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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이 보는 ‘노무현 2기’ 경제정책

질적 성장이 유일한 대안… 그러나 노조가 문제

  • 글: 성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ky3203@donga.com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는 ‘노무현 2기’ 경제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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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 것은 불안한 노사관계 때문이다. 2기를 맞은 노무현 정부가 개혁정책을 표방하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노조의 경영참가 범위 확대 등의 조치를 잇따라 추진할 경우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외국인 투자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덧붙여 열린우리당내 소장그룹이 민주노동당과 연대해 친노조적인 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러한 가능성의 현실화 여부는 반반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 대통령후보 시절 노동특보를 맡았던 이목희 열린우리당 당선자를 통해 참여정부 2기의 노동정책 진로를 점쳐보았다. 청와대 노동개혁 태스크포스에도 참여한 바 있는 이 당선자는 의욕에 넘쳐 있었다.

“노무현 정부 2기는 IMF 당시보다도 노사관계 개혁을 추진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 노사관계 개혁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필수적 과제이다.”

비정규직이냐 정규직이냐

이목희 당선자는 노사문제 개혁의 최우선 순위를 비정규직 차별 철폐에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현재 75% 수준인 공공부문 정규직 비율을 오는 2006년까지 95% 수준으로 높이고 이를 민간부문에도 권고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경우 노동시장이 더욱 경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메릴린치증권 이원기 전무는 “비정규직은 해고가 불가능한, 경직된 노동시장이 만들어낸 산물인 만큼 비정규직 문제 자체만으로 풀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임으로써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번 총선을 통해 원내에 처음 진출한 민노당의 노동관련 공약과 열린우리당의 노동정책 사이에는 또 다른 커다란 간격이 있다. 17대 국회 개원 후 입법과정에 들어가면 부딪히게 될 사안도 한둘이 아니다. 예를 들어 산별교섭체제 도입여부를 놓고 열린우리당은 ‘기업별이냐 산업별이냐의 문제는 노사 자율에 맡길 사항이지 정부가 강제할 사항은 아니다’는 입장이고 민노당은 ‘산업별 사용자단체를 단체교섭 당사자로 인정해 산별교섭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복수노조 허용여부 역시 열린우리당은 ‘복수노조 허용을 앞당기려면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중단조치도 함께 앞당겨야 형평성이 맞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노사정 합의 당시 사용자가 한발 양보해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시점을 2007년 이후로 미루는 대신 복수노조 허용시기 역시 함께 미루기로 한 만큼 복수노조 허용시기만을 앞당기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논리이다. 이에 반해 민노당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여부는 노사 자율에 맡겨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복수노조 설립을 즉각 허용한 뒤 교섭주체 문제는 노사간 또는 노노(勞勞)간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물론 민노당이 열린우리당을 사사건건 공격하고 나오는 데 비해, 열린우리당은 일단 민노당에 대한 직접 공격을 자제하고 있다. 이목희 당선자도 “이수호 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 민주노총에서 ‘총파업’ 구호가 사라진 것에 주목하라. 민노당 역시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얻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해 민노당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으로서는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이 노동정책을 놓고 구체적으로 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대부분 “민노당 변수보다는 열린우리당이 노사관련 현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노조 경영참여는 ‘뜨거운 감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또 다른 ‘핫 이슈’는 바로 노동자들의 경영참여 문제. 현행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참법)은 노사협의회체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주요 경영사안에 대해 노사간 ‘협의’ 수준을 뛰어넘는 노조의 경영참여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방침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등은 ‘노사협의’ 규정을 ‘노사합의’ 규정 등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고 열린우리당 역시 협의의 범위를 좀더 넓힐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주한 외국기업 관계자들이 문제삼고 있는, 경영에 대한 노조의 과도한 개입이 대부분 인사위원회 노사 동수 참여 보장, 징계위원회 의결시 노조 참여와 같은 ‘인사’문제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물론 노조의 경영참여 방식은 재무제표 및 경영실적 공개와 같은 초보적인 단계부터 신규투자나 설비이전 결정과정에서의 노사합의와 같은 경영상 판단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해외 본사에 비해 노사분쟁이 빈발하는 한국 현실 탓에 외국기업 임원들은 당장 인사 및 징계위원회 운영과 관련해서 국내 노조와 부딪히는 경우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현재 열린우리당 내에는 인사 및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우세한 실정이다. 노사 동수로 구성하게 되면 사실상 경영상 판단에 따라 노조원을 징계하거나 해고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 반면 민노당은 근참법상의 ‘협의’ 조항을 ‘합의’ 조항으로 바꾸고 노동자 이사제와 노동자 감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또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노사정위원회를 없애고 실질적인 노·사·정 합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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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성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ky32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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