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호

인터뷰

“文 대통령, 청와대 전대협 출신들에 포획돼”

심재철 국회부의장

  • 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입력2017-10-08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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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脫)원전에도 이념 색채”
    심재철 국회부의장(자유한국당)은 5선의 야당 중진이다. 서울대총학생회장을 지냈고 민주화운동을 하다 옥살이(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혐의 징역 5년)도 했다. MBC 기자 시절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에 핸디캡을 안게 됐다. 1996년 자유한국당의 전신 격인 신한국당에 ‘젊은 피 수혈’로 영입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심 부의장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의 공공기관 특혜 취업 의혹을 제기했다. 이 건으로 심 부의장과 문 대통령 측은 서로 맞고소했다. 최근 국회에서 심 부의장을 만나 현안에 대해 인터뷰하면서 이 문제를 먼저 물어봤다.




    “검찰이 벌써 고개 숙였나”

    대선 때 문준용 씨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해 이게 맞고소로 이어졌는데요. 당시 문제를 제기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제일 큰 문제라고 봤어요. 저쪽에서는 제 주장이 허위라고 주장하지만, 저는 외부의 힘에 의해 입사하게 됐고 그 과정에 특혜가 있었으며 불온하다고 볼 여지가 있어 문제를 제기한 것이죠.”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제보를 조작했죠.
    “그 녹취록은 허위지만 의혹 자체는 별개죠.”  

    수사기관으로 넘어갔으니까 거기서 의혹의 진위가 규명되지 않을까요?
    “수사를 진행해 결과를 낼 텐데,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 그걸 얼마나 파헤치겠느냐’에 대해 전망이 잘 안 보여요. 검찰이 최근 MBC 사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죠. 전례 없이 공중파방송에 직접 들어가는 게, 이건 아니다 싶어요. ‘검찰이 벌써부터 고개를 숙인 것 아니냐’ 하는 해석이 있어요.”

    문재인 정부의 인사(人事)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요?
    “역대 정권이 인사 때문에 휘청거렸죠. 사람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잘 할 것으로 기대했어요. 문 대통령도 ‘탕평인사’ ‘적재적소’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막상 결과를 보니 코드 인사였죠. 사람들이 대단히 실망해요.”

    ▼문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청와대 부분에 대해 어떻게 보나요?
    “그 부분이, 지금 문 대통령 본인이 포획돼 있는 게 아니냐? 하는 그런….”


    “신(新)적폐 세력”


    그렇게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번에 MRI(자기공명영상)가 건보에 새로 들어왔어요. 사람들이 ‘MRI가 보험이 되네? 찍어보자’ 할 것이고 병원도 적극 권하겠죠. MRI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겁니다. 이런 사례들에 의해 건보 재정이 정부 예상보다 더 빨리 고갈될 수 있는 거죠. 오래지 않아 보험료 인상으로 메우려 할 거예요.”

    심 부의장은 문 대통령의 높은 여론지지율에 대해 “기획 이벤트로 국민 이목을 끈 점이 반영된 것 같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탁현민 행정관이 기획하고 문 대통령이 참여한 ‘대국민 보고대회’는 알맹이가 없었다. 당시의 최대 민생 현안인 살충제 계란 문제조차 언급하지 않는 홍보성 쇼에 그쳤다. 공중파 3사가 이를 동시에 생중계한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본질보다는 환심 사기, 외양 치장에 더 공을 들이는 ‘이벤트 통치’가 계속될 것 같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 이상 높게 나타나는 것엔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건 경제인데 경제가 좋아질 것 같지 않아요.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것 같지 않으므로 여러 정책에서 문제가 터지겠죠. 무엇보다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하는데 그렇게 할 것 같지 않아요. 미국과 찰떡궁합이 안 되는 상황에서 따로 대북 정책을 펴봐야 안 될 겁니다. 결국 국민은 ‘문재인 정부가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고 자각하겠죠. 지지율은 순식간에 빠져요.”

    자유한국당은 지금 사상 최저 지지율인데 왜 이렇다고 보나요?
    “보수가 민심을 잃은 때문이죠. 지금 바닥으로 가라앉았는데 어떻게 합니까. 다시 잘하겠다고 양해를 구하는 수밖에 없죠.”

    여권은 자유한국당을 적폐 세력이라 규정합니다.
    “아예 적폐 세력으로 몰아서 가둬놓으려 하겠죠. 자기들은 잘하고 있나요? 자기들은 ‘신(新)적폐 세력’ 모습을 보이고 있죠. 우리는 적폐 세력 프레임에 계속 갇혀 있지는 않을 거예요. 적어도 거의 모든 자유한국당 의원은 ‘승마’라든지 ‘재단’이라든지 최순실 국정농단을 전혀 몰랐던 게 사실입니다. 또한 국민은 지난 보수 정부가 이룩한 업적을 알게 모르게 느끼죠.”



    "상생발전"

    어떤 업적인지.
    “우리나라 경제를 이나마 받쳐온 중심엔 보수 정부가 있었죠.”

    정치인 박근혜는 이제 완전히 끝난 겁니까?
    “끝났다고 봐야죠.”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심 부의장은 “좌파 후보 1명에 우파 후보 2명이 나오면 당연히 우파가 진다. 합당 또는 연대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단일 후보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른정당 중에 누구는 안 된다’는 시각은 곤란하다. 김무성 의원이나 유승민 의원이 올 생각이 있다면 배제하는 것보다 같이 통합하는 게 조금은 낫다”고 덧붙였다.  

    심 부의장은 ‘상생 발전’을 강조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제 지역구인 안양이 재도약하려면 안양교도소를 옮겨야 해요. 의왕이 이 시설을 받아 경기남부법무타운을 조성하면 일부 그린벨트가 해제돼 발전을 앞당길 수 있어요. 지방정치권도, 중앙정치권도, 상생 발전하는 지혜를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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