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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전문가가 본 ‘200승 투수’ 송진우의 생존 미학

버리고 또 버려라, 그러면 지혜를 얻을지니…

  •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lsggg@miraeasset.com

금융전문가가 본 ‘200승 투수’ 송진우의 생존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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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전문가가 본 ‘200승 투수’ 송진우의 생존 미학

송진우는 프로야구 선수 중 가장 일찍 연봉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돈보다 일을 좋아한다.

중장년층에 접어든 이들은 왕성한 구매력으로 소비시장을 좌지우지한다. 최근 들어 소형차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중대형차 판매량이 증가하는 것이나 중대형 아파트 선호도가 부쩍 높아진 것은 중장년층으로 성장한 베이비붐 세대의 취향 때문이다.

‘이상한 2관왕’

하지만 이들은 숫자가 많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의 삶을 살아야 하는 운명이다. 한국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과거의 고성장 국면에서 저성장 체제로 전환했다. 저성장 체제에서는 일자리가 성큼성큼 늘어나지 않는다. 자리는 늘지 않는데 경쟁은 치열하다. 그래서 이들의 행복지수는 그리 높지 않다. 행복 이전에 생존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포츠 세계는 경제용어로 표현하면 저성장 구조다. 1군에서 생존하지 못한 선수는 2군으로 밀려나야 한다. 1군의 엔트리 숫자가 정해져 있으니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으면 출장 기회가 없다. 도태되는 수밖에 없다. 송진우는 어떻게 해서 이런 저성장 논리를 가진 야구 세계에서 장수할 수 있었을까.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자기관리다. 성공의 요체가 자기관리라는 사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불문율이다. 같은 월드컵 영웅이라도 베켄바워나 펠레는 세계 축구계의 거물이 됐지만 마라도나는 약물중독과 난잡한 사생활로 주저앉았다. 베켄바워와 펠레가 귀빈석에서 월드컵 경기를 관전할 때 마라도나는 일반석에서 경기를 봤다. 물론 마라도나의 이런 모습도 소박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그는 길고 긴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야 했다.



송진우는 자신의 몸이 재산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담배는 입에 대본 적도 없고 술도 가볍게 마신다. 얄미울 정도로 몸에 나쁜 것을 멀리한다. 그리고 단 하루도 연습하지 않는 날이 없다. 훈련이 없을 때는 혼자 그라운드에 나가 연습한다. 그에게 연습은 삶의 일부분이다. 이런 자기관리는 자칫하면 주위 사람들을 떠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송진우는 다르다. 자기 것만 챙기는 사람에겐 아첨꾼만 남고 친구는 없는 법이다. 그는 팀을 위해 자신을 내놓는다. 자기 것을 버릴 줄 아는 것이다.

1992년 송진우는 다승왕과 구원왕을 함께 수상했다. 야구를 좀 아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다승왕과 구원왕을 동시에 차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것이다. 현대 야구는 철저히 분업구조다. ‘선발-중간계투(繼投)-마무리’로 이어지는 투수 로테이션을 따른다. 사실 다승왕과 구원왕 동시 석권은, 말이 좋아서 동시 석권이지 현대 야구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어떻게 송진우는 그 둘을 동시에 차지했을까.

“정말 골치 아팠어요”

당시 빙그레(현 한화)를 이끌던 김영덕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하기 위해 데뷔 3년차 에이스이던 송진우를 선발, 중간계투, 마무리를 따지지 않고 경기에 투입했다. 시즌이 끝났을 때 그가 출전한 게임은 팀 전체경기의 38%인 48게임이나 됐다. 팀의 우승을 위해 물불 안 가리고 등판했던 것이다. 당시 주변에선 잦은 등판이 짧은 선수생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했지만, 그는 팀 승리를 위해 철저히 감독의 명령에 따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송진우는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른다. 기록을 위해 승리를 조작했다는 비판에 휩싸인 것이다.

1992년 시즌 막판 송진우는 대학 1년 후배인 해태타이거즈(현 기아타이거즈)의 이강철과 다승 선두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다. 1승 차이로 단독 1위를 하거나 공동 1위를 하게 되어 있었다. 시즌 마지막 경기. 시즌 내내 선두 자리를 내놓지 않았던 빙그레는 경기 상황과 상관없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김영덕 감독은 초반 대량 득점을 하자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지던 한희민을 빼고 송진우를 투입했다. 다승 1위 타이틀을 주기 위한 김 감독의 ‘배려’였다. 김 감독은 “1년 내내 고생한 팀의 에이스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며 경기 후에 송진우 등판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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