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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경제보고서 | LG경제연구원

도요타, 레고, 디즈니, 애플 위기를 기회로 업어친 기업들

  • 김국태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도요타, 레고, 디즈니, 애플 위기를 기회로 업어친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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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다시 ‘브릭’으로 돌아온 레고

‘재미있게 놀다’라는 뜻의 덴마크어 ‘leg godt’에서 회사 이름이 유래한 레고는 아동용 완구의 대명사로 수십 년간 성장을 거듭해 2000년까지만 해도 세계 5위의 완구 회사로 성장했지만 2003년에 이어 2004년 대규모 적자에 빠졌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다음 해 실적 전환에 성공해 지금까지 승승장구한다. 급기야 올해 상반기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 장난감 회사에 올랐다.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레고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 액션 피겨나 비디오 게임 같은 분야에 진출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려 했다. 아이들이 점차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몇 시간이고 끈기 있게 브릭 쌓기를 하는 어린이들에게 얽매여서는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새로운 제품 라인을 확대했다. 미소를 머금은 노랑머리 캐릭터 대신 2000년대 초반 나온 레고의 상징은 미군 복장에 험상궂은 얼굴이다. 결과는 참담했다. 기존의 핵심 고객층인 아이뿐 아니라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레고를 사주던 부모도 떠나기 시작했다.

레고가 이 위기에서 그토록 빨리 반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애초의 존재 이유에서 해답을 찾았기 때문. 미래를 만들어나갈 아이들이 좋아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어 성공한 회사임을 다시금 깨달은 것이다. 레고는 분명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 놀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레고 놀이에 기꺼이 전념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더구나 레고를 가지고 놀던 꼬마들은 자녀를 둔 부모가 됐고 그들은 자신의 아이들 손에 다시 레고 브릭을 쥐여주게 된다. 물론 성인이 된 후에도 레고에 정열을 불태우는 어른도 많다. 이러한 레고의 정체성은 회사 로고를 가려도 알 수 있는 핵심 역량인데 스스로 이를 없애려고 애썼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매출과 수익을 더 올릴 수 있을지 대신에 어떻게 하면 어린이들에게 영감을 준다는 미션에 도움을 줄지의 관점에서 제품 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나서야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③ 애니메이션에 올인한 디즈니

지난해 겨울 전 세계 어린이는 물론이고 어른 마음까지 사로잡은‘겨울왕국’의 대성공으로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왕국의 위상을 다시 확인했다. 디즈니의 역사에도 암흑기가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핵심 자산을 회복함으로써 지속성장을 누리게 됐다.

1923년 설립 이래 디즈니는 명확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성장해왔다. “만화영화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역량을 개발해 캐릭터와 이미지를 지원함과 동시에 가치를 끄집어낼 수 있는 만화책, 테마파크, 음악 같은 엔터테인먼트 자산을 모아 가치 창출로 성장을 지속한다”고 창업자 월트 디즈니가 일찍이 규정해놓았다.

이는 경영전략 분야의 프라할라드 교수가 주장한 ‘지배적 논리(Dominant Logic)’와 일맥상통한다. 사업에 대한 복잡한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게 해주는 단순화된 원리나 규칙을 당대와 후대의 경영자에게 제공해 전략 실행을 촉진할 수 있다. 특히 이 지배적 논리는 사업 영역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방향타 구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회사는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는지에 대한 일관성 있는 비전맵을 기반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창업자 사후, 확장된 사업들이 애니메이션이라는 핵심 역량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디즈니는 위기를 맞는다. 영화 수익은 감소하고 디즈니랜드의 입장료 수익도 정체되고, 캐릭터 인기가 차츰 시들해지면서 캐릭터 라이선스 로열티도 떨어졌다.

1984년 해체까지 거론되던 디즈니의 CEO로 부임한 마이클 아이스너는 위기의 타개책으로 월트 디즈니가 1957년 고안한 비전맵을 중심으로 핵심 자산인 애니메이션에 다시 집중했다. “만화영화에 올인하라!”는 사업 전략으로 ‘인어공주’(1989)를 성공시킴으로써 디즈니는 암흑기를 마감하게 된다. ‘미녀와 야수’(1991), ‘라이온 킹’(1994), ‘뮬란’(1998) 등의 연이은 히트로 4%까지 곤두박질쳤던 박스오피스 점유율도 10년 사이 19%까지 상승했다. 이는 다시 주인공 캐릭터 라이선스 증가, 음악 및 비디오 판매 증가, 테마파크 수익 증가로 이어져 1940년대 디즈니 황금기를 재현했다. 이후 다시 위기가 있었지만 최신 애니메이션 트렌드의 강자인 픽사와 마블, 루카스필름 등 콘텐츠 업체들에 대한 M·A로 핵심 자산을 회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도요타, 레고, 디즈니, 애플 위기를 기회로 업어친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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