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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시스템 개혁

무용지물·기능중복·전문성 부족… 아직도 실험중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참여정부 시스템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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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시스템 개혁

2003년 6월11일 청와대 국무회의장. 노무현 대통령이 헌정사상 최초로 3급이상 공무원을 대상으로 인터넷 조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을 국무위원들이 대형화면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견제와 균형의 보좌기능을 확립하기 위해 청와대는 참여정부 출범 직전 내부 업무조정 작업을 마쳤다. 예를 들어 정무기능은 비서실장, 정책은 정책실장, 안보는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주요 권한을 배분하는 한편 보좌관에게는 자문역할을, 수석에게는 실행역할을 맡겼다.

특정 보좌관이나 수석의 정보독점을 사전에 배제하기 위해 ‘독대(獨對)보고 금지원칙’도 세웠다. 대통령이 주요 사안을 보고받을 때는 관련 부처 장관 또는 보좌관이나 수석 등 최소 2~3명을 배석시키도록 한 것.

그러나 이 같은 시스템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정무기능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이 함께 수행해 왔다. 그런데 정무수석실 폐지 후 한동안 거론됐던 정무장관실 신설이 백지화되면서 비서실장의 정무역할은 오히려 확대된 상태다. 정무기능은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정치권의 요구와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고 조정하는 일이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정무기능은 사실상 정지된 상태다. 취임 6개월째를 맞고 있는 김우식 비서실장은 대통령 탄핵국면뿐만 아니라 17대 국회 개원직후부터 터져나온 갖가지 정치적 갈등을 해소하는 데 아무런 역할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행정수도 문제로 빚어진 여야간 갈등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라크 파병 찬반을 놓고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에서 일고 있는 내분조차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이 여러 차례 천명했던 당청(黨靑)분리의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한 조치였다. 정무수석이나 정무장관을 두게 되면 대통령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괜한 오해를 사기 쉽다”며 “앞으로 당 문제는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고 노 대통령은 국정에만 전념할 생각이다. 앞일을 뭐라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정무기능은 당분간 부활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뒤로 가는 청와대 시스템

청와대가 정부 각 부처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해 전담수석제를 폐지한 것도 여러 차례 도마에 올랐다. 당초 목적은 과거 정부에서 수석·보좌관이 담당 부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발생했던 갖가지 불협화음을 방지한다는 데 있었다. 수석·보좌관의 역할을 대통령에 대한 순수한 보좌와 참모기능으로 제한했던 것이다.

목적은 순수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비판의 목소리가 여당 내부에서부터 터져나왔다. 지난해 6월 당시 민주당 이강래 의원(현 열린우리당)은 대정부질문에서 “부처 담당 수석비서관제를 폐지하다보니 청와대와 정부 각 부처를 비롯한 중요기관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갈등의 조정·통합 기능이 마비되어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교육정보시스템(NEIS) 도입을 놓고 교육부와 전교조간 갈등이 불거졌을 때 이를 전담하는 수석이 없는 까닭에 청와대 내 정책수석실과 민정수석실, 정무수석실, 참여혁신수석실에서 모두 관여했다. 하나의 사안을 놓고 4개의 수석실이 달려들어 혼선이 빚어졌던 것.

또 외교 및 국방과 관련해서는 국가안보보좌관 외교보좌관 국방보좌관을 비롯해 정책실장이 관여했고, 경제문제는 경제보좌관과 경제수석비서관을 거쳐 정책실장까지 조율을 거쳐야 해 과거 전담수석제 체제보다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청와대는 올해 5월 비서실 개편을 통해 공석으로 남아있던 정무수석비서관실과 참여혁신수석비서관실을 폐지하고 정책실을 정책기획수석비서관실과 사회정책수석비서관실로 확대했다. 그리고 정책기획수석비서관실 산하에 정책기획과 산업정책, 농어촌비서관실을 두고 경제관련 부처의 업무를 맡도록 했고, 사회정책수석비서관실에는 사회정책, 교육문화, 노동비서관실을 마련해 비경제 부처업무를 담당하게 했다.

청와대측은 이 같은 비서실 개편에 대해 “그동안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선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과거 전담수석제의 ‘일부 부활’이 아니냐는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 조직의 기초를 제공한 책 ‘대통령의 성공조건1’의 저자 중 한 사람인 한국정보통신대학 경영학부 이홍규 교수는 지난 1년6개월간의 청와대 시스템에 대해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 교수는 문제의 책에서 청와대 보좌시스템 중 기획·조정·평가 분야의 혁신방향에 대한 글을 썼다.

다음은 이 교수의 평가다. “과거 청와대 조직은 정치적 문화적 이유에서 권력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민주주의가 한 단계 성숙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런 권력집중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 그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청와대 조직간 견제와 균형 그리고 각 부처별 전담수석제 폐지였다. 견제와 균형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이고, 분화와 통합이 동시에 이뤄져야하는 것이 조직의 기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전제가 따른다. 첫째, 총리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 대통령과 총리의 역할을 나눠 대통령은 외치에만 전념하고, 일상적인 업무는 총리가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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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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