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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정보산업 선도하는 조명희 경일대 교수

“기술 세계화와 인재 배출, ‘두 마리 토끼’함께 잡는다”

  • 이권효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boriam@donga.com

지리정보산업 선도하는 조명희 경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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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없었죠. 공관이 1년 내내 손님들로 북적였으니까요. 이런 생활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손님 맞고 음식 준비하면서 신혼기간이 다 지나갔어요. 그런데 시아버님이 퇴직하고 서교동 집으로 이사를 하니 그 많던 손님들 발길이 뚝 끊어지더군요. ‘이런 게 권력 무상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 전 사령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직후 공직에서 물러났다. 조 교수는 지금도 시아버지를 가슴속에 모시고 산다. 정 전 사령관은 큰며느리를 무척 아꼈다고 한다. 사령관 시절엔 가족에게 “큰며느리 말은 무조건 들어라”고 엄명을 내렸을 정도였다. 그는 “시아버님의 격려가 없었다면 제2의 삶은 꿈꾸기조차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조명희 교수는 어린 남매를 대구의 친정부모에게 맡기고 경북대 대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35세이던 1990년 인공위성의 영상을 활용하는 원격탐사 분야를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리정보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으로는 국내 최초였다.

아편 밀반출을 막아내다

1994년 경일대에 자리를 잡은 그는 다음 해 ‘대구경북 GIS연구회’를 결성했다. 이 연구회는 1997년 한국지리정보학회로 발전했다. 한국지리정보학회는 현재 전국 30여 개 대학 교수 600여 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조 교수는 지난해 12월 이 학회 회장에 선출됐다.



“결혼하고 10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남편이 미국으로 유학 간 상태에서 아이 둘을 키우며 눈치보며 하는 공부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럴수록 적당히 강의나 하면서 안주해선 안 되겠다는 오기가 생기더군요. 세상에 필요한 무언가를 개척해서 반듯하게 만들어놓고 싶었습니다.”

경북대 등에서 시간강사를 하던 1992년은 위성정보기술 연구자로서 삶에 전환점을 맞은 해였다. 조 교수는 그해 자신의 연구역량과 기술의 무대를 국제적으로 확장했다. 그는 일본 나고야의 유엔지역개발센터(UNCRD)에서 주최한 ‘라오스 프로젝트’에 응모해 당당히 GIS 전문가로 채용됐다.

이 프로젝트는 GIS를 이용해 라오스 일대에 성행하던 아편 밀재배 현장을 찾아내는 작업으로, 유엔은 라오스에서 밀재배한 아편이 메콩 강을 통해 밀반출되자 그 정확한 루트를 찾기 위해 조 교수를 채용했다.

“베트남전 참전 경험 때문인지 시아버님께서 ‘목숨이 위험하다’며 거듭 말리셨어요. 저도 겁이 났지만 위성영상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곳으로 향했죠. 아편꽃이 피면 땅의 온도가 다른 곳과 달라지는데 그 현상이 위성영상에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결국 지리정보 시스템에 위성영상을 결합해 아편 재배지역을 정확하게 찾아냈어요.”

그는 이후에도 라오스를 수차례 방문하면서 메콩 강 일대에서 위성정보기술을 적용하고 자료를 확보했다. 당시 쌓은 경험은 지금도 하천 및 연안 연구의 토대가 되고 있다.

경일대에서 강의하던 무렵에도 자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위성탐사 분야의 연구가 활발한 일본 도카이(東海)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1998년에는 이 대학에서 GIS 관련 연구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로 돌아온 후 조 교수가 가장 관심을 쏟은 분야는 GIS와 관련한 인재 확보였다. 학부를 마친 학생들이 대부분 취업에 눈을 돌리자 그는 연구용역으로 따낸 자금과 개인 돈을 합쳐 장학금을 마련했다. 학생들이 마음놓고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실력을 쌓게 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GEO C·I에 입사하는 직원들도 가능한 한 대학원 공부를 하도록 했다. 그가 최근 5년 동안 제자와 직원의 대학원 학비로 내놓은 돈만 1억3000여만원에 달한다.

‘과학과 예술의 결합’

그런 지원에 힘입어 GEO C·I의 기술력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004년 대구시내 왕복 4차로 이상 도로에 설치된 가로등 4만3000여 개를 대상으로 가로등의 전력량과 고장 여부 등을 전자지도에 담고 원격제어할 수 있는 ‘가로등 정보관리 시스템’을 전국 처음으로 구축하는 한편, 경북도의 산불감시 원격탐사 시스템 등을 잇따라 만들어냈다.

지난해 화제를 모은 서울시내 지역별 열(熱) 환경분석 연구도 그가 기상청과 함께 이루어낸 작품이다. 또한 서울 청계천의 복원 전후 도시 주변 온도 변화에 관한 연구를 서울대와 공동으로 3년째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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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효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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