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신동아’, 문화체육관광부 공동기획 ‘녹색관광 100배 즐기기’

흑두루미 날갯짓에 녹색관광 메카로 부상한 ‘순천’

  • 이형주|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peneye09@donga.com |

흑두루미 날갯짓에 녹색관광 메카로 부상한 ‘순천’

2/3
흑두루미 날갯짓에 녹색관광 메카로 부상한 ‘순천’

친환경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으면서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 수가 부쩍 늘었다.

먼저 철새 질병을 막고 탐방객 출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부터 취했다. 순천만 773㏊(약 230만평)의 갯벌을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한 뒤 오리사육농장 1곳과 식당 6곳을 인근 마을로 옮겼다. 서식처 조성을 위해 2008년부터 2년 동안 순천만의 메마른 땅 30㏊(약 9만평)를 물웅덩이인 ‘둠벙’ 5곳으로 회복했다.

흑두루미가 전깃줄에 걸려 죽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전봇대 283개 제거작전을 벌였다. 순천만 친환경 프로젝트의 백미(白眉)인 전봇대 뽑기의 첫 난관은 농민들의 반발이었다. 순천시 공무원은 전봇대 뽑기 설명회를 진행하다 흥분한 농민들에게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농민들은 “전봇대를 뽑아 농사도 못 짓게 하려 한다”며 격앙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차츰 “전봇대를 뽑고 친환경 쌀을 재배해 흑두루미가 살 수 있는 순천만을 만들면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진심 어린 설득을 받아들였다.

최덕림 순천시 경제환경국장은 “한전에서 순천만 전봇대를 뽑는 것을 반대하자 농민들이 스스로 전기사용 철회 신고서를 냈다”며 “농민들이 순천만을 살찌우는 일등공신이었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흑두루 영농단을 결성해 흑두루미 안전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흑두루 영농단은 지난해 봄 순천만 들녘 60㏊(약 18만평)에 일반 쌀과 검정쌀을 함께 심었다. 가을이 되자 순천만에 거대한 흑두루미 그림이 그려져 환상적인 경관을 선사했다. 우렁이농법으로 친환경 쌀 250t을 수확해 50t은 철새먹이로, 남는 200t은 관광객에게 판매했다. 들녘에는 볏짚을 썰어 그대로 나둬 철새 둥지로 제공했고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갈대로 만든 350m 길이 불빛 차단막도 설치했다.

친환경 프로젝트가 시작된 2006년 당시 순천만을 찾은 관광객은 32만명이었다. 친환경 프로젝트가 열매를 맺으면서 관광객 수는 부쩍 늘었다. 2007년 180만명, 2008년에는 262만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233만명이 순천만을 다녀갔다. 지난해 신종 플루 여파로 순천만 갈대축제가 진행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방문객 수가 증가한 것이다.



순천만 탐방객이 늘면서 인근 식당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순천만 입구에서 장어구이 식당을 운영하는 서구원(56) 대대선창집 사장은 “흑두루미 개체수가 늘면서 외지 손님이 서너 배 늘었다”며 “생태보고 순천만이 지역 경제를 살찌우고 있다”고 자랑했다. 순천시는 흑두루미 경제파급효과가 연간 2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생태수도 매력에 관광객 대폭 늘어

순천만에서 북쪽으로 30㎞를 가면 조계산(884m) 품에 천년고찰 송광사와 선암사가 안겨 있다. 송광사는 고려 때 보조국사가 창건한 곳으로 국가나 임금의 스승이 되는 국사(國師) 16명을 배출한 삼보(三寶) 사찰 중 하나다. 조계산 동쪽 기슭에는 신라 말기 도선국사가 중창한 태고종 본산 선암사가 있다. 순천시는 이밖에도 향림사를 비롯해 정혜사, 동화사 등 많은 사찰과 국가지정 문화재 62점을 보유한 문화의 도시다. 또한 고인돌 공원에서는 신석기부터 청동기 시대까지 선사시대 순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순천 시내에서 서쪽으로 22㎞ 가면 22만㎡(약 6만8000평) 넓이의 옛 성이 나온다. 조선시대인 태조 6년(서기 1397년)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흙으로 쌓은 낙안읍성이다. 인조 때 군수로 부임한 임경업 장군이 흙성 위에 다시 돌을 쌓았다. 3m 높이 1395m 길이의 성곽 위를 둘러싸는 고추줄 엮기에 성공해 세계기록도 세웠다. 낙안읍성 안에는 객사, 동헌, 낙풍루 등 조선시대 관아 92채가 있고 초가집 등 옛날 가옥 216채가 남아있다.

낙안읍성을 찾은 관광객들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돌아간 기분이라며 즐거워한다. 저녁이 되면 초가집 굴뚝에서 피어 오른 연기가 낙안읍성을 뒤덮는 데, 마치 시간이 멈춰선 기분마저 들게 한다. 순천시 왕조동에 있는 드라마 촬영장도 관광객에게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SBS ‘사랑과 야망’이나 MBC ‘에덴의 동쪽’ 등 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된 곳이다.

2/3
이형주|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peneye09@donga.com |
목록 닫기

흑두루미 날갯짓에 녹색관광 메카로 부상한 ‘순천’

댓글 창 닫기

2019/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