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간단하다. 네이버는 엄청난 ‘수작업’ 끝에 검색결과를 내놓는다. 인기를 끌 만한 데이터베이스는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 재분류한다. 방금 끝난 월드컵 경기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모아놓은 것도, 유명 인사를 검색하면 프로필은 물론 사진과 주요작품까지 뜨는 것도 다 사람이 해낸 일이다.
그러나 구글은 수작업을 배제한다. 세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검색 엔진이 80억개에 달한다는 전세계 거의 모든 웹사이트를 샅샅이 뒤져 결과를 내놓는다.
수익 모델과 포털 운영 철학에서도 두 회사의 차이는 극명하다. 수작업을 중요시하는 네이버는 자의든 타의든 네이버 직원의 의도가 검색 순위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수작업이란 곧 사람이 개입했음을 뜻한다. 첫 화면에 인기 블로그와 검색어를 선정하고 뉴스를 배치하는 것을 보면 네이버가 사실상 정보에 대한 편집권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구글은 광고효과로 치면 수억원을 호가하고도 남을 첫 화면에 검색창만 달랑 띄워놓았다. 다른 정보는 없다. 검색 결과 순위도 네티즌의 클릭수를 계산하는 검색 로봇이 좌우한다.
수익모델을 살펴보자. 네이버에서 ‘꽃배달’을 검색해보면 광고비용을 지급한 사이트를 다른 사이트보다 먼저 보여준다. 하지만 구글은 검색결과창과 광고창을 따로 구분해놓았다. 광고주 사이트라고 해서 검색 결과에 높은 순위를 부여하지 않는다.
수작업을 좋아하는 네이버는 콘텐츠를 소유하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뉴스를 사들이거나, 네이버 까페와 블로그에 오른 각종 글·사진·영상도 자체 서버에 저장한다. 이 때문에 네이버는 ‘닫힌 포털’이라는 비난을 받는다. 네이버 까페나 지식인, 블로그 등 네이버 서버에 저장된 정보는 외부 검색 엔진이 찾지 못하도록 설정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다른 웹사이트의 인기 콘텐츠를 네이버 까페나 블로그로 퍼다나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네이버만 살고 개별 웹사이트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는 비난도 있다. 이와 비교해 구글은 검색 결과를 해당 사이트로 연결할 뿐이다.
이런저런 논란은 있지만, 네이버는 정보 분류 노하우와 신규 서비스 개발 능력에선 독보적이다. 세계적인 포털업체 구글의 한국시장 점유율을 단 3%로 묶어둔 것만 봐도 그 저력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화려한 성적 뒤에 숨은 운영 정책이 자칫 개성 넘치는 다양한 웹사이트의 출현과 진화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것이 걱정스럽다. 다양성은 인터넷 생태계를 유지하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