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후속 보도

과거사위원회, ‘신동아’가 보도한 ‘김익환 일가 고문사건’ 조사개시 결정

  • 박은경 자유기고가 siren52@hanmail.net

과거사위원회, ‘신동아’가 보도한 ‘김익환 일가 고문사건’ 조사개시 결정

2/3
이에 대해 유한범 과장은 “수십년 전에 발생한 사건인 만큼 피해자나 가족들은 너무 오래 기다려왔으니까 왜 빨리 처리 하지 않느냐고 조바심을 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진실규명이 중요하니까 각하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다 보면 정해진 기간이 지나 조사가 더디게 진행될 때가 있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결정통지서를 받고도 한동안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동안 청와대, 국정원, 국가인권위원회, 국회 등에 민원을 낸 것만도 여러 번.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번번이 그를 좌절시켰다. ‘관련기관에 통보해 처리토록 함(청와대)’, ‘국가 대상 소송은 규정 밖(법률구조공단)’, ‘공소시효가 지나 조사대상이 아님(인권위)’…. 그는 “지금은 국가기관(과거사위)에서 현장조사를 다녀가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어 덜 답답하다”고 했다.

국정원, “너무 오래된 일”

과거사위에 접수된 사건 중 김씨 사건을 포함한 인권침해 관련 사건은 297건이며, 이 가운데 현재까지 ‘조사개시결정’이 내려진 것은 10건(실제 사건은 7건. 동일 사건 피해자가 따로 신청서를 낸 중복사건이 있기 때문)에 불과하다. ‘각하결정’이 내려진 것은 35건이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제21조, 이하 과거사기본법)에 따르면 ‘진실규명 신청 내용이 그 자체로서 명백히 허위이거나 이유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각하결정’이 내려진다. 이렇게 보면 김씨 사건은 신빙성이 높고 진상조사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위원회측이 판단한 것이다.

과거사위측은 조사개시 결정에 앞서 피해자가 거주하는 광주와 중앙정보부 지부가 있던 여수, 사건 당시 피해자 일가족이 살았던 백야리 섬 등에 조사관을 파견해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김씨에 따르면, 조사단은 고문 사건의 발단을 제공한 황모씨(64세, ‘신동아’ 2004년 11월호 399쪽 상자기사 참조) 외에 기사에서 짧게 언급한 또 다른 관련자를 찾아내 사건 정황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과거사위원회 출범 전인 지난해 2월4일 국가정보원(옛 중앙정보부)이 김씨에게 보낸 민원 회신에 포함되어 있다. “귀하께서 2004년 12월 다시 청와대에 제출한 민원 내용의 사실여부를 확인해본 결과, 당시 여천군청 행정계장이던 임모씨도 ‘내무과장 이모씨와 함께 여천군청 관사를 방문, 민원인의 백부 김익환씨를 면회하고 담당 조사관(중정 여수지부)에게 선처를 부탁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내무과장 이씨’는 임씨와 함께 김익환씨가 중앙정보부 여수지부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해줄 수 있는 중요 인물이지만 이미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은 김씨에게 회신을 보내기 전, 김익환씨와 사건 관련자들이 당시 여수지부장으로 지목한 ‘천 소장’에 대한 소재 추적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국정원 회신에는 ‘천 소장의 소재를 파악한 바, 그는 1975년 10월 면직된 후 1980년 12월 미국으로 이민하여 1982년 11월 국내에 1회 입국한 이래 귀국사실이 없어 근황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되어 있다.

과거사위측은 ‘진실규명’과 ‘진실규명불능’ 결정을 앞두고 현재 국정원에 관련 자료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김씨는 지난 5월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둔 채 일주일이 멀다하고 서울과 광주 집을 오가고 있다. 서울의 동생 집에 사건 피해자인 어머니 강씨와 사촌누나 김씨가 기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분 모두 서울에서 수시로 병원에 다니고 있다. 또 진상조사 때문에 광주로 모시고 내려갈 수도 없는 처지다. 특히 사촌누나는 내가 옆에 없으면 불안해서 아무도 안 만나려고 한다”고 했다.

‘신동아’ 취재 당시에도 사촌누나 김씨는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극심한 대인기피증과 공포감, 불안감을 나타냈고, 알몸으로 고문당한 사실을 얘기할 땐 가슴을 움켜쥐고 가쁜 숨을 몰아쉬어 여러 차례 인터뷰가 중단되기도 했다. 함께 인터뷰에 응했던 강씨는 척추수술을 앞두고 몸이 아파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두 사람에 비해 그나마 건강상태가 양호했던 김익환씨는 올초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김기웅씨는 “지금도 어머니나 누나는 초인종 소리만 나도 숨고, 낯선 사람만 보면 놀라 주저앉는다. 사람을 매우 두려워하고 불안감이 심하다”고 했다.

2/3
박은경 자유기고가 siren52@hanmail.net
목록 닫기

과거사위원회, ‘신동아’가 보도한 ‘김익환 일가 고문사건’ 조사개시 결정

댓글 창 닫기

2022/08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