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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서울에서 협소주택 짓기

물 틀어막고 ‘공구리’ 치고

7화_본격 공사 돌입

  • 글·홍현경 | kirincho@naver.com, 자문·이재혁 | yjh44x@naver.com

물 틀어막고 ‘공구리’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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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샘물이 터져 나오는 바람에 중단된 우리 집 공사는 5월 말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아직은 내부가 어떻게 나올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일단 공사가 시작되자 비로소 안도감을 느꼈다.
물 틀어막고 ‘공구리’ 치고

공사장에서 포클레인은 팔방미인 구실을 한다.

5월 초부터 시작되려던 우리 집 공사는 샘물이 터져 나오는 바람에 또 중단됐다. 공사를 총괄하는 인사이트 이 실장님, 공사의 많은 부분을 담당할 홍 사장님과 남편은 머리를 맞대고 지하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작전회의에 돌입했다. 애초에 우리는 지하 토목 부분을 제대로 처리하고 진행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들기에 비용을 절약하는 차원에서 지하 토목 부분을 가볍게 처리할 작정이었다. 그런데 물이 나온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최신 건축 기법으로 못할 게 없겠지만 문제는 돈. 만약 임대 면적을 늘릴 욕심에 내 주장대로 지하를 넓게 설계했다면 정말로 큰돈이 들 뻔했다. 선견지명이 있던 건지, 설계 당시엔 차선이라 생각한 남편의 대안(1층을 넓게 하고 지하를 최소한으로 줄여 설계한 것)이 지금으로선 최선의 선택이 됐다.

방수 공사

물 틀어막고 ‘공구리’ 치고

이 정도 물이면 괜찮다는 사람, 물이 굉장히 많이 나온다는 사람…자신의 경험에 따라 우리 집을 보는 시각이 각기 달랐다.

물을 막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우리 집은 ‘흙막이를 통한 배면 차수’라 하는 방법으로 방수 공사를 한다고 했다. 그다음엔 콘크리트를 붓고, 새어 드는 물을 봐가면서 콘크리트에 구멍을 내어 주사기로 방수액을 주입해 물길을 잡고, 내부에도 이중삼중으로 방수를 하고, 그래도 들어오는 물이 있다면 집수정과 제습기로 해결하기로 했다.

물 막을 방법을 정한 후 5월 말이 돼서야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단 집이 놓일 자리에 붉은 실을 이용해 전체적으로 위치를 잡았다. 지하 공간이 될 곳도 붉은 실로 표시하고, 대형 포클레인과 대형 드릴을 동원해 구멍을 깊게 뚫고 H빔 파이프를 박아 넣었다. 대형 드릴이 땅을 파고 올라올 때 주차장이 될 쪽에선 물기 많은 진흙이, 반대쪽에선 조금 보슬보슬한 흙이 드릴에 묻어나왔다. H빔이 박힌 구멍 아래쪽을 바라보니 얼마 안 지나 구멍 저만치 아래에서 물이 졸졸 차올랐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나왔다.

H빔이 박힌 곳 안쪽, 즉 지하가 될 부분의 땅을 포클레인이 파내기 시작했다. 깊숙이 파인 땅은 축축한 진흙 바닥이지만, 수중 펌프 덕분에 물이 많이 고이진 않았다.

다음 날은 파이프와 파이프 사이에 나무 판을 박아 넣어가며 벽을 쌓았다. 경험이 꽤 많아 보이는 아저씨가 진흙탕에 장화를 신고 들어가 나무와 나무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망치로 박아 넣어가며 벽을 쌓았다.

이 모든 과정이 하루 이틀이 아닌, 한 과정 한 과정마다 이틀 이상씩 소요됐다. 물론 지금 중요한 건 빨리 진행하는 게 아니라 정확히 제대로 시공하며 나아가는 것이리라.

“내가 왔으니 걱정 마세요. 이 정도 물은 물도 아녜요.” 넉살 좋은 아저씨가 날 위로하려는 듯, 왕년에 잠실에서 물이 그득한 땅도 이렇게 해서 빌딩을 세웠다며 무용담을 늘어놓으셨다. 지금까지 그 빌딩은 끄떡없다면서.

그분처럼 경험이 많은 이들을 만나면 맘이 놓인다. 어느 정도 허풍이 낀 이야기라 해도 경험이 바탕이 된 삶의 증거이기에 나의 의심과 불안을 잠재우기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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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홍현경 | kirincho@naver.com, 자문·이재혁 | yjh44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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