, 이것이 무엇이냐! 아이고, 이것이 무엇이여! 분명 무신 장은 장인디~. 허 참 알다가도 모르겄네. 초화장? 된장? 천장? 마루장? 고추장? 기왓장? 면장? 사장? 회장? 장화초? 도대체 이거시 무엇이냐!! ”
놀부란 놈, 흥부네 집에서 모개나무로 만든 화초장을 눈 부라려 억지로 하나 짊어지고 오다가, 그만 그 이름을 홀라당 까먹어버렸것다! 그려서 혼자 미친 넘처럼 중얼중얼 지랄 생난리를 치는 모습입니다. 키키키~푸하하하~. 황 시인도 놀부만큼이나 ‘거시기’가 무엇인지 폭폭허고 화완장 혔던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