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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만발! 인천 광혜원 ‘기적의 암 치료법’

“공개검증 결과 거짓 드러나면 내 치료법에 침을 뱉어라!”

  • 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화제 만발! 인천 광혜원 ‘기적의 암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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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만발! 인천 광혜원 ‘기적의 암 치료법’

암시민연대에 접수된 광혜원 한방병원의 ‘1년 이상 생존 말기암 환자’자료

암시민연대가 암환자 폭주를 우려해 그 명칭을 이니셜로 공개한 K한방병원은 인천시 주안동에 자리한 광혜원한방병원(이하 광혜원)이다. 광혜원은 원광대 한의대 출신으로 경희대 한의과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젊은 한의사 최원철(42) 원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광혜원의 암치료는 1997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1988년 인천에 한의원을 개업한 최원장은 1994년 광혜원한방병원으로 확장했다. 개원 초기엔 중풍·당뇨 환자들을 주로 진료했다. 그러다 암치료에까지 눈 돌리게 된 그는 1996년 임상실험 자원자를 모집해 암환자 진료에 나섰다. 1997년부터는 자신만의 독특한 암 진단법과 치료법으로 암환자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7년부터 1999년까지 광혜원을 찾은 전체 암환자 607명 중 자신에게서 3회 이상 치료받은 암환자 175명에게 스스로 개발한 항암 치료제를 무료로 제공해가며 진료를 계속했다(나머지 환자들은 광혜원에서 1∼2회 진료받은 뒤 다른 병원들을 전전하는 경우여서 무료진료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 최원장은 당시의 암환자 175명 가운데 양방 기준으로 말기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70% 가량이었다고 한다. 그들에 대한 치료결과가 바로 암시민연대에 제출한, 1년 이상 장기생존한 말기암 환자 133명의 명단으로 나타난 것이다.

암시민연대가 처음 광혜원에 주목하게 된 것은 2002년 4월8일 개최한 제1회 ‘암 희망 찾기’ 행사를 앞두고서였다. 광혜원에서 치료한 말기암 환자 상당수가 1년 이상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같은해 3월말 접하게 된 것. 양방으로 치료가 안 되면 한방이나 대체의학 치료로 전환하고, 동시에 항암효과가 있다는 고가의 대체식품을 앞다퉈 구입하는 모순된 암치료 환경에 절망했던 암시민연대로선 눈이 번쩍 뜨이는 치료결과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존 의료상식을 훨씬 뛰어넘는 높은 치료 성적을 곧이곧대로 믿기 힘들었던 암시민연대는 광혜원측에 생존 암환자들을 암 전이가 확인됐거나 최초 암치료 후 재발된 암환자 등으로 상세히 분류해줄 것을 요구, 7개월 만인 2002년 10월 그중 일부인 88명의 1년 이상 생존 말기암 환자에 대한 관련자료를 받아냈다. 그 자료에 나타난 생존기간별 현황을 보면, 1년 생존이 88명, 2년은 64명, 3년은 49명, 4년은 20명, 5년 이상은 6명이었다(중복 집계).



최원장은, 암 병기를 엄밀히 따지면 암시민연대에 제출한 1년 생존 암환자 133명 중 병기 4기 이상의 말기암으로 1년 이상 생존한 환자는 103명(나머지는 2∼3기)이며, 이중 89명은 2003년 5월10일 현재도 생존해 있다고 밝힌다. 특히 5년 이상 생존한 말기암 환자는 총 16명이라고 덧붙인다. 말기암 판정을 받고도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하면 통상 의료계에선 ‘완치’된 것으로 본다.

양방병원이나 다른 한방병원(한의원)에서 암치료를 받거나 대체의학요법을 병행한 말기암 환자들 가운데 1년 이상 장기생존하는 사례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런 사례는 그야말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식이어서 가물에 콩 나듯 존재할 뿐이다. 이는 어떤 한 말기암 환자에게 적용한 치료법이 다른 말기암 환자에게도 똑같은 치료효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사실상 지극히 희소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최원장의 말기암 치료법은 한 명의 의료인이 동일한 치료법으로 다수의 암환자를 치료해 생존시킨 것이어서 이른바 ‘의학적 재현성’을 지녔다고 볼 여지가 있다. 물론 객관적 검증을 거쳐 사실로 확인될 경우에만 그렇다. 암시민연대가 찾는 치료법은 바로 이같은 ‘재현성을 띤 말기암 치료법’이다. 최원장은 “내 치료법의 재현성을 입증할 만한 각종 연구와 실험 결과들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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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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