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세계 유일의 ‘스텝 골퍼’다. 드라이버샷을 할 때 스텝을 밟듯 발을 움직인다. 백스윙 때는 오른발이 살짝 오른쪽으로, 다운스윙 때는 왼발이 살짝 왼쪽으로 이동한다. 작은 체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그만의 비법이다. 발을 고정하고 스윙할 때보다 15m쯤 더 나간다.
김혜윤은 2007년 프로 입문과 함께 여러모로 화제를 모았다. 독특한 스윙 폼도 그랬거니와 데뷔하자마자 우승을 차지하더니 다음 해엔 ‘왕중왕전’ 챔피언까지 거머쥐었다. 신인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승부욕과 집념이 강했다. 그래서 팬들은 그를 ‘대장’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에게도 위기는 찾아왔다. 지난해 상금 랭킹이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데뷔 이래 처음이었다. 시즌 내내 힘들었다. 고민 끝에 지난겨울 친구와 단둘이 난생처음 해외여행을 떠났다.
“첫 해외여행이라 어려움도 있었지만 정말 마음이 평온했어요. 골프 생각이 전혀 안 나더라고요. 마음속 묵은 찌꺼기를 걷어내고 올 시즌을 더 열심히 뛸 수 있는 원동력이 됐어요.”
4월 제주에서 열린 KLPGA 2015년 시즌 첫 경기, 김혜윤은 그렇게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