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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독자들을 위한 이달의 경제보고서 ⑫

미래를 읽는 새로운 도구 예·측·시·장

  • 홍일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ilsun@lgeri.com |

미래를 읽는 새로운 도구 예·측·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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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에 있음직한 일에 베팅하는 ‘예측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정보를 효율적으로 취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집단지성을 경영에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협업도구이기 때문.
  • 새로운 미래 예측방법이자 경영도구로 떠오른 예측시장.
  • 이를 해부한 LG경제연구원의 10월 하순 보고서를 소개한다.
요즘 김 대리는 올해 말 개봉 예정인 ‘해리포터’ 시리즈의 마지막 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편’(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I)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주식시장처럼 전세계 사람들이 영화 흥행성적을 예측해 종목을 사고팔 수 있는 웹사이트 Hollywood Stock Exchange(HSX)에서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종목명·HPOT7)의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매체들이 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속속 공개하는 지금, 가격 상승은 긍정적인 신호다. 김 대리는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이번 영화는 꼭 개봉 첫날 봐야겠다는 생각이다.

HSX는 영화 개봉 이후 4주간의 흥행실적을 예측하기 위해 사람들이 영화 종목을 거래하는 웹사이트이자 가상거래소다. 사람들은 가입과 동시에 가상화폐 ‘Hollywood Dollar’(H$)를 지급받는다(200만H$).이를 사용해서 개봉할 영화를 거래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다. 여기에선 실제 흥행 실적에 따라 가상 머니가 정산되므로 사람들은 가격추이를 꾸준히 지켜보며 새로운 정보를 가격에 반영한다. 이 때문에 HSX에서 가격은 정보의 요약이자 집단의 기대치다. 최근 이처럼 다수의 참여를 통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을 짐작게 하는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이 주목받고 있다.

예측시장이란 사람들이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베팅하는 가상거래소다. 미국의 경제학자 월퍼스(Wolfers)와 지트제위츠(Zitzewitz)에 따르면 예측시장은 미래에 발생 가능한 사건에 따라 손익(payoff)이 결정되는 계약(contracts)의 거래 시장이다.

실제 화폐로 거래하기도

예를 들어 한국과 미국의 축구 경기에서 한국이 이기면 1만원을 주기로 한 계약이 존재한다면, 예측시장은 사람들이 이 계약을 사거나 팔 수 있는 시장을 의미한다. 만약 시장에서 계약이 거래되는 가격이 6000원이라면 한국이 이길 확률이 70%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계약을 구매하려고 하는 반면, 계약을 보유하고 있던 사람 중 한국이 우승할 확률이 50%라고 생각한 사람은 이 계약을 팔려고 할 것이다. 각자가 생각하는 기대값이 시장 가격에 비해서 높거나 낮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예측시장에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가격에는 우승할 확률에 대한 집단의 기대치가 투영된다.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형태로 불확실한 일에 베팅해왔다. 우승 확률을 예측해 돈을 거는 카드, 경마 등 도박이 대표적인 사례다. 나아가 베팅한 내용, 즉 계약을 거래할 수 있는 보다 체계적인 시장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금융시장에서는 금, 은, 곡물 등의 6개월, 1년, 3년 후 미래 가격을 명시한 계약서를 현시점에 거래하는 선물시장(Futures Markets)이 있다. 예측시장은 구조화된 시장인 선물시장과 유사하지만, 계약의 범위가 금, 은, 곡물 등 경제적 재화를 넘어 스포츠 경기, 날씨, 영화 흥행실적, 선거 결과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가장 먼저 체계적인 예측시장을 도입한 사례는 미국 아이오와 대학에서 1988년에 만든 Iowa Electronic Market (IEM)이다. 본래 아이오와 대학의 교수진이 시장 참여자의 행동과 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주로 선거 결과를 놓고 예측시장이 운영된다. 이곳에서는 특정 후보의 당선 여부, 각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계약이 거래되며, 다른 예측시장과 달리 미국 선물상품거래위원회(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의 허가를 받아 1인당 최대 500달러 한도 내에서 가상 머니가 아닌 실제 화폐로 거래할 수 있다.

놀랍게도 예측시장의 미래 예측 결과는 상당히 정확한 편이다. 일례로 IEM의 예측 결과는 여론조사보다 실제 값에 더 근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오와 대학 교수진에 따르면 1988~2004년 5차례의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는 동안 100일 전부터 실시된 IEM의 예측시장 결과와 여론조사 결과를 964회에 걸쳐 비교한 결과 예측시장이 더 정확한 경우가 74%에 달했다고 한다.(2008년 조사) 특히 장기적인 시점에서 예측시장의 적중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래 예측을 위해 예측시장을 활용하는 웹사이트이자 가상거래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포츠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Betfair나 닌텐도·플레이스테이션 등 비디오 게임의 판매량을 예측하는 simExchange, 그리고 날씨·정치·금융·부동산·과학·기술 등 다방면에서 예측시장을 운영하는 Intrade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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