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쪽 접근로인 ‘무지개 다리’ 위에서 바라본 이과수폭포의 장관.
‘무지개 다리’ 입구에서 휴식을 취하는 방문객들.
위험해서 더 재미있는 정글탐험
폭포의 엄청난 규모를 설명하는 데는 감탄사 이외에 적합한 단어가 없다. 한참동안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나서야 주변의 작은 다리를 발견하게 된다. 서너 명이 가까스로 지나갈 수 있는 이 ‘무지개 다리’를 따라 지그재그로 이동하다 보면 폭포가 한층 가까이 다가선다. 이곳에서 바라본 이과수폭포는 단순한 물줄기가 아니라 한 편의 자연 다큐멘터리 그 자체다. 멀리서 보면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폭포는 저마다 다른 모양의 물줄기와 형태를 갖추고 있고 그 분위기 또한 제각각이다.
브라질 지역 전망대 바로 아래에서 내려다본 이과수폭포.
이과수폭포의 산책로에서는 야생너구리도 수시로 출몰하는 데 관광객을 늘 접한 탓인지 사람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먹이를 찾는 모습이 애완견이나 다름없다. 그밖에도 이 지역에는 맹수류인 재규어를 비롯해 푸마와 긴꼬리수달, 카이만악어 같은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하지만 관람객이 둘러보는 코스에서는 다람쥐 같은 작은 야생동물과 화려한 빛깔을 간직한 토코쿤부리새, 황금앵무새가 나타날 뿐이다.
정글탐험이 외관을 볼 수 있는 코스라면 보트를 타고 폭포 아래를 둘러보는 것은 폭포의 진면목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코스다. 거대한 물줄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빠른 속도로 물살을 가르며 질주하는 보트에서 본 폭포는 전망대와 다리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다이내믹하다. 짧은 시간에 거대한 폭포는 샅샅이 둘러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모양과 높이가 저마다 다른 현무암 바위층만 해도 훌륭한 볼거리다.
공포감 앞서는 ‘악마의 목구멍’
폭포 아래를 관람하기 위해 보트를 타려면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한다.
작은 보트를 타고 10여분 이동해 도착한 ‘악마의 목구멍’의 입구는 너무도 조용해 적막감에 젖을 정도다. 나지막한 현무암 바위 위에 자라난 나무와 잡초 사이로 난 다리를 건너면 물이 떨어지면서 만들어내는 무지개와 엄청난 소리에 경이로움보다는 공포감이 먼저 엄습한다. 사방이 낭떠러지로 둘러싸인 이 ‘악마의 목구멍’은 협곡의 깊이와 폭 또한 엄청나서 물보라가 지상에서 150m까지 튀어 올라간다. 폭포에 이르기 직전까지는 물결이 호수처럼 잔잔해 지형을 잘 모르는 인디언들이 이곳에서 자주 목숨을 잃어 붙여진 지명이라고 한다.
① 산책로 곳곳에 피어 있는 야생난초 에란기스 스트라툼. <br>② 이과수폭포 지역의 정글이나 숲에서는 몸체가 20cm가 넘는 커다란 나비를 수시로 볼 수 있다. <br>③ 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동물 이구아나.
흡사 호수처럼 고요한 ‘악마의 목구멍’ 상류. 자칫 실수하면 폭포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
사라져가는 맹수들
푸에르토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폭포 어귀에는 이 지역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표본을 비롯해 과거 이곳을 탐험했던 이들의 유물 등을 전시하고 있는 아담한 자연사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곳의 자연생태계는 물론 원주민의 삶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아쉬운 것은 수십 년 전에는 흔히 볼 수 있었다는 푸마와 재규어, 오셀롯, 아메리카테이퍼 같은 동물들을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을 애닯게 만드는 인류유산지역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