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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글로벌 톱5’ 발목 잡는 5가지 고민

  • 글: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ans@donga.com

현대자동차, ‘글로벌 톱5’ 발목 잡는 5가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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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내수 시장 전망이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지난해 내수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은 특소세 인하 특수(特需)에 힘입은 바 크다. 정부의 한시적 특별소비세 인하조치는 8월 말로 종료됐다. 많은 소비자들이 세금 인하 혜택을 받기 위해 계획보다 앞당겨 차를 샀다. 그만큼 자동차의 ‘미래 수요’가 줄었다고 봐야 한다. 경기 침체와 개인 신용 불안도 자동차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이처럼 파이는 작아졌는데 ‘입’은 도리어 늘었다. GM대우와 르노삼성이 ‘준비운동’을 마치고 본격적인 전열 정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 동안 GM대우는 매각 협상으로, 르노삼성은 공급 부족으로 현대의 독주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GM대우는 지난해에 협상을 마무리해 올해부터 경영 정상화 효과를 나타낼 전망이고, 출범 이후 처음 내놓은 새 모델(2002년형 SM5)로 판매 한 달 만에 중형차 시장의 33%를 차지했던 르노삼성은 지난해 9월 준중형차 SM3를 출시하면서 라인업 다양화에 나섰다.

특히 GM대우차의 국내 판매를 담당하는 대우차판매는 지난해 하반기에 영업직원 200여 명을 신규 채용하는 등 판매조직을 강화했다. LG투자증권 이동원 애널리스트(자동차담당)는 “GM의 브랜드 파워와 선진 마케팅 기법에 대우차판매 특유의 강력한 판매망이 결합하면 1∼2년 안에 부도 이전의 대우차 평균 시장 점유율(20%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나 대우차판매는 GM에서 수입한 자동차도 판매할 예정이다. 수입차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700여 개에 이르는 전국적인 판매망을 가진 대우차판매가 수입차 판매를 본격화할 경우 현대차의 내수 기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현대가 당장 시장의 상당 부분을 내주리라고 보긴 어렵다. 현대는 경차에서 대형 승용차, RV에 이르기까지 워낙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GM대우와 르노삼성은 생산 차종도 적을 뿐더러 신차종으로는 사실상 라세티와 SM3가 유일하다. 신모델이 없다 보니 무이자 할부 공세를 펴도 점유율이 좀체 올라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GM과 르노가 당장 자신들의 주력 차종을 한국에 들여오기도 쉽지 않다. 아직 부품을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국산화하지 못해 가격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현대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 메이커들의 가격경쟁력이 선진국 메이커들보다 높은 것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와 부품 비용 덕택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인건비가 그간 큰 폭으로 오르긴 했지만, 아직 일본 업계의 3분의 1, 미국 업계의 2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부품 하청업체들의 인건비는 이보다 훨씬 더 낮기 때문에 현대는 선진국 업체보다 적어도 30% 이상 싼 값에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 따라서 GM대우와 르노삼성은 2004년까지는 부품 국산화에 주력하느라 현대차와 경쟁할 만한 신차종 출시를 자제할 듯하다.

내수 시장 ‘할양’ 불가피

그러나 이들이 국산화를 얼추 마무리하는 2005년부터는 시장 판도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GM대우는 늦어도 2005년 하반기에는 대형 승용차와 SUV(Sports Utility Vehicle)를 투입하고, 르노삼성도 대형차와 미니밴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GM대우는 생산라인 신·증설 등에 소요되는 초기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서둘러 풀 라인업을 구축하기보다는 대형 승용차와 SUV 등 몇몇 주력 차종 위주로 한국 시장을 집중 공략할 채비다. 아직 대형차 비중이 낮은 데다, 수입 대형차 수요층이 미국차보다는 유럽차를 선호하는 국내 시장 여건상 GM대우가 단기간에 판매량을 늘리기는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기존 수입차보다 낮은 가격에 출시할 수 있어 새로운 수요층을 형성할 수도 있다. 또한 대형차와 SUV는 판매 마진이 높은 고수익 차종이라 현대가 이 시장에서 조금만 밀려난다 해도 타격은 결코 작지 않다.

GM이 대우를 인수한 데는 중국 등 아시아 신흥 시장을 향한 야심이 주요 동인으로 작용했다. 신흥 시장에선 소형차가 수요의 주류. 소형차 경쟁력이 떨어지는 GM은 그래서 ‘소형차를 싸게 만드는 기술’이 뛰어난 대우를 탐냈다. 따라서 GM은 대우의 소형차 R&D 부문을 강화해 GM대우를 소형차 개발 및 생산 전략기지로 삼을 공산이 크다. GM은 사실상 4억달러라는 ‘헐값’에 대우를 인수했기 때문에 큰돈을 못 벌어도 웬만하면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다. 어지간한 리스크는 감수하면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소형차에 관한 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현대라 해도 마음을 놓을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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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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