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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희숙의 Art에로티시즘 | 마지막회

변강쇠와 옹녀

변강쇠와 옹녀

변강쇠와 옹녀

1 <왕관을 씌워주고 있는 승리의 여신> 1622년, 나무에 유채, 216×196㎝, 뮌헨 알테 피나코텍 소장 2 <기사와 여인> 1903년, 캔버스에 유채, 160×250㎝, 드레스덴 회화관 소장 3 <멍에> 1896년, 석판화, 33×23㎝, 오슬로 뭉크 미술관 소장 4 <죽음의 도약> 1902년, 종이에 펜, 30×20㎝, 개인소장

섹스는 남자에게 본능을 넘어 남자임을 증명하는 척도가 된다. 또한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해도 섹스를 하지 못한다면 성공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만큼 섹스는 삶에 만족감을 주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남자는 자신의 남성을 매일 밤 확인하고 싶지만, 신체 여건상 그렇게 하지 못한다. 남자가 그토록 원하는 성적 능력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들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자는 자신의 신체 나이는 생각하지 않고 20대의 정력을 평생 유지하면서 다른 남자보다 월등하게 강한 정력을 평생 갈구한다. 남자는 매일 화장실에서 비교당하기 때문이다.

다른 남자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성적 능력을 소유한 남성을 표현한 작품이 루벤스의 ‘왕관을 씌워주고 있는 승리의 여신’이다. 이 작품은 성적 주제를 드러내놓고 표현하진 않지만 에로틱한 분위기를 강하게 풍기는 것이 특징이다.

화면 중앙에 로마 시대의 갑옷을 입은 남자가 창을 든 채 발로 죄수의 등을 밞고 서 있다. 그러면서 날개 한 쌍을 달고 한 손으로 승리의 화관을 씌워주는 풍만한 여신의 허리를 끌어당기고 있다. 등을 보이고 앉은 여신은 한쪽으로 몸을 돌려 왕관 씌워주는 여신을 부러운 듯 바라본다.

이 작품에서 승리자가 들고 있는 창은 남녀 간의 성적 결합을 나타내며, 단단한 형태의 갑옷은 영원히 발기한 남근을 상징한다. 남자는 갑옷을 입었으면서 여신들을 벌거벗겨 놓은 것은 남자가 성적으로 여자에게 절대로 패배하지 않는다는 남자의 환상을 암시한다. 승리자에게 등을 밟힌 남자는 성적으로 패배한 남자를 의미한다. 승리자의 붉은 망토는 사랑의 정념을 상징하며, 등을 돌리고 앉은 여신은 승리자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여인을 나타낸다.

이 작품은 티치아노의 ‘사랑의 우의’에서 이미지를 차용해 여체를 표현했다. 특히 관능적인 여체를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각도의 여체를 보여주며, 화관을 씌워주는 여신의 동적인 자세와 앉은 여신의 정적인 자세가 대비를 이룬다.

남자의 영원한 꿈 중 하나가 마치 변강쇠처럼 모든 여자가 아침이면 쓰러질 정도로 성적 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변강쇠니까 가능한 일이지 평범한 남자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성적 경험이 많은 남자일수록 자신의 성적 능력은 차치하고 밤이면 밤마다 여자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섹스를 하며 그 여자들이 자신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거라고 떠벌리는 것이다. 마음껏 부풀려 이야기해도 당사자가 아닌 이상 아무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자의 그런 영원한 로망을 그린 작품이 막스 슬레포크트의 ‘기사와 여인’이다. 이 작품은 강한 남자를 희극적으로 표현했다. 투구와 갑옷으로 무장한 남자를 한 여자는 서서 팔을 비틀어 잡고 있고, 누워 있는 여자들은 남자의 다리를 단단히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화면 왼쪽의 하인은 커튼을 열고 손으로 밖을 가리키며, 바닥에 누운 여자는 입구를 가로막고 있다. 하인이 밖을 향해 손을 뻗고 있는 것은 갑옷을 입은 남자가 전장에 나가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데, 한 무리의 여자들이 집 떠나려는 남자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 역시 영원히 발기하고 싶은 남성의 심리를 중세의 갑옷 입은 남자로 희화화했다. 바닥의 옷가지들은 여자의 성적 욕망을 나타내며, 남자를 강하게 붙잡고 있는 것은 여자가 남자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암시한다. 슬레포크트는 갑옷을 통해 여자에게 성적 만족을 주고 싶어한 자신의 무의식적인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모든 여자에게 만족을 주고자 하는 남자와 달리 여자는 성적으로 남자를 옭아매고 싶어한다. 남자보다 여자가 자기 것에 대한 애착이 더 크다. 남자는 세상에 집착하고 여자는 내 것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여자의 성적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남자를 그린 작품이 뭉크의 ‘멍에’다. 이 작품은 여자의 성적 유혹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여자는 벌거벗은 채 꽃밭에 누워 손짓으로 남자를 부르고 있고, 남자는 등을 굽힌 채 가시가 박힌 문 안으로 들어선다. 남자 뒤로 가늘게 이어진 좁은 길은 험난한 사랑의 여정을 나타내며, 문은 여성의 자궁을 암시한다. 넓은 정원에 핀 꽃은 섹스의 쾌락을 의미하고, 무릎을 세운 여자의 자세는 남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음을 암시한다.

가시가 박힌 문은 여자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남자의 공포를, 남자의 구부정한 자세는 여자 앞에서 비굴하게 사랑을 애원해야 하는 남자의 심리를 암시한다. 이 작품엔 뭉크의 개인적인 여성상이 드러나 있는데, 그는 평생 여자를 혐오했으며 여자로부터 쫓긴다는 피해망상에 시달렸다.

여자는 음부를 보여주는 순간 세상을 얻는다. 이성적인 남자들조차 여성의 음부 앞에서는 무기력해지기 때문이며, 여자는 음부를 통해 한 마리의 정자를 받아들임으로써 남자의 모든 것을 움켜쥘 수 있어서다.

변강쇠와 옹녀
박희숙

동덕여대 미술학부 졸업

성신여대 조형대학원 졸업

강릉대 강사 역임

개인전 9회

저서 : ‘그림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클림트’ ‘명화 속의 삶과 욕망’ 등


여성의 음부 앞에서 작아지는 남자를 그린 작품이 쿠빈의 ‘죽음의 도약’이다. 이 작품은 여성에 대한 공포감을 극대화해 표현했다. 여자는 음부가 보이도록 다리를 벌린 채 누웠고, 몸집이 작은 남자는 화면 중앙에 벌어져 있는 음부를 향해 ‘다이빙’을 하고 있다.

남자의 발기된 성기는 여자의 음부를 보는 순간 성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그리고 추락하고 있는 것은 본능에 따라 행동할 수밖에 없는 남자를 암시한다. 또한 남자를 여자의 음부에 비해 왜소하게 묘사한 것은 여자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남자의 추락은 성욕 뒤에는 죽음이 도사리고 있음을 암시한다.

신동아 2010년 1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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