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수만 간척지 부남호에서 떼지어 놀고 있는 철새들.
안면도 곳곳, 특히 안면도 자연휴양림(041-674-5018∼9)과 그 주변에서는 ‘안면송’이라는 붉은소나무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습기가 적당한 해양성 기후와 돌이 적은 토질 덕분에 옹이 없이 곧게 뻗은 안면송은 조선시대부터 자라기 시작해 경복궁을 짓는 데도 사용됐다고 한다. 차를 세우고 천천히 숲길을 거닐어보자. 그리 높지 않은 언덕에만 올라도 빽빽한 송림 덕분인지 공기가 훨씬 맑은 듯하다. 나무로 지어진 휴양림 숙박시설에서 하룻밤 묵어가는 것도 운치있다.
안면도를 둘러본 뒤 여유가 있다면 천수만을 건너 충남 홍성군을 둘러볼 만하다. 안면도에서 홍성으로 건너가려면 천수만을 가로막은 방조제를 따라 난 96번 지방도로를 타야 하는데, 왼쪽으로는 간척지가, 오른쪽으로는 천수만이 드넓게 펼쳐진다. 간척지 안에 있는 호수 부남호와 해변가에선 가을 정취를 한껏 뽐내는 억새풀과 가을 철새떼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홍성군은 안면도처럼 전국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다. 그러나 구한말 두 애국선열의 고향으로 지역민의 자부심이 남다른 고장이다. 청산리대첩의 김좌진 장군과 만해 한용운 선생이 홍성 땅에서 나고 자란 것. 각각 갈산면과 결성면에 위치한 김좌진 생가와 한용운 생가는 성역화 작업으로 주변 경관과 도로가 말끔히 다듬어졌다. 차로 10여 분 거리에 떨어져 있어 함께 찾아볼 수 있다. 김좌진 생가가 시골 양반 가옥의 품위를 보여준다면 초가집인 한용운 선생의 생가는 그 시절 민초들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① 홍성군 북쪽에 자리한 용봉산의 기암괴석. 해발 374m인데다 가파르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등산하기 좋다.
② 만해 한용운 선생의 생가. 싸리나무로 울타리를 두른 초가집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③ 5일장으로 열리는 홍성 우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