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호

금융 재테크

더 다양한 상품을 더 파격적인 서비스로

‘인터넷전문은행 시대’ 맞선 시중은행의 반격

  • 김건희 객원기자|kkh4792@donga.com

    입력2017-09-24 09: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출범으로 모바일 금융 시대가 열렸다. 이에 대응해 시중은행도 앞다퉈 모바일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보다 더 짭짤한 시중은행 모바일 상품·서비스를 모았다.
    KEB하나은행은 국내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출범(4월 3일)하기 나흘 전인 3월 30일 모바일브랜치를 출시했다. 모바일 가상영업점을 표방하는 만큼 고객이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고객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나 회원 가입 절차 없이 스마트폰으로 모바일브랜치 홈페이지(m.kebhana.com)에 접속하면 된다. 영업점 직원을 통해 전송받은 URL(Uniform Resource Locator)이나 상품 리플릿에 기재돼 있는 QR코드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접속할 수 있다.

    거래를 원하는 영업점을 선택한 후 계좌 개설부터 신용대출, 신용카드 신청까지 주요 은행 업무를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다. 환전·금리우대 쿠폰 제공 등 다양한 금융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을 설치해야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나 다른 시중은행과는 차별화된 방식이다.



    거래 고객 아니어도 이용 가능

    신용대출 심사는 고객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증빙서류를 촬영해 제출하면 영업직원이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빠르면 1시간 안에도 대출이 이뤄진다. 모바일뱅킹으로 비(非)대면 실명 확인이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서류를 팩스로 송부하는 번거로움을 덜었다는 게 KEB하나은행 측의 설명이다.



    한층 개선된 고객 접근성도 눈에 띈다. 모바일브랜치는 KEB하나은행 거래 고객이 아니어도 사용할 수 있고, 공인인증서 등 보안 매체 없이 이용 가능하다.

    KEB하나은행은 이 서비스가 ‘간편 대출신청’을 무기로 내세우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대항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EB하나은행 통계에 따르면 9월 5일 기준 대출 취급액이 총 1조6678억 원, 대출 취급건수가 5만769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발급 건수는 4만9276건에 달했다. 케이뱅크 출범에 앞서 모바일브랜치를 선제적으로 출시함으로써 시중은행이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만드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 KEB하나은행의 설명이다.

    모바일브랜치뿐 아니라 스마트폰뱅킹 앱인 원큐뱅크(1Q bank), 생활금융 플랫폼인 하나멤버스 앱에서도 비대면으로 5분 안에 계좌 개설을 비롯해 스마트폰뱅킹, 폰뱅킹에 가입할 수 있다. 9월 4일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 합작사인 핀크(Finnq)가 출시한 AI(인공지능) 기반 생활금융 플랫폼인 핀크는 조회, 이체, 공과금납부, 해외송금, 대출 등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이뤄지는 금융 서비스뿐만 아니라 소비 습관, 지출 규모 알림 등 금융생활 관리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원하는 번호로 계좌 개설

    모바일 금융 역량을 강화하는 일에 IBK기업은행도 적극 나서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지난 7월 출시한 ‘디지털 특화 서비스 3종’ 상품에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외화송금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공인인증서나 보안 매체 없이 전화 한 통만으로 이용 가능하다. 그동안 스마트폰 조작이 익숙하지 않은 장년층과 외국인 고객들은 모바일 외화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을 겪은 것이 사실. 이제는 고객이 오프라인 영업점을 방문해 한 번만 송금 정보를 등록하면 이후에는 ARS를 통해 쉽게 외화송금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ARS 외화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에게 지원되는 언어는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총 4가지다.

    3종 세트 중 하나인 ‘휙 서비스’는 모바일뱅킹 앱인 아이원뱅크(i-ONE뱅크)에서 공인인증서나 일회용 비밀번호생성기(OTP), 보안카드 없이도 6자리 비밀번호만으로 자금 이체와 현금자동입출금(ATM)을 할 수 있다. 아이원뱅크에서 IBK기업은행에 등록돼 있는 휴대전화 번호로 본인인증을 받은 후 6자리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가입 가능하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뱅크 출범(7월 29일) 다음 날부터 1일 최대 송금 한도를 기존 15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8월 5일 기준으로 카카오뱅크 송금 한도는 계좌로 입금하면 1일 최대 200만 원, 카카오톡 연락처로 입금하면 1일 최대 100만 원이다. 케이뱅크는 1일 50만 원, 1회 30만 원까지만 송금된다.

    이 서비스의 또 다른 특징은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간편하게 돈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수취인은 IBK기업은행의 서비스에 별도로 가입하지 않고도 송금인이 보낸 송금 정보 메시지에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돈을 받을 수 있다. 계좌 수취가 가능한 금융사는 IBK기업은행을 포함한 전국 은행 및 증권사다.

    ‘IBK 휙 계좌 개설 앱’은 계좌번호를 잘 외우지 못하는 고객을 위해 마련됐다. IBK기업은행에 따르면 실제 이 앱으로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은 자신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전화번호나 생년월일·기념일을 조합해 10자리 혹은 11자리 계좌번호를 만든다고 한다. 그러나 이 계좌번호는 고객이 잘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는 가상계좌일 뿐 금융거래는 실제 계좌를 통해서 이뤄진다. 고객이 원하는 번호로 만든 가상계좌에 실제 계좌를 연동하는 것이다.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24시간 365일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이 앱을 이용하면 IBK기업은행과 거래하지 않던 신규고객도 계좌 개설은 물론 스마트뱅킹, 체크카드 가입까지 가능하다.



    간편 송금부터 부동산까지

    KB국민은행은 7월 26일 생활금융 플랫폼인 ‘리브(Liiv)’를 전면 개편했다. 영어단어 ‘live(생활하다)’에서 음을 따온 리브는 라이프스타일(Life-styling), 융합(Integrated), 재미(Interesting), 가치(Valuable)의 의미를 담고 있다.

    새롭게 마련된 서비스는 두 가지. KB국민은행과 금융결제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계좌 기반 온·오프라인 결제 서비스인 ‘리브뱅크페이’와 QR코드 및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 ‘간편송금 서비스’다. 외국인의 접근성도 개선했다. 다국어 서비스(영어·중국어·캄보디아어)를 마련하고, 공인인증서 없이도 간편하게 송금, 환전 등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KB국민은행은 “리브가 생활금융 플랫폼을 표방하는 만큼 편리한 생활금융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금융, 결제, 교통, 선물 등 다양한 기능을 하나로 모아 고객의 일상생활과 함께하는 ‘모바일 지갑’으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주특기인 ‘부동산’을 리브에 접목했다. 지난 8월 부동산 플랫폼인 KB부동산을 ‘KB부동산 리브 온(ON)’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삶의 공간(Liiv)으로서 부동산 정보를 언제든지(ON)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뜻이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차원이 다른 부동산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KB부동산 리브 온은 신혼부부를 위한 전용 서비스로, 매물 검색부터 금융까지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주거 문제로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 세대에게 내 집 마련의 희망을 주고, 부동산과 금융에 생소한 예비 신혼부부도 쉽고 편리하게 비대면으로 신혼집을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KB부동산 시세를 활용해 고객의 보유 예산과 원하는 조건에 맞는 매물을 제시한다. 특정 지역 매물을 찾는 경우 한 번에 3건까지 검색할 수 있다. 부족자금설계 서비스를 이용하면 대출가능금액, 대출금리, 매달 상환해야 하는 금액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연말까지 해외송금 수수료 무료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킹 채널의 해외송금 메뉴 개편으로 인터넷전문은행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 8월부터 올 연말까지 진행하는 ‘트리플 S 해외송금 이벤트’가 그것. 이 기간에 신한은행 스마트폰뱅킹인 ‘신한 S뱅크’, 외국인 전용 모바일 플랫폼인 ‘신한 글로벌 S뱅크’, 비대면 모바일 전용 브랜드인 ‘써니뱅크(Sunny Bank)’ 등 3대 모바일 채널을 이용해 해외송금을 하면 건당 미화 3000달러 이하인 경우 송금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 다만 신한 S뱅크와 신한 글로벌 S뱅크를 통해 해외송금하는 경우 미화 3000달러 이상부터 5000달러 이하까지는 7500원, 2만 달러일 땐 1만 원, 2만 달러 초과일 땐 1만2500원의 송금수수료가 부과된다. 써니뱅크의 해외송금 가능 한도는 미화가 최고 3000달러다. 전신료는 송금금액과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기존 8000원에서 5000원으로 할인한다.

    특히 신한 S뱅크의 해외송금이나 써니뱅크의 간편해외송금은 24시간 365일 전 세계 240여 국가 대상으로 실시된다. 달러, 엔, 유로,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위스프랑, 홍콩달러, 스웨덴크로나, 오스트레일리아달러, 덴마크크로네, 노르웨이크로네, 싱가포르달러, 뉴질랜드달러, 바트 총 14종 통화에 대해 기본 50%에서 최고 70% 환율우대(은행 환전 수수료 할인)를 적용한다. 송금시간은 수취 국가에 따라 실시간 또는 1일 정도 소요되고, 송금추적시스템 등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8월 5일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미화 해외 송금 수수료가 5000달러 이하 시 5000원, 5000달러 초과 시 1만 원이다. 전신료와 중개수수료는 모두 무료. 일본, 태국, 필리핀은 송금 비용이 금액과 관계없이 8000원이다. 그러나 해외송금이 22개 국가만 가능하고, 달러, 엔, 유로, 캐나다달러, 호주달러, 뉴질랜드달러, 파운드, 홍콩달러, 싱가포르달러, 바트, 페소, 루피 총 12개 통화만 취급한다(9월 5일 기준). 케이뱅크는 올 하반기를 목표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신한 S뱅크의 기존 송금 절차를 간소화하고, 원화와 외화의 실시간 환산 기능, 입력정보 자동저장과 간편 반복송금 기능을 추가했다.



    국제체크카드도 모바일 신청 가능

    모바일 금융 플랫폼에서만 신청할 수 있는 대출 상품도 출시했다. 지난 4월 출시된 ‘써니 전·월세대출’은 전세보증금과 월세자금을 모두 받을 수 있는 대출상품이다. 써니뱅크에서만 신청이 가능하고, 아파트 임대차계약 후 보증금 5% 이상을 계약금으로 납입한 고객이 대상이다. 임차보증금의 90%까지 확대해 종전 전세자금대출금액 대비 10%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출시 후 1년간 신규 고객에게 대출상환보장보험을 무료로 제공한다. 대출한도는 최대 5억 원, 금리는 최저 연 3.18%(최고 4.28%), 대출기간은 6개월 이상 2년 이내다.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상담 후 신청할 수 있다. 상담이 필요할 경우 직원이 직접 고객을 방문해 빠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외국인 고객을 위한 해외송금 서비스도 강화했다. 대표적인 게 지난 1월 선보인 신한 글로벌 S뱅크다. 그동안 이 서비스는 외국인 고객에게 총 11개 국가 언어로 국내자금이체, 환율조회, 해외송금, 외국어 콜센터(10개 국가 언어)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여기에 더해 지난 5월부터 24시간 365일 언제 어디서나 빠른 송금이 가능한 ‘머니그램 특급송금 서비스’와 신한은행의 국내외 본지점 간 외화송금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신한은행 내부의 전산 네트워크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신한 글로벌네트워크 실시간 송금’ 서비스를 추가했다. 특히 대상 지역을 기존 캐나다, 중국, 베트남에 더해 일본으로까지 확대했다. 개인고객은 신한은행 영업점에서 건당 30만 엔 이하로 신청 가능하다. 단,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 일본 마이넘버(일본 개인식별 번호)와 예금주의 영문명을 등록해야 한다.

    한국씨티은행의 모바일 대응 전략은 보다 글로벌하다.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언제든 예금, 체크카드, 인터넷뱅킹 신청 및 재신고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는 ‘인터넷무방문신청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10월 31일까지 해외 ATM에서 저렴한 수수료로 출금할 수 있는 국제체크카드를 모바일과 인터넷상에서 신청하면 발급 수수료 1만 원을 면제해준다.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통한 환전도 가능하다.

    거래 실적이 없는 고객이라도 한국씨티은행의 입·출금이 자유로운 원화 계좌(KRW)를 보유한 개인고객과 수취인이 이체하는 경우 기본 50% 환율우대한다. 한국씨티은행 거래 실적이 있는 고객은 최대 90%까지 환율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외로 송금할 때 모바일과 인터넷, 지점 ATM을 통해 글로벌 계좌이체 서비스를 이용하면 송금수수료, 중개은행 수수료, 전신료, 수취은행 수수료가 모두 무료다. 공인인증서나 일회용 비밀번호(OTP)를 입력하지 않고도 17개국과 거래가 가능하다. 국내 은행 계좌로 자금을 이체하는 것처럼 이체하는 즉시 수취인 계좌에 입금되고, 송금 결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보다 수수료 저렴

    우리은행도 비대면 채널을 통한 해외송금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개인송금에 대해 올 연말까지 인터넷뱅킹이나 스마트폰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미화 500달러 이하로 해외송금하면 송금수수료를 기존(1만5000원)에서 대폭 할인한 2500원을 부과한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해외송금 수수료(5000원)의 절반 수준이다. 미화 500달러 이상 3000달러 이하 송금 시 5000원을 적용한다. 전신료도 무료다. 또한 달러, 엔화, 유로를 최고 50%까지 환율우대하고, 기타 통화는 최고 30%까지 환율우대한다.

    우리은행은 금융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과 연계한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위비 퀵 글로벌송금’ 서비스가 그것이다. 우리은행 국외 점포로 외화를 송금할 때 중개은행을 거치지 않고 현지에 바로 전달하는 서비스다. 1일 미화 2000달러 한도 내에서 연간 5만 달러까지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홍콩, 싱가포르, 바레인, 베트남, 필리핀, 네팔,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인도, 아랍에미리트, 미국, 영국, 호주 등 총 16개 국가로 송금이 가능하다. 베트남, 필리핀, 스리랑카, 네팔은 수취인 계좌가 없어도 송금번호, 수취인 성명의 송금 정보만 확인하고, 현지 제휴 은행에서 돈을 받을 수 있는 무계좌 방식이다. 송금인은 위비톡을 통해 송금 정보를 수취인에게 외국어로 전달할 수 있다. 달러, 엔화, 유로 주요 통화는 50% 환율우대하고, 기타 통화는 30% 환율우대한다. 위비톡과 연계해 송금하는 경우엔 추가로 전신료를 50% 할인한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