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항상 시(時)테크 떠들고 다니면서 여유시간 창조는 언제 할거야? 어쨌든 오랜만에 나왔으니 시사특강이나 한번 해봐라.”
나는 이 친구들에게 나름대로 오바마 정권이 탄생하게 된 정치사회적 배경을 설명했다. 흑인이며 젊은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21세기 들어 가장 큰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고 2009년부터는 ‘오바마 이펙트’가 지구촌을 강타할 것이라고 의도적으로 강조했다.
“우리보다 딱 10년 젊은 사람이 미국 대통령이 됐으니까 우리는 정신 바짝 차려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 떠내려갈지도 모른다고. 앞으로 골프도 동기생끼리 치지 말고 한 10년쯤 젊은 후배들 불러서 함께 치자고! ”
“그러고 보니까 오세훈 서울시장도 우리보다 10년 젊잖아. 어느새 젊은 리더십이 우리 사회에도 들어와 있었구먼.”
“지난 정권도 젊은 386들이 다 끌고 다녔잖아.”
“야, 그 386은 더 이상 얘기하지 말자. 스트레스 받는다.”
이날 재미있는 것은 맥주를 한잔씩 마신 김에 젊은 리더십 이야기를 하다가 오바마 당선인과 오세훈 시장의 닮은 점 10가지를 찾아냈다는 점이다.
첫째, 나이가 같다(1961년생). 둘째, 둘 다 변호사다. 셋째, 좋은 정규교육을 받았다(하버드 법대, 고대 법대). 넷째, 드림 패밀리(Dream Family)를 가지고 있다. 다섯째, 여자들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여섯째, 얼짱에 몸짱이다. 일곱째, 스피치의 달인들이다(오바마는 웅변가, 오 시장은 방송인 경험). 여덟째, 소프트 파워형 리더십을 발휘한다. 아홉째, 포용력이 있다. 열째, 둘 다 ‘오(Oh)’씨다.
“그런데 오세훈 시장이 골프는 하나?”
“골프한다는 이야기는 못들어 봤는데.”
“난지도 골프장 없애고 시민공원 만드는 거 보니까 골프를 싫어하는지도 모르지.”
“골프를 싫어한다기보다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할 친환경 공간을 만들겠다는 거겠지.”
“오바마는 한 90타쯤 친다고 신문에 났던데 오세훈 시장은 골프 얼만큼 치는지 당신이 알아봐. 그래야 열한째 공통점이 나올 거 아냐! ”
“자 어쨌든 오늘의 포인트는 더 젊게 살자는 거야, 다 함께 건배! ”
힘 빼는 방법
세상은 하드파워의 시대에서 소프트파워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21세기 들어 와서는 뭐든지 부드러운 게 좋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힘 빼고 부드러운 스윙을 하라.”
골프장에 나가면 늘 듣는 소리인데 사실 실천이 어렵다. 고수들은 부드럽게 스윙을 하는데도 장타가 나는 반면 하수들은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는가 하면 어금니를 꽉 깨물어서 얼굴 근육이 뭉치는데도 거리도 짧고 사고도 많이 낸다. 어깨나 팔의 긴장을 풀고 그립을 잡을 때는 달걀을 쥐듯이 가볍게 잡아야 임팩트 때 파워를 실을 수 있는데 이걸 자꾸 까먹는 것이다.
최근 함께 라운드한 한 동반자는 골프채를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지휘봉 잡듯이 부드럽게 휘둘렀다. 마치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TV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나오는 ‘강마에’ 같았다.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전체적으로 부드럽다가 필요한 곳에서만 힘이 들어가는 아름다운 스윙이었다. 원 포인트 레슨을 부탁했더니 특이한 이야기가 나왔다. 드라이버를 풀스윙해서 150m 지점에 떨어뜨리는 연습을 꾸준히 하라는 것이다.
이게 또 쉬운 일이 아니었다. 드라이버로 250m 이상 내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원피스로 풀스윙을 해서 150m에 딱 떨어뜨리려니 골프채를 마치 새털 잡듯이 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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