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호

세계에서도 통하는 토종 브랜드 정관장(正官庄)

  • 구자홍│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0-12-02 13: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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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관할하는 곳에서 생산되는 믿을 수 있는 제품, 正官庄
    • 홍삼 향의 면역력 강화 효과 입증, ‘신종 플루 유행 때 직원 감염 없었다’
    • 정관장 품질의 비밀, 고도로 숙련된‘조직선별’ 공정 노하우
    • 홍삼의 지존(至尊), 정관장 ‘천삼 10지’ 한 캔 가격은 430만원
    • 해외에서 중국 삼 10배, 미국 삼 5배 가격에 거래
    • 인삼공사, 다양한 제품 개발로 글로벌 종합건강기업 발돋움
    세계적인 한국 제품 하면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을 주로 꼽는다. 그러나 이들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기술과 핵심 부품 가운데에는 외국에서 이전받거나 수입해 온 것이 많아, 100% 한국산이라고 강조하기 머쓱한 부분이 없지 않다.

    ‘정관장’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원료는 인삼 종주국인 우리나라 땅에서 재배된 것을 사용하고, 우리 기술과 노하우로 홍삼 제품을 만들어낸다. 정관장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토종 글로벌 브랜드’로 꼽는 이유가 바로 원료 재배에서부터 제품 생산, 유통과 판매, 수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우리 손과 힘으로 일궈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도 통하는 토종 브랜드 정관장(正官庄)
    정관장(正官庄).‘바를 정(正)’‘관청 관(官)’‘농막 장(庄 · Fac- tory)’세 글자로 이뤄진‘정관장’은 ‘정부가 관할하는 곳에서 생산되는 믿을 수 있는 제품’이란 뜻이다.

    1940년대 초 사제(私製) 홍삼과 위조(僞造) 고려삼이 범람할 때 관에서 만든 진품 홍삼을 이들과 구별하기 위해 포장에 ‘정관장’ 표지(標識)를 사용하면서 비롯됐다. 1996년 인삼 전매제가 해제되고, 1999년 ‘주식회사 한국인삼공사’가 창립돼 민영화된 이후에도 정관장 제품에 대한 신뢰는 굳건히 지켜지고 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60여 개국으로 수출되는 정관장은 이제 명실상부하게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정관장 브랜드 산실, 고려인삼창



    한국인삼공사가 전국에서 수매한 인삼은 모두 충남 부여에 있는 고려인삼창으로 보내져 다양한 제품으로 생산된다. 고려인삼창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훈훈한 온기 속에 홍삼 향이 은은하게 풍겨왔다.

    공장 견학에 동행한 한국인삼공사 관계자에게 “홍삼 향을 맡고 있으니 건강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다”는 말을 건네자 다음과 같은 답이 바로 돌아왔다.

    “향을 맡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지난해 신종 플루가 한창 유행할 때, 우리 공장에 근무하는 700여 명의 직원 가운데 한 사람도 신종 플루에 걸리지 않았어요. 면역 기능을 강화해주는 홍삼의 효능이 입증된 셈이죠. 직원 얼굴을 보세요. 모두가 윤기 있고 건강해 보이지 않습니까.”

    그의 말처럼 마스크와 모자 사이로 드러나는 직원들의 얼굴 피부가 한결같이 촉촉하고 생기가 넘쳤다.

    9월부터 11월 사이 전국 인삼밭에서 수확된 6년근 인삼은 거점 집하장에서 한국인삼공사 직원에 의해 모양과 상태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 뒤 고려인삼창으로 옮겨진다. 인삼창에서는 계량과 샘플검사를 거친 뒤 ‘세삼(洗蔘)’ 공정으로 보내진다. 삼을 깨끗이 씻는 세삼은 예전에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했지만, 현재는 텀블러 방식의 세삼기를 이용한다.

    깨끗하게 씻긴 인삼은 동그란 모양의 삿반에 가지런히 실려 수증기로 찌는 증삼 공정으로 넘겨진다. 수분이 70% 이상 함유돼 있는, 갓 수확한 인삼은 수삼(水蔘)이라고도 하는데, 증삼과 자연건조를 통해 수분 함량을 14% 이내로 줄이면 붉은빛이 감도는 홍삼(紅蔘)으로 재탄생한다.

    수삼은 열흘 이상 보존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홍삼으로 제조하면 10년까지 보존이 가능하다. 수증기로 쪄서 익히는 증삼 공정을 거친 삼은 일광 건조장으로 보내져 태양광에 자연 건조된다. 하루에 서너 번씩 앞뒤로 뒤집어줘 고르게 말려야 좋은 홍삼이 된다. 이처럼 홍삼 제조에는 수많은 사람의 정성과 손길이 필요하다.

    명품 중에 명품, 天蔘 10支

    건조를 마친 홍삼은 잔가지와 뿌리를 다듬는 정형과정을 거쳐 육안으로 등급을 매기는 외형선별을 거친다. 다음 과정은 투시기를 통해 조직 내부를 확인해 등급을 나누는 ‘조직선별’. 이 공정에는 정관장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집약돼 있다. 암실처럼 꾸며진 작업장에서 빛을 투과시켜 홍삼 내부를 보고 등급을 판별하는 조직선별 작업에는 고도로 숙련된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고려인삼창에 근무하는 700명의 직원 가운데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 14명만이 조직선별작업에 투입된다.

    조직선별 과정을 거친 홍삼은 무게와 크기별로 10지, 20지, 30지 등으로 등급이 매겨진다. 지(支) 분류법은 홍삼 한 캔을 구성하는 데 몇 뿌리가 들어가느냐에 따른 것인데, 숫자가 적을수록 상품(上品)이다. 즉 같은 등급에서는 모양이 좋고 굵어 14뿌리가 들어가는 10지가 가장 좋다.

    여기서 잠깐! 분명 10지(支)인데 왜 14뿌리일까. 한국인삼공사 홈페이지에는 ‘우리 선조들의 덤 문화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설명되어 있다. 10뿌리를 사면 4뿌리를 덤으로 주고, 20뿌리를 사면 8뿌리를 덤으로 얹어주던 덤 문화가 남아 10지에 14뿌리, 20지에 28뿌리가 들어가게 됐다는 것이다.

    홍삼은 천지양(天地良)으로 등급을 나누고 다시 크기와 모양에 따라 10지, 20지, 30지 등으로 세분된다. 하늘이 내린 삼이란 뜻의 천삼이 최고 등급의 상품이고, 땅의 기운을 간직한 지삼이 두 번째, 좋은 삼이라는 뜻을 가진 양삼이 세 번째 등급이다. 이 밖에 삼의 원형을 유지하지 않고 토막 낸 절삼과 미삼이 있다. 최상품에 속하는 ‘천삼 10지’는 한 캔에 430만원에 판매될 정도의 고가품이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천삼 10지는 한 해 생산되는 홍삼 가운데 0.2% 밖에 되지 않는, 정관장 홍삼 중에도 최고급품”이라며 “희귀성과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고가에 판매된다”고 했다.

    세계에서도 통하는 토종 브랜드 정관장(正官庄)

    1 정관장 제조 첫 단계인 ‘세삼(洗蔘)’공정. 2 수증기로 쪄서 익히는 ‘증삼(蒸蔘)’공정. 3 ‘자연 건조’과정.

    해외 시장에서 각광받는 ‘정관장’

    2000년대 초 TV 드라마로 방영된 ‘상도’를 기억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이문을 남지지 말고 사람을 남겨야 한다’는 주인공 임상옥의 명대사는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임상옥이 거부(巨富)로 성장한 계기가 바로 중국과의 홍삼 교역이었다.

    고려시대부터 시작된 인삼 수출은 조선시대에 들어와 ‘만상’과 ‘송상’이 주로 담당했기 때문에 지금도 인삼 하면 ‘개성상인’을 떠올리는 이가 많다. 홍삼의 생산은 역사적으로 국내 수요보다 주로 중국과의 물자교역을 위한 목적이 강했다. 정관장 홍삼의 역사를 보면 1899년 대한제국(고종 36년)이 궁내부 내장원에 삼정과를 설치하고 궁중에서 홍삼의 제조를 제도적으로 관장했다. 이후 일제강점기에는 미쓰이물산이 독점하다시피 홍삼을 수출했고, 광복 이후에는 대한산업주식회사와 수출대행계약을 체결해 수출이 이뤄졌다.

    그러나 재고량 부족으로 수출이 크게 늘지 못하다가 1964년 수삼 수납이 증가하면서 수출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1964년 이후에는 홍삼 외에도 다양한 홍삼제품이 출시돼 세계 각국에 수출됐다. 현재 정관장 제품은 중국 홍콩 대만 등 아시아권은 물론 세계 6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세계 명품의 경연장 홍콩에 가면 정관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인삼 종주국 대한민국의 홍삼 대표 브랜드 정관장은 홍콩에서 그 브랜드 가치를 환하게 밝히고 있다. 구룡반도에서 홍콩섬을 바라보면 빅토리아항에 형형색색의 광고판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붉은색의 굵직한 글씨로 강한 인상을 주는 것이 바로 정관장이다.

    전세계 홍삼 거래량의 70%가 거래되는 홍콩에서 정관장은 중국 삼의 10배, 미국 삼의 5배나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가히 대한민국 자부심의 상징이라 할 만하다.

    정관장은 예로부터 외국 귀빈들에게주는 선물로도 애용됐다. 1964년 당시 영부인이던 육영수 여사는 장제스 대만총통 부인에게 고려인삼을 선물한 바 있고, 1999년 방한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에게도 인삼차 세트가 증정됐다.

    종합건강기업, 한국인삼공사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는 정관장의 우수성을 세계 각국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 한국인삼공사는 각국 참가자들에게 정관장 브랜드의 다양한 홍삼 제품을 제공했고, 특히 G20 프레스센터에 ‘정관장 카페’를 열어 ‘홍삼라떼’와 ‘홍삼아메리카노’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정관장 등 홍삼 제품을 생산 유통 판매하는 한국인삼공사는 1999년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독립법인으로 분사(分社)한 주식회사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인삼공사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했다. 품질의 우수성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 결과다.

    2004년 프랜차이즈로 첫발을 내디딘 정관정 가맹점은 2010년 6월 현재 전국 730여 개점에 달한다. 전국 곳곳에 동맥처럼 뻗어 있는 정관장 가맹점은 글로벌 종합건강기업을 꿈꾸는 한국인삼공사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각종 경영지표는 한국인삼공사가 지난 10년 동안 얼마만큼 성장해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분사 원년인 1999년 1300억원 수준에 그쳤던 총매출액은 해마다 비약적으로 늘어나 2006년 4000억원을 넘겼고, 올해에는 그 두 배 가까운 75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한국인삼공사가 이처럼 눈부신 실적을 거둔 것은 ‘한번 해보자’며 임직원이 혼연일체가 돼 열정을 불살랐기에 가능했다.

    체계적인 원료 수급 계획을 세워 양질의 인삼 수매량을 늘려왔고,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고객의 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다. 또한 국내는 물론 세계를 무대로 판로를 개척한 덕에 급격한 매출 신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

    한국인삼공사는 앞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비전 2015’를 수립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비전 2015’는 세계 1위 홍삼 기업, 국내 건강식품사업의 리더, 건강 지향 서비스사업 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 종합건강기업으로 우뚝 선다는 한국인삼공사의 새로운 이정표다. 홍삼 중심에서 ‘건강’이라는 키워드가 가미된 것이다. 글로벌 종합건강기업으로 비상하려는 한국인삼공사의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세계에서도 통하는 토종 브랜드 정관장(正官庄)

    1 정관장 제조 기술력이 집약된 ‘조직선별’공정. 2 무게와 크기에 따라 분류. 3 캔 포장 공정.



    국내 최대 규모 인삼경작자 반상현 농부 인터뷰

    “6년을 꼬박 매달려야 하는 고된 일… 그래도 보람 있다”


    세계에서도 통하는 토종 브랜드 정관장(正官庄)
    사람의 모습을 닮았다 하여 인삼(人蔘)이라 하지만, 인삼을 재배하는 농부에게는 6년 동안 인내와 끈기를 갖고 한결같이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 ‘인삼(忍蔘)’이 아닐 수 없다.

    강원도 홍천에서 인삼을 경작하는 반상현 농부는 그냥 농부가 아니다. 웬만한 중견기업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형 농부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인삼을 재배하는 반씨이지만 그는 지금도 ‘매일같이 새벽 4시면 일어나 인삼밭 고랑을 돈다’고 한다. 인삼재배에도 ‘장인정신’이 요구되는 셈이다.

    -언제부터 인삼을 재배했나.

    “충북 음성에 반씨 일가가 많이 산다. 1980년에 땅을 조금 빌려 인삼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이후 재배면적을 차츰 늘려 여기까지 왔다. 벌써 30년이 됐다. 처음에는 백삼(4년근)을 재배했다. 그러다 6년근을 해본 뒤로는 쭉 6년근만 하고 있다. 6년근을 재배하면서부터는 정관장하고만 거래하고 있다.”

    음성에서 인삼농사를 짓기 시작한 반상현씨는 예정지를 구해 경기도 여주와 이천으로 옮겨 15년 정도 인삼농사를 더 지었다. 인근에서 더 이상 예정지를 구할 수 없게 되자 2000년대 들어 강원도 홍천으로 옮겼다. 춘천에서 중앙고속도로를 따라 원주로 향하다보면 고속도로 변에 ‘6년근 홍천인삼’이라는 대형 입간판을 볼 수 있는데, 이 일대가 바로 반씨가 인삼농사를 짓는 지역이다.

    반씨가 인삼을 재배하는 밭의 규모는 40만평(약 132만㎡). 그는 매년 10만평씩 5년을 더 경작할 수 있도록 예정지 50만평을 홍천 인근에 확보해놓았다.

    -인삼농사를 지을 예정지는 어떻게 구하나.

    “땅주인한테 6~7년 기간을 정해 빌린다. 사질양토가 가장 좋은데, 토질에 따라 2년 정도 밭을 관리한 뒤에 심어야 하는 땅도 있다.”

    -인삼농사는 어떤 특징이 있나.

    “인삼이 참 묘하다. 병해충에 약하면서도 강한 특성이 있다. 정관장에서 수매하는 인삼은 잔류 농약 검사를 정부 기준보다 더 엄격하게 하기 때문에 열심히 하지 않으면 힘들다. 난 그래도 다른 사람보다 괜찮은 편이다. 올여름은 뜨겁고 비가 많아서 굉장히 힘들었다.”

    -인삼은 어떤 과정을 거쳐 기르나.

    “우선 묘삼을 씨로 기르고, 봄에 밭에 옮겨 심는다. 심는 때를 잘 맞춰야 하기 때문에 200~300명의 일꾼을 불러야 한다. 가을에 수확할 때도 마찬가지고. 옛날에는 묘삼 옮겨 심는 날짜를 안 맞추면 큰일 나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요령이 생겨서 냉장차에 보관했다가 조금 늦게 심기도 한다.”

    -평소 인삼밭 관리는 어떻게 하나.

    “40~50명의 직원을 두고 인삼밭을 관리한다. (꾸준히 관리한 덕에) 우리는 태풍이 와도 끄떡없다. 인삼은 매일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작황도 봐야 하고, 김도 매줘야 하고, 약도 가끔 쳐야 하고. 잎이 노래지면 영양제나 미생물도 줘야 하고…. 난 매일 새벽 4시면 일어나서 (인삼밭) 고랑을 돌아다닌다.”

    -새벽 4시?

    “그렇다. 새벽 4시에 일어난다. 밭을 제대로 관리하자면 일요일에 어디 잔치가 있어도 못 갈 때가 많다. 약을 칠 때는 때를 놓치지 말고 주기적으로 줘야 한다. 장마나 태풍이 오면 탄저병이나 줄기반점병으로 죽을 수 있다. 겨울에 얼음 속에서도 생명력을 이어가는 인삼이 강하면서도 병에 약한 점이 있다.”

    시골에 조그마한 밭을 갖고 있는 기자는 인삼농사가 기둥을 세우고 천막을 쳐놓는 시설재배라는 점에서 한번 심어놓으면 가끔 들여다보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반상현 농부를 만나기 전까지 ‘인삼농사 한번 지어볼까’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새벽 4시부터 매일같이 고랑을 돌아다녀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인삼농사를 지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한다. 인삼도 예외가 아닌 셈이다.

    -6년근 인삼을 정관장하고만 거래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

    “약을 많이 치지 말라고 하고, 요구사항이 많기는 한데 그래도 그만큼 값을 높이 쳐준다.”

    인삼에 대해 정부가 제시한 검사항목은 189가지. 그런데 정관장은 수매 때 203가지에 달하는 까다로운 검사를 실시한다. 수출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철저하게 검사하는 것이다.

    -정관장이 시중보다 얼마나 더 가격을 쳐주나.

    “등급에 따라 다른데, 평균적으로 750g당 1만원 정도 더 준다.”

    -인삼농사를 지으면 연간 평당(3.3㎡) 어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나.

    “농사가 잘되면 평당 10만원 정도 손에 쥘 수 있는데, 지금은 인건비가 많이 올라서 그만큼 안 된다.”

    -농사지으면서 가장 힘든 때는 언젠가.

    “한여름에 뜨거울 때가 가장 힘들다. 밭에 들어가서 앞치마 두르고 소독하는데, 그때는 숨을 못 쉴 정도로 고통스럽다. 겨울에도 마찬가지다. 추위를 참아가며 다음해 농사를 준비해야 하니까.”

    -전국에서 가장 대규모로 인삼농사를 짓고 있고 우수한 인삼을 많이 생산한다는데, 비결이 뭔가.

    “농사는 하늘에 달렸다. 순리에 따라 짓는 수밖에 없다. 비가 안 온다고 억지로 끌어다 물 준다고 농사가 잘되는 것이 아니다. 농사는 정직하게 지어야 한다. 입으로 농사를 지을 수는 없다. 김을 매야 할 때는 매주고, 약을 칠 때는 쳐야 된다. 직원들에게도 ‘정직하게 일하라’고 강조한다. 6년근 인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꼬박 6년을 기다려야 한다. 기간이 길기 때문에 그만큼 더 힘들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들에서 키워야 하는 일인데 대충해서 되겠나. 인삼농사 짓다 실패하는 사람들 보면 처음 2~3년은 열심히 한다. 그런데 5년, 6년째에는 관리를 잘 안 하더라. 그때가 더 열심히 관리해야 할 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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