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히딩크나 아드보카트 감독은 월드컵이라는 시험을 코앞에 두고 부랴부랴 모셔온 ‘족집게 강사’였다. 이들 덕분에 기대 이상의 성적은 얻었지만 우리 축구는 여전히 기초가 부실한 편이다. 따라서 축구팬들은 베어벡 감독에게 차분하게 기본을 다져주는 가정교사 역할을 요구한다.
하지만 그의 앞날이 밝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축구협회는 그의 임기를 2년으로 못박았다. 그동안 ‘성적’이 좋으면 2010년 월드컵까지 지휘권을 주겠다는 것. 2년 동안 한중일 대회, 아시안게임, 아시안컵, 올림픽 예선 등이 이어지는데다, 대회 출전 기준도 국가대표, 23세 이하, 21세 이하 등 저마다 다르다. 그런 상황에서 눈앞의 성적에만 급급하다 보면 한국 축구의 체질을 개선할 기회는 또다시 사라질 수 있다.
그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 축구팬들은 결과 위주로 대표팀을 평가한다. 그런 부분이 대표팀을 새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내년 아시안컵 우승을 약속했다. 그가 쿠엘류나 본프레레의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히딩크처럼 한국 축구의 영웅으로 우뚝 설지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