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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김광화의 몸 공부, 마음 이야기·마지막회

손님을 식구처럼, 손님은 집주인처럼

  • 김광화농부 flowingsky@naver.com

손님을 식구처럼, 손님은 집주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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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식구처럼, 손님은 집주인처럼

나비가 꽃을 찾듯이, 자연에 다가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몸짓도 이와 비슷한 게 아닐까.

몸과 마음에 대한 두려움

서로가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가지려면 미리 어느 정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책이나 홈페이지 ‘자연달력’ (www.nat-cal.net/)을 통해 우리 삶을 드러내고 있다. 회원들도 댓글이라든지 게시판에 이런저런 글을 올림으로써 서로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우리 또한 그분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친해질수록 궁금증도 많아지는 것 같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만나보고 싶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것이다.

얼마 전에 편지 한 통을 받았다. 32세 처녀가 보낸 편지였다. 손으로 또박또박 쓴 종이편지였다. 내용 가운데 일부만 옮겨보자.

“귀농을 하고 싶어요. 저 혼자요. 많이 막막해서 이 글을 씁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농부가 되고 싶었어요. 아저씨, 아줌마 농사짓는 방식대로 자연을 해치지 않고 오래 전 방식대로 제철농사를 짓고 싶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농사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더욱 또렷해져요. 어서 자리잡고 싶은 데 어디서 농사지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가지고 있는 이 돈(500만원)으로도 가능한지. 이웃 어른들 하시는 것 보고 물어가며 농사일을 시작할 수 있는지, 그밖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농사지을 땅을 소개받을 수 있는지, 주의할 것이 무엇인지, 아저씨 아줌마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많은 걸 느끼게 해주는 편지였다. 간절하지만 마음은 갈피를 잡기 어려운 처지가 느껴졌다. 아내와 상의해, 그 처녀와 비슷한 처지에서 농사를 시작한 한 이웃 여성을 소개해주기로 했다. 그에게 의논했더니, 편하게 오라고 한다.



그 손님이 오신다니 내 가슴도 부푼다. 모아둔 돈이라고는 500만원이 전부인 사람. 그러면서도 사람답게 사는 삶을 부단히 가슴으로 품고 있는 사람.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거라면 뭐든 도와주고 싶었다.

막상 만나니 손님은 별로 말이 없다. 아내와 함께 이것저것 물어보면 짧게 대답하거나 미소를 머금기만 한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집에서 하루쯤 머물다가 이웃한테 갈래요? 아니면 지금 갈래요?”

그러자 지금 가겠단다. 아내가 손님을 이웃한테 데려다주고 돌아왔다. 손님은 이웃집에서 한 열흘쯤 머물다 돌아갔다. 나중에 이웃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을 매우 열심히 도와주었다며 흐뭇해했다.

요즘 산골에는 호랑이 같은 맹수가 없다. 그렇다면 산골살이에 대한 두려움은 자연을 벗어나서 살아온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이 부분은 한두 마디 말로 쉽게 해결되는 부분은 아니다. 몸으로 부딪치면서 마음으로 이겨 나가야 하는 게 아닐까.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픈데…”

내가 누구보다도 반갑게 맞는 손님이 있다. 바로 아이 손님이다. 얼마 전에 우리 작은아이 또래인 동영이가 집에 찾아왔다. 동영이는 초등학교 5학년을 다니다가 학교를 그만두었다. 동영이 어머니는 우리 집에 얼마간 머물 수 없냐고 물었다. 나는 당사자인 동영이에게 생각을 물었고, 동영이는 내게 e메일을 보내왔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저는 동영이라고 해요. 아저씨가 제 생각을 들어보고 싶다고 해서 이렇게 편지를 썼어요. 저는 홈스쿨링이 뭔지 모르지만, 아저씨 아줌마가 쓴 책을 읽고 조금은 알았어요. 저는 우리나라가 좀 제대로 됐으면 좋겠어요. 특히 교육 부분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홈스쿨링을 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학교 교육이 별로 저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예요. 학교에서는 1교시 하고 10분 쉬고, 2교시 하고, 10분 쉬고(사실 요즘은 쉬는 시간이 거의 없다시피 화장실만 갔다 오는 걸로 끝나요). 하고 싶은 공부를 오랫동안 하고 싶은데, 학교 선생님도 마음에 안 들어요. 가끔 좋은 선생님을 만나지만, 2학년 때, 3학년 때 선생님은 정말 최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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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화농부 flowing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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