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 4.5km 안에 드는 지역에서는 반파 이상의 피해가 예상되는데, 북쪽의 경우 경복궁에 이르기까지 서울 시내 중심가가 모두 포함된다. 서울역, 서울시청을 비롯해 광화문과 남대문 일대의 건물은 대부분 반파되고 고층빌딩의 경우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중앙청사와 외교통상부 청사, 청와대도 피해범위 안에 있다. 서쪽으로는 마포와 서교동, 여의도 일부가 포함되며 63빌딩은 무너져내린다. 남쪽으로는 한강을 건너 상도동 및 동작동 일대, 동쪽으로는 반포와 압구정, 청담동 일대가 피해지역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 같은 직접피해를 통해 그 자리에서 사망하는 시민이 40만명, 이후 추가로 사망하는 시민이 22만명이 넘으리라는 게 시뮬레이션 결과다.
낙진에 의한 간접피해

<그래프2> 서울 용산 상공 100m에서 TNT 15킬로톤 위력의 핵폭탄이 폭발하는 경우 낙진에 의한 간접피해 범위. 예상 사망자 수는 84만명.
낙진에 포함된 방사선의 강도에 따라 사람이 당하는 피해의 정도도 다르다. 방사선의 강도와 인명피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200렘(rem·인체에 미치는 피해정도를 기준으로 한 방사선량의 단위) 이상의 범위에 있던 사람의 경우 혈액이상으로 2주에서 6주 사이에 최대 90%가 사망할 수 있다. 지

<그래프3> 서울 용산 지표면에서 TNT 15킬로톤 위력의 핵폭탄이 폭발하는 경우 낙진에 의한 간접피해 범위. 예상 사망자 수는 125만명.
반면 서쪽으로는 김포, 북쪽으로는 일산과 파주, 의정부 등의 신도시 지역은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피해지역에서 벗어나 있다. 서울에서도 은평, 도봉, 성북구 일대는 비교적 피해가 크지 않다. 구체적인 피해지역은 풍향이나 풍속, 우천 등 기상요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사망자 규모는 거의 차이가 없다.
종합해보면 100m 상공에서 폭발이 일어나 비교적 낙진이 적은 경우 84만명, 지면에서 폭발이 일어나 낙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125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최악의 경우 서울 인구의 10%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HPAC를 이용한 계산 결과 이 경우 핵폭풍과 화상 등에 의해 그 자리에서 죽는 사람이 30만명, 이러한 외상으로 인해 끝내 사망하는 사람이 10만명, 낙진에 의해 짧은 시간 안에 죽는 사람이 55만명, 낙진 피해로 끝내 사망하는 장기 사망자가 30만명가량 될 것으로 NRDC는 분석했다.
실제로 핵폭발이 발생할 경우 사망자 수는 이보다 증가할 수도 있다. 앞서의 시뮬레이션 분석에는 예측하기 어려운 추가 사망자 수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 곳곳에 있는 도시가스 저장소와 주유소 등의 폭발과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고, 폭풍에 의해 날아다니는 막대한 양의 유리파편에 희생될 시민의 숫자도 계산하기 어렵다.
‘유사 이래 최대 참사’
히로시마의 경우 피폭 4개월 후까지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 13만5000명이 사망했고, 나가사키에서는 전체 인구 19만5000명 가운데 6만4000명이 사망했다. 히로시마 사망자의 20%는 핵폭풍에 의한 외상이 사인(死因)이었고, 60%가 화상, 나머지 20%가 방사선으로 인해 치명상을 입었다. 이후에도 장기적으로 원폭 피해가 원인이 되어 사망한 이들을 합치면 희생자는 히로시마에서만 모두 20만명에 달한다. 피폭자와 그 후손들의 후유증은 고려하지 않은 숫자다.
60년 전의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비해 인구밀도가 훨씬 높고 고도로 도시화한 서울에서 핵폭발이 일어난다면 피해는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 비슷한 위력의 핵폭발이라도 핵폭풍과 열 등 직접피해로 인한 사망자 수만 여섯 배가 넘을 것이라고 NRDC는 분석했다. 지표면에서 폭발이 일어나 낙진 피해가 심각한 경우 이로 인한 사망자 수는 10배 이상이 되리라는 결론이다. 이후에도 수많은 이가 방사선 피폭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기형아 출산 등의 비극이 대를 이어 발생할 것이다. 서울에서의 핵폭발이 유사 이래 최악의 참사가 되리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