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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능력·실적이 우선, 지역안배는 그 다음”

호남소외론 구설에 휘말린 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

  • 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능력·실적이 우선, 지역안배는 그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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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실적이 우선,  지역안배는 그 다음”

봄볕 따사로운 청와대 춘추관 밖에서 대화를 나누는 정찬용 보좌관(오른쪽)과 황호택 논설위원

“DJ정부뿐만 아니라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 시대에는 대통령이 ‘너 장관 해’ ‘너 내일 그만둬’ 하는 식으로 주관적 판단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시스템을 갖추어 하려고 합니다. 제1기 내각을 인선할 때 1단계로 국민으로부터 광범위하게 추천을 받았습니다. 국방장관을 제외하고 다 국민추천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 과정에서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검토를 했습니다. 그 다음에 인수위원들이 토론하고 나서 다시 추천회의에서 토론했죠. 마지막에 총리 내정자와 협의했습니다. 대통령 재가까지 여섯 단계를 거쳤습니다.

직무 분석을 먼저 했습니다. 가령 이 부처의 책임자는 지금까지 이러이러한 일을 해왔으나 앞으로는 이러이러한 일을 보완해야 한다는 논의를 하고 거기에 맞추어 사람을 뽑아 올렸기 때문에 공정하고 믿을 만했다고 자평합니다. 그렇게 하고 보니 지역도 고르게 배분되더군요.”

―DJ정부 인사에서 반면교사로 삼을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직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DJ정부뿐만이 아닙니다. 그 전, 그 전전 정부에서 가지고 있던 정실·측근인사를 참여정부에서는 배제하겠다는 것입니다.”

DJ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조심하는 인상을 준다.



―지역 안배는 어떻게 합니까.

“참여정부의 인사에 네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 적재적소, 둘째 실적평가, 셋째 공정투명, 그리고 넷째가 지역과 학교의 균형입니다. 어느 특정 지역에 편중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DJ정부 이전 37년 동안 영남 지역에 편중돼 있었습니다. 인정하나요? 그랬죠?

그 시기에 호남·충청지역이 소외되었습니다. 강원·경기도 마찬가지지요. 지난 5년간 국민의 정부에서 호남지역이 과하게 배려된 점이 없지 않습니다. 37년 동안 배려된 것에 비하면 별것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최근 일이어서 사람들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지역 안배는 네 번째 고려 사항이고 적재적소 실적평가 공정투명이 더 중요합니다.”

노대통령은 후보 시절 연세대에서 열린 시민단체 ‘학벌 없는 사회’ 주최 초청 강연에서 “학벌주의는 한번 대학 졸업장을 따면 영원히 우려먹고 독점적인 힘을 발휘해 끼리끼리 정보를 유통시켜 특권사회를 형성한다”며 학벌타파를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에서 장차관 인선을 하면서 지역 안배는 고려했지만 학교 안배를 하자면 인사가 너무 복잡해져 사실상 신경을 덜 썼다고 토로했다.

해외인재 영입 위해 노력

―장차관 인선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학벌타파의 노력이 조금 부족하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전 정부에서는 지방대학 출신 장관이 극히 드물었어요. 김두관 행자부장관은 동아대학 출신입니다. 김영진 농림부장관은 고졸이고 허성관 해양수산부장관도 동아대학 출신입니다. 조영동 국정홍보처장은 부산대 출신입니다. 지방대학 출신들이 이전보다 많이 배려됐습니다. 고졸 학력도 몇 분 있어요. 대다수 사람들이 대학을 나오기 때문에 학벌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사회는 학벌 중심에서 창의력 역량 중심으로 가야 합니다.”

―참여정부의 인재풀이 통추 민변 민청학련, 그리고 소위 386세대 등에 집중됐다는 비판이 간간이 나옵니다. 고건 국무총리, 한승주 주미대사처럼 지난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들도 들어와 있지만 전체적으론 그렇게 비치고 있습니다. 정보좌관도 시골에 묻혀 있던 인재라고 볼 수 있는데 숨어 있는 인재들을 어떻게 발굴하고 또 인재풀을 어떻게 넓혀갈 것인지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해외에 있는 인재를 영입하는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또 공무원의 등용문을 다양화할 생각입니다. 지금까지는 고시를 통해서만 인재가 등용되었거든요. 그리고 장애인과 여성 차별을 줄여나가겠습니다.

격무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휴식을 취하고 명상도 하고 가족과 함께 즐기기도 해야 합니다. 지난번에 내가 표현을 잘못했어요. 집에 가서 부인이랑 놀라는 뜻이 아니고 일을 잘하기 위해 휴식이 필요하다는 뜻이었습니다. 일하고 또 일하는 것은 사람을 망쳐놓습니다.

객관적인 평가의 틀에 의해 사람을 평가해 더 큰 업무를 맡길 수도 있고 더 작은 업무로 돌릴 수도 있습니다. 보수 체계를 바꾸어 연봉제를 도입하려고 합니다. 공무원 급여가 일반 대기업에 비해 많이 떨어집니다. 일은 많은데 월급이 적으면 좋은 인재가 밖으로 빠져나갈 것 아닙니까.

인사 교류를 적절히 해서 전문성과 종합성을 갖추도록 할 생각입니다. 전문성이 필요한 사람은 그쪽에서 계속 성장하게 해주고 1급 정도 올라오면 전문성과 더불어 다른 부서나 부처의 일도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종합적 판단을 할 수 있죠.

퇴직 공무원 가운데 좋은 자원이 많습니다. 한참 일할 나이에 정년을 맞은 분들은 다른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부패하고 무능한 사람은 정돈하겠지만 유능하고 헌신적인 사람은 퇴직 후에도 경륜과 경험을 다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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