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운동권 출신의 김 대표가 선배의 권유로 대우그룹에 입사한 뒤, 우크라이나 대우차 주재원으로 근무할 때 일이다. 한국 주재원을 경계의 눈초리로 지켜보던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그를 집으로 초대했다. 집으로 초대하는 것은 친구로 여기겠다는 의미. 그곳에서 우크라이나 직원은 김 대표에게 “우리를 인간 대접해주는 것이 매우 고맙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그는 사회주의가 얼마나 비인간적인지 절감했다. 자본주의 사회보다 더한 착취구조와 지도층의 폭력에 ‘인민’은 신음하고 있었던 것. 그가 또 깨달은 것이 있다. 한국인은 해외로 나가면 대부분 성공한다는 것과 한국이 개발도상국을 벗어난 경험과 민주화 경험을 저개발 국가들이 배우길 원한다는 것이다.
비록 그가 몸담았던 대우그룹은 해체됐지만, 그는 대우의 ‘세계경영’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려 한다. 압축적 산업화의 기적을 일군 개발연대 세대와 그처럼 민주화 운동을 했던 386세대가 함께 모여 개인과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고, 이를 통해 신(新)중산층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6월22일 사단법인 세계화경제포럼이 출범한 배경이다. 이사장은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신국환 의원, 공동대표는 김 대표와 이재윤 중앙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이상운 전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맡았다. 김 대표는 “한민족공동체가 국제사회 리더로 나서는 데 한몫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