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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찍어 누르는’ 전격적 규제 극악무도한 범죄 다룰 때만

  •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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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규제 샌드박스’ 도입? “전혀 검토 안 해”
    ● ‘톱다운 계획경제’, 디지털 시대엔 작동 안 해
    ● “권한 없는 건 아쉽지만 주어진 환경서 최선 다할 것”
    ● 디지털 시대 경영 사이클, 플랜 없이 바로 실행
    ● ‘현명한 시행착오’가 중요한 시대
[김성남 기자]

[김성남 기자]

“선택은 국민이 합니다. 여론이 호의적이고 사회적 합의가 일어난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어떤 것보다 강한 권한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병규(44) 블루홀 이사회 의장 겸 벤처캐피털 본엔젤스파트너스 고문, 그리고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직함이 여럿이라 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언론과의 접촉을 끊임없이 늘리는 이유가 바로 ‘여론 전술’이라는 이야기다. 장 위원장은 최근 1~2개월 사이에 10여 개의 매체와 릴레이 인터뷰를 했다. 

위원회가 여론의 힘에 의지하는 건 그만큼 운영이 어렵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더욱이 위원회는 아무런 결정 권한 없이 심의조정 기능만 갖고 있다. 갈 길 바쁜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가 과연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까. 

2017년 9월 26일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한 4차위는 11월 30일 첫 성과물을 내놓았다. ‘혁신성장을 위한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대응계획’이다. 사람 중심 지능화 경제를 만들겠다는 게 골자다. 4차위에선 ‘큰 그림 1.0’으로 부른다. 앞으로 2.0, 3.0으로 진화시켜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정부, 지원자·조력자 역할만

하지만 여론의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다. 그동안 정부 각 부처에서 발표한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을 모아놓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2017년 12월 5일 4차위 위원장실에서 만난 장 위원장은 이 같은 지적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두 축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기존 정책의 재판이다’ ‘기시감이 든다’는 반응이 한 축에 있는 것 같고요. 또 한 축에선 어쨌든 저희가 앞장서서 치고 나가니까, 그것에 대해 점수를 주고 좀 지켜보자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 앞으로 좀 더 성과를 내면 우호적인 반응이 많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발표 내용은 정부 정책에만 국한돼 있습니다. 기업이나 학계 등과의 역할 분담이 전혀 언급돼 있지 않은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는데요. 

“그건 저도 굉장히 합리적인 우려라고 생각해요. 4차위에 민간위원이 20명 있는데, ‘정부는 지원자, 조력자 내지는 시장의 틀을 만드는 역할만 하고, 시장에선 적자생존의 경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정부는 기존의 것을 재생, 반복, 확대하는 걸 잘하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얘기하자면 과거 정부 주도의 계획경제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몸에 밴 관습 같은 게 있는 거지요. 지금 큰 그림 1.0 문서를 보면 마치 정부가 모든 것을 주도하는 것처럼 돼 있거든요. 그래서 3차, 4차 회의를 거치면서 대화를 통해 정부가 할 일은 어디까지인지, 민간에 기대하는 것은 어디까지인지를 반드시 문서에 명시해야 한다고 봐요. 대통령께서도 ‘정부는 조력하는 역할을 하고,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고 명확하게 말씀하셨고요.” 

장 위원장은 얼마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전 정부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로 정부 주도의 ‘톱다운(Top Down·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방식’으로 추진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톱다운’과 ‘보텀업(Bottom Up·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방식의 공존, 즉 정부와 민간기업이 함께 논의해야 추진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했다. 

“전통적인 대기업들, 예를 들면 토지·노동·자본 그리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전자, 조선, 자동차 기업들은 톱다운 계획경제 방식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디지털의 심화 및 지능화에는 사람과 돈, 두 가지밖에 필요 없거든요. (전자와 후자가) 속성이 전혀 다른 경제체제예요. 

예를 들어 자동차 충돌 테스트를 한다고 해요. 비용이 많이 들지요. 테스트 준비하고 실행하고 분석하는 시간도 필요해요. ‘Plan(계획)-Do(실행)-See(관찰 및 분석)’라는 전통적인 방식의 경영 사이클(순환주기)은 굉장히 깁니다. 그런데 디지털 세계에서는 계획이 거의 없어요. 실행-관찰 과정을 빨리빨리 돌립니다. 디지털은 복사하는 데 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이게 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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