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美 노틸러스연구소의 ‘북한군 戰時 연료수급능력 시뮬레이션’

“개전 24시간내 항공작전 불능, 5일내 함정 가동 중단, 비축유 바닥나면 장비 3분의 2 세워둘 판”

  • 강정민 핵공학박사·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jmkang55@hotmail.com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美 노틸러스연구소의 ‘북한군 戰時 연료수급능력 시뮬레이션’

2/4
美 노틸러스연구소의 ‘북한군 戰時 연료수급능력 시뮬레이션’

노틸러스연구소 데이비드 본히펠 박사팀의 북한 군사장비분류 데이터 시트.

해군 함정의 경우, 펜타곤 자료를 근거로 해 1990년 현재 북한에는 미 해군에서 ‘전함(ship)’으로 분류하는 규모의 선박은 없고, 대신 배수량 40~400t 규모의 함정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했다. 40척의 공격정과 400여 척의 초계정, 200척 내외의 수륙양용 상륙정과 미 해군 기준상의 잠수함 24대로 분류됐다. 역시 펜타곤의 분석에 따라 상륙정은 연 50시간, 잠수함은 연 100시간, 기타 선박은 연 800시간 훈련 및 작전에 임하는 것으로 추산했고, 이들 시간에 각 함정의 연료소비량을 적용해 전체 해군 함정의 연간 연료소비량을 산출해냈다.

여기에 무기 및 군수장비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와 막사 등 건물난방에 쓰인 연료, 일상적인 전기사용량까지 계산했다. 먼저 계산한 것은 북한군이 보유하고 있는 장비의 사용연한. 이를 근거로 현재 수량을 유지하기 위해 한 해 평균 추가로 생산하는 장비의 규모를 추산하고, 여기에 중국의 군수공장에서 제품을 만드는 데 투입되는 연료의 양을 적용해 총량을 유추했다. 난방·유지용 에너지량과 전기사용량은 북한군의 군사시설 면적을 추산해 역산했다.

15년 사이 군사 비중 두 배 증가

그 결과, 북한군은 1990년 한 해 동안 총 6만6233TJ(terajoules·1TJ는 1조J)을 소비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는 석유로 환산할 경우 158만t에 해당하는 규모. 지상군 수송장비는 6586TJ, 해군함정이 6792TJ, 항공기가 2648TJ, 각종 기갑장비가 2632TJ를 소비했다. 총 소비량의 70%에 육박하는 4만6640TJ는 막사 난방 및 군사시설 유지, 전기소비에 쓰였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후 2005년까지 북한군의 연료수급 상황은 훨씬 악화된 것으로 본히펠 박사는 평가하고 있다. 연료와 부속품 부족으로 인해 지상군 장비는 활동량이 1990년에 비해 13~20% 줄었고 공군의 연간 비행시간은 50~60%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해군 활동은 1990년의 75%, 군수생산활동은 80%에 불과하다. 시설난방에 소요된 석탄 및 석유 소비량은 1990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전기소비량은 1990년의 50%까지 줄어들었다가 2000년 이후 소폭 증가한 것으로 계산됐다.



이러한 감소치를 앞서 살펴본 각각의 장비 및 시설종류마다 구분해 적용하면 최근 북한군의 총 에너지 소비량을 추산할 수 있다. 미 군사당국의 자료를 근거로 삼을 경우, 1990년과 비교해볼 때 인민군 전체의 장비 수는 해군함정이 일부 증가한 것을 제외하고는 2000년 이후에도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지상군 병력의 수는 소폭 감소해 95만명 내외로 추산된다.

이들 수치를 종합하면 2005년 한 해 동안 북한군의 에너지 총 소비량은 대략 5만5000TJ(132만 석유환산t)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기간 동안 북한 전체가 사용한 에너지량 70만TJ(1670만 석유환산t)의 8%에 해당하는 규모다. 2005년에 한국이 소모한 1차 에너지 총량이 2억2900만 석유환산t임을 감안하면, 북한 전체는 같은 기간 그 13분의 1을, 북한군은 173분의 1을 사용한 셈이다. 본히펠 박사는 ‘신동아’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군사부문이 차지하는 에너지 비중이 이렇듯 높은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며, 인구대비 병력 규모가 최고 수준인 북한군의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美 노틸러스연구소의 ‘북한군 戰時 연료수급능력 시뮬레이션’

[표1] 항목별로 본 북한군 에너지 수요 : 2005

특히 2005년 현재 인민군은 북한을 통틀어 소비된 유류의 37% 가까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솔린과 디젤유는 총 수입·생산량의 50% 이상이 군사분야에 쓰인 것으로 추산됐다. 주요 부문별로 살펴보면, 트럭 등 운송수단이 소비하는 에너지 양과 해군함정의 에너지 소비량은 각각 5000TJ 내외이고, 항공기는 1500TJ에 못 미치는 정도다. 나머지 4만3000TJ는 일상소비량으로, 석탄을 때는 막사 난방과 군사시설 유지가 80%, 전기 소비가 20%를 차지했다(표1 참조).

2005년 한 해 동안 군사분야가 국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8%를 썼다는 결론을, 1990년 통계를 뽑아낸 앞서의 보고서와 비교해보면 매우 의미심장한 시사점이 나온다. 최근 15년 사이 군부의 연료소비 비중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1990년 당시 북한군은 전체 에너지소비량 150만TJ(3590만 석유환산t)의 4.2%를 사용하고, 석유 및 관련제품의 17.1%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다시 말해 9년 사이에 북한군의 에너지 소비가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두 배 가까이 높아진 셈이다. 유류 소비 비중은 두 배 이상 늘어났고, 석탄 및 전기 소비 비율은 1.5배가량 증가했다.

2/4
강정민 핵공학박사·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jmkang55@hotmail.com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목록 닫기

美 노틸러스연구소의 ‘북한군 戰時 연료수급능력 시뮬레이션’

댓글 창 닫기

2023/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