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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승만 전 대통령 며느리 조혜자 여사의 이화장 이야기

“남편 신발 겨우내 방에 들이라던 내 시어머니 프란체스카”

  • 김승훈 자유기고가 shkim0152@hanmail.net

이승만 전 대통령 며느리 조혜자 여사의 이화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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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외국에 나가신다고 들었습니다.

“하와이에 가요. 독립운동 하시던 분들의 근거지인 한인기독교회에 갑니다. 광화문을 본뜬 건물로 헌당식을 한다고 해서요. 닷새쯤 머물 예정이에요. 헌당식은 하와이 시간으로 6월3일 오후 5시에 하고요.”

-부군인 이인수 박사는 1961년 전주 이씨 종친회 추천으로 양자로 입적되신 걸로 압니다. 그때 이야기를 좀 자세하게 해주시죠.

“당시 하와이에서 지내시던 시아버님께서 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양자를 원하셨죠. 이순용씨라고 내무부 장관을 지낸 분이 계셨어요.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이고 전주 이씨예요. 시아버님께서 그분을 하와이에서 우리나라로 보내 전주 이씨 중에서 시아버님 조카뻘 되는 사람을 양자로 물색케 하셨어요. 제 남편은 양녕대군 17대손이고 시아버님은 16대손이셨어요.”

-대통령의 양자가 되는 만큼 조건도 까다로웠을 것 같은데요.



“여러 가지 조건이 있었어요. 우선 집안을 운영할 만한 나이가 되는지 봤지요. 학력도 보셨어요. 제 남편은 고려대 경영대학과 대학원을 나왔고 영어도 좀 하셨죠. 그리고 생가 시아버님이 양주 교육감이셨어요. 어느 정도 좋은 집안이라야 했거든요. 또 한 가지, 제일 중요한 조건은 장가를 안 간 총각이어야 했어요. 그래야 며느리를 고를 수 있으니까요.”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하와이에 머물던 1961년, 전주 이씨 양녕대군파 종친회는 이인수 박사를 추천했고, 이 박사는 그해 하와이로 건너가 이 전 대통령 내외에게 인사를 올렸다.

“세금도 못 낸다는 이화장에 시집갈래?”

이승만 전 대통령 며느리 조혜자 여사의 이화장 이야기

이화장에 전시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유물들.

이인수 박사는 대학원을 나온 후 숙명여대와 단국대에서 시간강사를 하고 있었다. 양자로 입적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대한민국 건국기’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귀국해 명지대 정외과 교수를 거쳐 법정대학장을 역임했다.

-이 박사와는 어떻게 만났습니까.

“저는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1965년에 스위스에 갔어요. 그곳에서 페스탈로치 아동촌 교사 겸 중앙일보 스위스 통신원으로 활동했죠. 그때 제네바 대사이던 한표욱 대사를 알게 됐는데, 그분은 시아버님 밑에서 독립운동을 하셨고, 주미공사도 지내셨어요. 시아버님의 심복이셨던 셈이죠. 그분의 중매로 1966년 국내에 들어와서 남편을 만나게 됐어요. 결혼은 시아버님께서 돌아가신 후 3년상(喪)이 끝나고 했어요. 1968년에 했죠.”

-대통령 며느리가 된다고 하니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

“친정어머님이 좀 꺼리셨어요. 당시 이화장은 세금도 못 낸다고 하고, 조각당이 무너졌다고 했으니까요. 좋지 않은 말이 많이 나도니까 고생할까봐요. 그리고 어깨의 짐도 무겁고, 시어머님이 외국 분이셔서 모시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하셨던 거죠.”

-대통령 며느리로서의 삶은 어땠습니까.

“솔직히 편안한 삶은 아니죠. 늘 조심하면서 살았어요. 하지만 보람 있는 삶이었어요. 국내외의 훌륭한 분을 많이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오스트리아의 오토 합스부르크 황태자 내외분이라든가 김옥길 총장님, 김활란 박사님 등 우리나라 여성 지도자들이며, 이범석 장군 내외분, 우리나라 심장병 어린이들을 많이 도와주고 가신 하지스 내외분, 연세대를 세운 언더우드가(家) 분들, 청량리 위생병원의 로고 박사님, 그밖에 우리나라 독립운동을 도왔던 분들, 건국기 유엔대표로 와서 도움을 주신 분들…. 본받을 만한 분을 정말 많이 만났어요.”

-대통령 며느리로 살면서 힘들었던 점이라면.

“아무래도 여느 며느리보다야 고달프죠. 대통령 영부인을 시어머님으로 모시며 이 큰 살림을 꾸려야 했으니까요. 경제적으로도 넉넉한 편은 못 됐어요. 우리 남편이 대학 학장까지 지내셨지만 여유 있는 편이 못 돼요. 저희 집안의 가훈이 안빈낙업(安貧樂業)이에요. 왕족의 후예로서 선비 정신과 지조를 지키며 사는 걸 미덕으로 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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