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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富 유출, 산업공동화가 한국경제 살린다

상식과 편견 뛰어넘는 파격의 경제학

  • 글: 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장 ecnms21@yahoo.co.kr, www.taeri.org

國富 유출, 산업공동화가 한국경제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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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서 경기흐름을 미리 내다보는 것처럼 중요한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경기가 나빠질 것 같으면 씀씀이를 줄여야 하고 부채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로운 사업은 되도록 벌이지 말아야 한다. 특히 기업은 망하지 않기 위해 현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군살을 빼는 등 미리 대비해야 한다. 반면에 경기가 상승할 것 같으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거나 신규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럴 때 투자를 하지 않으면 경쟁업체에 뒤질 수밖에 없고, 결국은 도태당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경기의 흐름은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미래의 일이야 신의 영역이라 쳐도 현재의 흐름이나마 정확하게 읽어내는 방법은 없을까. 경제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현재의 경기흐름을 비교적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간단하다. 경기가 상승하는가 혹은 하강하는가를 호조인가 혹은 부진인가와 구분할 줄만 알면 현재의 흐름은 쉽게 읽힌다.

비유를 들어보자. 지하 7층에서 지하 1층으로 옮겨갔다면 여전히 낮은 층에 머물러 있지만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낮은 층에서 올라갔지만 높은 층에서 올라간 것과 마찬가지로 숨이 가쁘다. 반면에 지상 10층에서 7층으로 옮겨갔다면 여전히 높은 층에 있지만 내려간 것이 사실이며, 이런 경우에 그 속도가 너무 빠르면 자칫 추락할 수도 있다.

상승·하강 vs 호조·부진

경기의 흐름은 바로 이렇게 읽어야 한다. 경기가 당장 부진하더라도 상승하고 있으면 조만간 경기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봐야 하며, 경기가 당장 호조를 보이더라도 하강하고 있으면 조만간 부진해질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흐름에 대처하는 자세도 마찬가지다. 경기가 부진하더라도 빠르게 상승하면 과속을 걱정해야 하고, 경기가 호조를 보이더라도 빠르게 하강하면 추락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그러면 경기가 호조·부진인가와 상승·하강인가를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경기가 호조냐 부진이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나타내는 ‘전년동기대비 성장률’로 알 수 있다. 또한 경기가 상승하는지 하강하는지는 바로 앞 분기에 비해서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나타내는 ‘전기대비 성장률’로 알 수 있다.

이런 사실을 깨달았다면 당신은 최고의 경기진단 전문가라고 자부해도 좋다.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이런 사실을 몰랐던 나머지 외환위기 이듬해인 1998년 성장률 전망치를 13% 안팎이나 잘못 짚었다. 세계적인 경제연구소들조차 1999년 성장률 전망치를 10% 이상 틀리게 내놓았다.

환란 후에 경기부침이 심해진 것도 경제전문가와 정책당국이 경기흐름을 잘못 읽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가령 1999년과 2000년에는 경기가 비교적 호조를 보였지만, 2001년에는 성장률이 3.8%에 불과할 정도로 경기가 부진해졌고, 2002년에는 다시 경기가 급상승했으나 2003년에는 두 분기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빠르게 하강했다.

그런데 정책당국은 경기가 상승할 때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재정지출을 늘렸고, 이것으로도 모자라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경기를 더욱 과열시켰다. 경기과열은 곧바로 경기하강을 불러왔다. 당국은 정작 경기가 하강할 때는 팔짱을 끼고 있다가 경기가 부진해진 다음에야 부랴부랴 경기부양책을 펴곤 했는데, 이때는 이미 경기가 다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었다. 그러니 경기의 부침이 잦고 극심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경기는 전기대비 성장률로 읽어야 하고, 경기가 호조이더라도 급하게 하강할 때는 경기를 부양해야 하며, 경기가 부진하더라도 빠르게 상승할 때는 경기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산업공동화의 혜택

국권을 침탈당한 적이 있는 우리 국민은 국부(國富)유출을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나라의 부가 몽땅 외국인에게 넘어간다는데 좋아할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조금이라도 애국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국부유출에 대해 거부반응을 나타내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지만 이것은 국가경제를 망칠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국부유출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외국자본 유치’다. 외국자본을 들여와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세계경제를 한번 둘러보라. 번영을 구가하는 나라들은 한결같이 외국자본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땅을 공짜로 제공하고 세금을 감면해주는 것은 물론, 종잣돈을 지원하는 나라까지 등장하고 있다. 외자유치에 성공해 경제번영을 누리고 있는 아일랜드의 사례를 보자.

아일랜드는 700년 넘게 영국의 식민지 수탈에 허덕이느라 자본을 축적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했다. 국토는 좁고 거칠며 자원은 빈약하다. 교육수준도 비교적 낮고 인구도 적어서 시장도 좁았다. 그래서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1인당 국민소득이 8000달러를 겨우 넘는, 유럽 변방의 가난한 나라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훌쩍 넘어서면서 종주국이던 영국마저 추월했다.

어떻게 이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일까. 그 해답은 국부유출에서 찾을 수 있다. 국부유출이 기적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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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장 ecnms21@yahoo.co.kr, www.ta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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