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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누드’파문 이승연 눈물의 고백

“돌 맞아죽더라도 위안부 할머니들 찾아가 사죄하겠다”

  • 글: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위안부 누드’파문 이승연 눈물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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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에서는 먼저 이 일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기획의도와 취지를 설명했음에도 그 분들이 싫어하신다면 그때 다시 생각해야지요. 인터넷에서 봤어요. (황남주) 할머니가 ‘한번 찾아오지도 않던 X이 뭘 도와주겠다는 거냐’고 분노하는 것을. 인정해요. 한번도 찾아간 적 없었죠. 그런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같은 여자로서 그분들의 고통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위안부 문제를) 잊고 있는 사람들이 한번쯤 그들의 아픔을 짚어주기를 바랐어요. 그분들을 위해 시작한 일인데 그 분들이 싫어하는 일을 더할 이유는 없잖아요.”

-이 프로젝트를 중단하겠다는 뜻인가요.

“중단하겠다, 못하겠다가 아니고요. 중단 여부는 그분들의 뜻에 달려 있다는 거예요.”

2월3∼10일 팔라우에서 진행된 1차 촬영에서 이승연은 일본군에 짓밟힌 종군 위안부를 표현했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진행될 2차 촬영에선 게이샤(일본 기생)가 된 위안부의 삶을 다룰 예정이었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의 기획안에 따르면 자결에 성공하지 못한 이승연이 일본에 도착해 게이샤가 된다. 게이샤는 일본 남자를 사랑하면 철저한 일본인으로 살아가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한국인임을 인식한 채 불행한 삶을 산다는 내용이다.



“2차 촬영은 ‘복수’의 이미지를 담고 있었는데 게이샤로서의 삶, 그리고 일본 남자와의 사랑이 어떻게 ‘복수’로 표현될지는 미지수였죠. 촬영 콘티 중엔 일본의 대표적 전통극인 가부키 배우의 화장을 반만 한 채 기모노를 입고 깨끗한 버선이든 더러운 버선이든 옆에 둬 한국 여성임을 알리는 컨셉트도 있었어요. 네팔에서 이뤄질 3차 촬영은 불교사원을 배경으로 해탈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려 했고요. 새, 꽃 등 소품과 불교사원의 종교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한국인이나 일본인 모두 인간일 뿐’이라는 화해의 메시지를 담을 예정이었어요. ‘역사의 뒤안길에 버려진 아픈 영혼을 되새기고, 뒤틀린 한·일 관계를 재조명하고, 사업수익 중 상당 부분을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 데 사용하겠다’는 의도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접어야죠.”

-제작사도 같은 입장인가요.

“같은 입장이에요.”

계약금은 한 푼도 안 받아

-이승연씨 주장과는 달리 네띠앙 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성한씨는 2월13일 2, 3차 프로젝트를 강행할 뜻을 밝혔는데요.

“그것은 저희들의 의도가 ‘누드’와 상업주의로 비춰진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프로젝트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한 거지 돈을 벌기 위해 계속 찍겠다는 뜻은 아니었어요.”

-팔라우에 촬영하러 가기 전에 위안부에 대해 따로이 공부가 있었나요.

“공부를 할 필요가 없죠. 다 아는 사실인데. 위안부라는 게 뭡니까. 일본군들의 성욕을 채워주기 위한 도구였잖아요. 좋아서 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요. 한과 분노가 서린…. 그분들의 분노가 무엇인지 아는데, 그 분노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면 제가 미친 년이죠, 정말. 상업적인 의도로 접근해 번 돈으로 도와준다고요? 그건 양심에 찔려서 못 할 일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은 제 말을 안 믿으려 해요.”

-영상물 제작과 관련해 받은 계약금은 얼마인가요.

“한 푼도 없어요. 프로젝트가 종료된 후 수익금에 대해 러닝개런티를 받기로 구두로 합의했을 뿐이죠.”

-계약서가 없다는 건 상거래상 납득이 안 가는데요.

“제작사인 로토토와 향후 인터넷 사업에 동참한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2월초에 작성했어요. 향후 이뤄지는 프로젝트에 대해 각각 계약서를 작성한다는 게 주 내용이었지요. 일종의 형식적인 계약서였어요. 이 건의 경우 개별 계약 없이 사람을 믿고 일을 추진했고요.”

-취지와 상관없이 위안부를 상업적인 소재로 활용하고자 했다는 비난은 면키 어려울 것 같은데요.

“맹세컨대 상업적으로 찍지 않았어요. 제가 바보도 아니고, 정신나간 사람이 아닌 이상 어떻게 위안부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고 하겠어요. 상업적이라는 말 앞에 ‘누드’가 따라붙었잖아요. 제작에 자료제공 등 도움을 주었던 정대협측에서 ‘누드’라는 보도를 접한 후 난리가 난 거예요.”

-정대협 관계자는 언제 누가 만났나요.

“지난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세 차례 만났어요.”

-직접 찾아갔었나요?

“아뇨. 회사측에서 갔죠. 정대협 일을 총괄하는 분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취지를 설명하자 (프로젝트를) 수락하셨고 좋아하셨대요. 그래서 도와주신 거고요. 그런데 ‘누드’라는 두 글자 때문에 갑자기 화가 나신 거죠. ‘너희들이 누드라는 말은 안 했지 않느냐’고. 그런데 사회적인 파장이 커지자 저희 의견을 들어달라고 해도 받아들이지도 않고 그 전에 만난 것조차 부정하세요. 한편으론 (정대협이) 이해가 가요. 왜냐면 시민단체와 여론이 합세를 하고 있으니까요. 정대협측에 설명한 기획의도에서 벗어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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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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