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5월호

쌀 때 사지 말고 오를 때 사라

추세 읽기가 중요한 이유

  • 글: 고승덕 변호사 www.gamiddle.com

    입력2003-04-28 1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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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세를 알아야 수익이 보인다.
    • 상승 전환을 확인하고 매수하라. 상승돌파 갭은 적극 매수 신호다.
    • 손절매는 추세가 깨질 때 한다.
    • 파동 속에 모든 비밀이 숨어 있다.
    ‘주가가 상승 추세에 있을 때는 주식을 보유하고, 하락 추세에 있으면 보유하지 말라.’ 이것은 주식투자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이다. 주가 추세가 하락으로 전환하면 주식을 처분하여 현금 비중을 높여야 한다.

    추세와 조정을 구별하라

    일반 투자자가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주가의 추세와 무관하게 주식을 보유하는 습관 때문이다. 주식을 보유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보유 주식의 내재적 가치를 믿고 장기 투자를 하려는 경우도 있고, 자신이 입수한 정보나 소문을 믿고 주가가 조만간 상승하기를 기대하는 경우도 있다. 또 손실을 입고도 본전 심리 때문에 손절매를 하지 못하고 물려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어느 경우나 주가 추세를 무시한 투자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 하락 추세가 지속되는데도 주식을 계속 보유하면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진다. 추세를 모르는 투자자는 운 좋게 매수한 주식의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수익을 내기 어렵다. 추가 상승을 기대하다가 매도 시점을 놓치기 십상인 까닭이다.

    성공적인 주식투자는 추세 방향을 아는 데서 출발한다. 주가 움직임은 파동의 모양으로 나타난다. 파동은 항상 흔들리면서 움직인다. 주가가 상승 추세에 있을 때도 중간 중간에 조정을 하고, 하락 추세에 있을 때도 중간 중간에 반등을 한다. 추세를 모르는 일반 투자자는 단기적인 작은 흔들림에 현혹되어 추세 방향과 반대로 가기 쉽다.

    주가 파동은 파동이 움직이는 방향인 ‘추세(trend)’와 반대 방향인 ‘조정(correction)’으로 구별된다. 조정이란 상승 추세 중간에 나타나는 조정뿐 아니라 하락 추세 중간에 나타나는 기술적 반등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파동이 움직이는 추세 방향은 강하고, 반대 방향은 약하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면 현재의 추세 방향을 알 수 있다. 주가가 오를 때 강하고 밀릴 때 약하다면 상승 추세에 있다고 볼 수 있고, 반대로 주가가 오르는 폭에 비해 내리는 폭이 더 크면 하락 추세에 있다 할 수 있다.



    주가가 강하게 오르고 약하게 조정할 때 추세 방향은 상승이므로 조정 후 재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는 조정을 두려워하지 말고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반대로 주가가 강하게 하락하고 약하게 반등한다면 추가 하락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반등은 매수의 기회가 아니라 매도 기회다.

    대다수 일반 투자자는 추세와 조정을 구별 못한다. 추세를 모르고 감으로 판단하면 손실을 입게 된다. 하락 추세에 있던 주가가 약하게 반등했을 뿐 상승으로 전환되지 않았는데도 크게 현혹돼 주식을 매수한다. 기술적 반등 국면에서 주식을 매수하면 추가 하락으로 손실을 입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하락 추세가 마무리되기 전 참지 못하고 주식을 매수하여 낭패를 본 투자자는 정작 주가가 강하게 상승할 때는 추격 매수할 생각을 하지 못한다.

    일반 투자자는 주식을 가장 싸게 사려는 심리가 있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면 당연히 수익이 나겠지만, 감으로 싸다고 판단한 주가가 추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다. 상승 추세에 있던 주가가 급락하면 그동안 비싸다는 생각에 그 주식을 사지 못했던 일반 투자자들이 싸다는 생각으로 매수에 나서 고점에 물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가의 하락 추세가 지속되는 과정에도 세가 멈추기 전까지는 하락이 여러 단계 추가로 나올 수 있다. 주가가 강하게 하락할 때마다 싸다고 매수하여 물리는 일반 투자자가 나온다. 주식은 하락이 멈춘다고 수익이 나는 것이 아니라 상승으로 전환되어야만 수익이 난다. 주가가 상승으로 전환되는 신호를 확인하지 않고 성급하게 매수하는 것은 잘못된 투자 습관이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증시 격언은 주가가 상승으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하고 난 뒤 사라는 뜻이다. 하락하던 주가가 강하게 상승한 다음 약하게 조정하는 모습이 확인되어야 상승 전환 신호다. 이때 사면 주가가 가장 낮은 바닥이 아닌 조정시 두 번째 바닥에서 매수하는 것이 된다. 가장 싸게 사려다 추가 하락으로 손실을 보는 것보다는 조금 비싸게 사더라도 하락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 낫다.

    주가가 하락중에 강한 상승이 나오더라도 뒤이어 약한 조정이 아닌 강한 하락이 나오면 상승으로 전환됐다고 볼 수 없다. 강한 상승 다음에 오는 강한 하락은 박스권 등락의 신호이거나 남은 물량을 정리하려는 세력의 장난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주가가 고점을 치고 하락하다가 20일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나오는 상한가는 이른바 ‘뒤풀이 상한가’로 세력이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세력이 고점에서 처분하지 못하고 남은 물량을 정리하기 위해 다시 주가를 띄워 일반 투자자를 유인하고 높은 가격에 물량을 처분하기 위한 것. 이런 사실을 모르고 뒤풀이 상한가가 나오는 날 추격 매수했을 경우 다음날 주가가 밀리는 상황이 보이면 바로 손절매를 해야 한다. 급락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거래량의 변화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주가가 거래량을 수반하면서 강하게 상승하는 것은 단기적인 차익 매물을 효과적으로 소화하는 모습이다. 주가가 강하게 상승한 다음 약하게 조정하면서 거래량까지 감소한다면 추가 상승이 나올 확률이 80% 정도 된다.

    주가가 바닥에서 강하게 상승하는 것은 대개 자금력을 가진 세력이 개입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락세에서 반등이 약하게 나타나는 것은 세력이 개입한 때문이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이 이심전심으로 싸다고 보고 매수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기술적 반등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주각가 바닥일 때 특정 종목에 관한 돌발 호재가 나타나서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 호재라고 발표되는 정보는 대개 오래 전에 발생한 사실을 사후에 공개하는 경우라고 보면 된다. 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세력은 발표 시기를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선택한다. 세력은 작전을 할 때 나중에 발표할 호재를 준비해두는 경우가 많다. 주식을 매집해 처분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그 시기에는 호재가 알려지지 않도록 보안을 유지하다가 주가가 어느 정도 오른 후 이를 발표한다. 일반 투자자가 달려들어 물량을 처분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거래량은 주가 상승의 에너지

    거래량은 주가 상승의 에너지다. 상승할 때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매물을 소화할 힘이 약해 상승세가 쉽게 꺾일 수 있음을 예상해야 한다. 특히 종합주가지수가 강하게 상승하는 날에 거래량이 줄어들었다면 증시가 조만간 단기적 조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

    주가가 상승할 때 거래량이 늘어나고 조정할 때 거래량이 줄어드는 모습을 확인하는 것은 개별 종목에서 특히 중요하다. 주가를 움직이는 주도세력의 움직임은 거래량 변화로 파악된다. 세력은 물량이 많기 때문에 세력이 움직이면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다. 세력이 매집하면 주가가 상승하면서 거래량이 증가하고, 세력이 물량을 처분하면 주가가 하락하면서 역시 거래량이 증가한다. 주가가 양호하게 조정하면서 거래량이 줄어드는 모습은 세력이 일차 상승시 매집한 물량을 아직 처분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주가 상승시 거래량보다도 조정시 거래량이 크면 세력이 물량을 처분하는 것임을 감지할 수 있다.

    세력이 주가를 일차 상승시킨 다음 바로 처분하면 주가가 강하게 하락하여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세력이 매집한 평균 원가 이하로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 세력이 매집한 물량을 손실 없이 처분하려면 상당 기간 물량을 분산해 매도하거나 주가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린 다음 높은 가격에 팔면서 내려오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개별 종목의 주가가 강하게 상승한 다음 거래량이 줄어드는 양호한 조정이 나오면 매수로 대응하더라도 무리가 없다. 추가 상승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중소형주의 경우 강한 상승 다음에 거래량이 상승시의 2분의 1 이하로 줄어들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볼 수 있다. 세력이 매집을 많이 한 종목일수록 조정시에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다. 증권 정보 제공을 업으로 하는 사이버 애널리스트들이 차트 검색을 통해 이런 유형의 종목을 매수 추천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쌀 때 사지 말고 오를 때 사라

    [차트1]

    개별 종목이 급등하다 고점에서 거래량이 크게 ‘터지는’ 모습이 나오면 세력이 물량을 처분하는 것이므로 매도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거래량 꼭지가 주가 꼭지’라는 증시 격언은 바로 이것을 의미한다.

    뒷 페이지에 있는 은 바이오 대장주인 마크로젠의 2002년 4월부터 10월 초순까지 일봉 차트다. 대세 하락하던 주가가 2002년 7월25일부터 4일 연속 상한가로 급등(A구간)한 다음, 7월31일과 8월1일 고점을 만들면서(B구간) 거래량이 ‘폭발’했다(C구간). 이것이 바로 세력의 물량 처분 모습이다. 이 때 매도하지 못한 투자자는 고점에서 물려 고생을 하게 된다.

    개별 종목의 주가는 작전주가 아닌 이상 증시 전체의 추세와 다르게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개별 종목의 주가에만 신경 쓰지 말고 증시 추세도 주시해야 한다. 증시 추세는 종합주가지수 추세와 같다. 개별 종목의 경우와 같이 종합주가지수도 바닥에서 강하게 상승한 다음 조정할 때 거래량이 감소하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상당기간 하락세가 지속되던 증시가 상승으로 전환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몇 가지 체크 포인트가 있다. 첫째는 종합주가지수의 강한 상승이다. 증시의 추세가 상승으로 전환되는 첫날 종합주가지수는 대개 3% 이상 상승한다. 지수 상승폭이 2% 이하라면 상승으로 전환되기에는 역부족이므로 기술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2002년부터 선물시장의 거래대금 규모가 증권거래소 전체의 거래대금을 추월하면서 외국인 투기 세력이 선물 매매를 이용하여 증시를 급등락시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수가 어느 날 3% 이상 상승했다가 다음날 급락하기도 한다. 따라서 증시가 하루 급등하는 것만 보고 상승 추세로 전환되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두 번째 체크 포인트는 지수 관련 대형주가 고르게 상승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한두 개의 대형주만 강하게 상승하더라도 지수는 상승할 수 있지만 증시 전체가 상승세로 전환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셋째, 종합주가지수 일봉 차트의 상승돌파 갭 발생 여부이다. 상승돌파 갭은 증시의 추세가 하락에서 상승으로 전환될 때 나타나는 전형적 신호다. 지수가 상당기간 횡보하던 구간 또는 저항선이 되는 지수대를 아침 시초가에 갭(gap)으로 상향 돌파하고도 이삼일 내에 그 갭을 메우지 않는 것을 뜻한다. 시초가가 갭이 되려면 전날 고가(高價)보다도 높게 시작하여야 한다. 그 갭이 이삼일 내에 메워지지 않아야 상승돌파 갭으로 인정된다. 즉 지수가 삼일 동안 갭이 나온 날의 시초가보다 하락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상승돌파 갭은 파동의 기존 추세가 깨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갭은 증시의 대세 상승 초기에 반드시 나타나고, 대세 하락중의 중기적 반등 국면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상승돌파 갭이 확인되면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여 수익을 낼 수 있다.

    쌀 때 사지 말고 오를 때 사라

    [차트2]

    는 2001년 9월 말부터 2002년 2월 말까지의 종합주가지수 일봉 차트다. 2001년 9월11일 미국 테러 사건으로 증시가 폭락한 다음 2주 정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 대세 상승을 시작했다. 종합주가지수는 10월4일 갭(A구간)으로 상승했고, 3일 이내에 갭이 메워지지 않아 상승돌파 갭이 나타났으며, 증시는 이때부터 대세 상승을 시작했다. 대세 상승의 중간인 11월14일에도 상승돌파 갭(B구간)이 나타났다. 주가가 그때까지 상승한 폭만큼 추가로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상승돌파 갭이 나올 때 대다수 일반 투자자들은 갑자기 급등하는 증시에 적응하지 못하고 상승 초기에 물량을 처분하게 된다. 상승 초기에 주식을 매도한 투자자는 그때부터 강하게 상승하는 주가를 쳐다만 볼 뿐 너무 오른다고 생각하면서 추격 매수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2001년 10월 초부터 증시가 강하게 상승하기 시작할 때 외국인들은 두 달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였으나 개인 투자자들은 대개 초기에 주식을 매도하고 대세 상승에 동참하지 못했다.

    상승돌파 갭이 나올 때는 종합주가지수도 강하게 상승하고 지수 관련 대형주도 고르게 상승하기 때문에 상승돌파 갭만 확인하고 주식 매수를 하더라도 무리가 없다.

    증시가 상승으로 전환되는 것이 확인되면 지수 상승을 선도하는 대형주를 추격 매수하는 것이 정석이다. 지수가 상승할 때 증시 자금은 주로 대형주로 유입되므로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된다. 때문에 약한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손절매를 잘하는 것이 주식투자에서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다. 일반 투자자와 일급 투자자의 차이는 손절매를 냉정하게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일반 투자자는 본전 심리 때문에 손절매를 하지 못하는 데 비해, 일급 투자자는 손절매를 나중에 주식을 더 싸게 매수할 수 있는 현금 확보의 기회로 활용한다. 일반 투자자는 주식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만이 수익을 얻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일급 투자자는 주식을 비싸게 팔고 싸게 사는 것도 수익을 얻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손절매 방법에도 몇 가지가 있다. 본전을 기준으로 일정한 비율 이상 하락하면 손절매하는 방법은 간단하고 실천하기 쉽다. 이보다 조금 나은 방법은 주가가 상승할 때 높아진 새로운 고점을 기준으로 손절매 비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장중에는 장중의 최고점을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서 상한가로 오르는 종목을 추격 매수하였더라도 상한가가 무너지면서 일정 비율 하락하면 바로 손절매하는 것이다.

    가장 바람직한 손절매는 주가 추세가 하락으로 전환되는 신호가 감지될 때 하는 것이다. 주가 차트를 기술적으로 분석할 능력이 없는 투자자라도 주가가 하락하는 강도만으로 추세 방향을 구별하여 손절매할 수 있다. 주가가 강하게 하락하는 것을 감지하고 발빠르게 손절매하는 투자자는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추세가 강하게 하락하는 초기에 손절매를 하지 못하면 하락한 다음의 첫 번째 반등이 마지막 손절매 기회가 되는 수가 많다.



    주가 추세가 하락으로 확인되면 기계적으로 손절매할 수 있도록 정신무장할 필요가 있다. 상승이 추세인 경우에는 주가가 조정하더라도 추가 상승하여 본전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지만, 하락이 추세인 경우에는 강한 하락 다음에 오는 반등이 약하기 때문에 본전까지 주가가 회복되는 것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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