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호

거대 중국을 경영하라 외

  • 담당 구미화 기자

    입력2006-11-14 13: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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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 중국을 경영하라 외
    거대 중국을 경영하라 남상욱 지음

    중국이 위협적인 건, 급격히 발전하는 속도보다는 그 넓고 깊은 실체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1996∼98년에 이어 2003년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대사관 총영사, 중국 광저우 총영사로 일한 저자는 “특정 분야나 일정한 지역에 국한한 전문가는 있겠지만 중국이 워낙 넓고 복잡하기 때문에 중국 사정을 모두 꿰뚫는 전문가는 없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저자가 외교관으로서 중국 현지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중국을 분석한 대(對)중국 전략 지침서. 중국 공산당과 군사력, 전방위 외교, 전자통신과 자동차 산업, 부동산 투기 열풍, 통상 분쟁, 한국·일본과의 관계 등을 다루고 있다. 일빛/600쪽/2만4000원

    논두렁 밭두렁에도 명당이 있다 김두규 지음

    풍수학자 김두규 교수(우석대)는 풍수의 술사(術士)적인 면을 철저히 배격한 채 몇날 며칠이고 현장을 꼼꼼히 살피며 그 땅이 내뿜는 기운을 호흡하고, 마침내 땅이 들려주는 길흉의 이야기를 듣고 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땅이 들려준 60여 개 에피소드를 정리했다. 땅에 영향을 끼치는 산과 물길, 바람, 그 땅을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중에는 현대의 유명한 정치인도 있고, 백제와 신라, 고려와 조선의 왕과 신하, 이름 없는 백성도 있다. 터를 잘 잡아 정승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는가 하면, 번창하던 가문이 묘를 잘못 써 풍비박산 나기도 했다는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랜덤하우스/296쪽/1만2000원

    환멸의 문학, 배반의 민주주의 김명인 지음



    문학평론가인 김명인 인하대 교수가 2000년부터 정치와 문학을 주제로 신문과 잡지 등에 기고한 글을 묶은 책. 200자 원고지 10장 안팎의 분량의 짧은 글들엔 제목처럼 ‘환멸’과 ‘배반’으로 정리될 수 있는 이 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이 담겨 있다. 2004년을 전후로 이른바 ‘친노(親盧)에서 비노(批盧) 혹은 반노(反盧)로 선회했다’고 밝힌 김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과 그 언저리에서 한자리씩 차지한 왕년의 ‘진보’ 인사들이 자부하는 민주주의가 “형식적 민주주의이지 결코 민중의 생존권이나 공공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일 수 없다”고 비판한다. ‘쇼핑의 대상으로 전락’한 문학에 대해서도 ‘희망의 근거’를 발견하지 못한다고 토로한다. 후마니타스/372쪽/1만원

    가족 부활이냐 몰락이냐 프랑크 쉬르마허 지음, 장혜경 옮김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각종 정책이 쏟아지지만 절실하게 다가오지 않는 건,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고,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인식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일 게다. 그러나 이 책은 실질적인 사례들을 통해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걸 입증해 보인다.

    1844년 10월부터 6개월간 미국 돈너 계곡에 갇혀 사투를 벌여야 했던 70여 명의 서부개척민이 있었다. 40명의 희생자를 낳은 이 사건에서 가장 높은 생존율을 기록한 그룹은 독신 남성이 아니라 노약자가 포함된 대가족이었다. 15명의 독신남 중 단 3명이 살아남았다. 사망자와 생존자를 비교·분석한 결과 생존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조건은 가족이었다. 가족과 함께 있었느냐, 혼자 있었느냐가 생존을 좌우한 유일한 이유였던 것이다. 더욱이 대가족일수록 가족 구성원의 생존 기간도 길었다. 가족의 힘은 1973년 서머랜드 호텔 화재사건에서도 확인된다. 사망 51명, 부상 400여 명을 기록한 이 화재에서 가족 구성원의 67%가 서로를 찾기 위해 움직인 반면 친구 사이인 사람들은 75%가 자기 살길을 찾아 나섰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발행인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가족 해체 및 붕괴 위기에 직면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타주의를 가르칠 아이이며, 아이는 형제자매를 통해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운다고 강조한다. 나무생각/206쪽/1만2000원

    지구시민사회와 한국 NGO 박재창 지음

    NGO(비정부기구)에 의한 국제교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NGO학회장인 숙명여대 박재창 교수는 한국 NGO에 의한 국제교류가 지구시민사회 형성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쓴 이 책의 목표는 한국 NGO의 국제교류 실태를 체계적으로 조사·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한국NGO의 국제교류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 대안을 찾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 NGO가 교류의 방향성 내지 목적가치 정립 없이 교류를 확대할 경우 문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한국 NGO의 국제교류 활성화를 위해서 ‘NGO 국제화 교류재단’이나 ‘NGO 상근자 교육기금’ 등을 마련하자고 제안한다. 오름/336쪽/2만원

    거대 중국을 경영하라 외
    북위 38도선(전2권) 정원석 지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처 성혜림(2002년 사망)의 오빠 성일기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쓴 소설. 작가는 서울대 의대 재학 시절, 친구로부터 성씨를 소개받아 대학가 근처 다방이나 술집에서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토막토막 들은 증언을 한 편의 소설로 엮는 데만 10년이 걸렸다.

    경남 창녕의 대지주 문중의 종손인 성씨는 어머니를 찾아 평양에 갔다가 빨치산이 됐다. 전쟁 중 아버지는 혜림과 혜랑 자매를 데리고 월북했고, 그는 휴전 후 특무대에 체포됐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소설은 1949년 2월, 서울역에서 시작된다. 남로당 재정부장인 아버지 성유경은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경기중 입시를 준비 중인 아들을 개성에서 요양 중인 어머니에게 보낸다. 북한에서 러시아어를 독학한 성일기는 모스크바 유학이 좌절되자 회령에 있는 제3군관학교 1기생으로 입교해 훈련받은 다음 빨치산 유격대 제200지대에 배속된다. 1950년 6월25일, 빨치산 유격대는 인민군의 전면 남침에 따라 동해안을 종주해 경남 언양에서 활동을 전개한다. 그러나 인민군이 낙동강 전투에서 참패하자 남도부 부대는 신불산 일원에 고립돼 절명의 위기를 맞는다. 작가는 전쟁이 없었다면 함께 어우러져 학업에 매진했을 젊은 인재들이 남북으로 갈라져 대립한 전쟁의 참상을 안타깝게 그리고 있다. 교학사/각 320쪽, 308쪽/각 1만원

    사료로 읽는 미국사 한국미국사학회 엮음

    1492년 ‘콜럼버스에게 하사한 특권과 특전’부터 2002년 ‘본토안보법’까지 미국사 문헌사료 122편을 엄선해 엮은 책. 한국미국사학회의 전신인 미국사연구회가 1992년 8월 간행한 ‘미국 역사의 기본 사료’에 미국 사회사 및 여성사와 관련된 사료 22편을 보완했다. 17세기 후반 ‘노예제 성립’에서 1965년 ‘존슨 대통령의 왓츠폭동에 관한 성명’에 이르기까지 20여 편의 미국 흑인 관련 사료는 생생한 미국 흑인사를 머릿속으로 그려보게 하며 링컨 대통령, 케네디 대통령, 마틴 루터 킹 목사 등의 주옥같은 연설문도 실려 있다. 각 사료 앞부분에는 해당 사료의 배경과 유래를 상세히 설명한 해설을 덧붙여 독자가 역사적 관련 사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궁리/601쪽/2만5000원

    간 다스리는 법 이종수 지음

    독일 본대학 의대 종신직 교수로 있는 이종수 박사의 40여 년 임상 경험과 최근까지 세계 각국에서 거둔 간 질환 연구 성과가 고스란히 담긴 책. 기존의 내용을 수정하고 새로운 정보를 담느라 2002년판보다 분량이 220쪽이나 늘었다. 저자는 환자가 의사에게 설명 듣는 시간이 매우 짧은 한국의 의료 현실을 감안해 사례별로 자세하고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간경화증 말기에도 회생할 수 있는 치료법, 조기에 발견하면 정복할 수 있는 간암 치료법, 급성·만성·바이러스성·자가면역성 간염의 유형별 예방법과 치료법, 간이식, 페그인터페론 치료의 효과와 한계 등을 다루고 있다. 동아일보사/760쪽/1만5000원

    사람을 찾아, 먼 길을 떠났다 한수산 지음

    산문집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와 ‘내 삶을 떨리게 하는 것들’에서 일상에 잠자코 있는 여유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작가 한수산이 이번엔 향기로운 사람과 소중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총 3부로, 1부에서는 황순원, 박목월, 박용주 등 작가의 문학적 스승에 대한 회고와 더불어 한참을 돌아서야 다가갈 수 있었던 종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부에는 소설 창작을 위한 취재여행 중 일본 시베리아 쿠바 등지에서 접한 우리 민족의 꿋꿋한 삶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담겨있다. 3부에는 교통사고를 가까스로 피하고 인생을 새롭게 인식한 제자의 깨달음 등 평범한 사람들의 가슴 찡한 에피소드가 들어 있다. 해냄/392쪽/1만원

    조각가 김세중 김영나 등 지음

    세종로 한복판의 충무공 이순신 동상을 비롯해 국립극장 분수조각 ‘군무’, 국회의사당의 ‘애국애족의 군상’, 혜화동 성당의 ‘최후의 심판도’…. 공공 조형물 분야와 종교 조각에서 큰 업적을 남긴 조각가 김세중(1928~86)의 20주기를 기념해 그의 예술세계를 돌아본 책이 나왔다. 서울대 조소과 제1기생으로 1986년 국립현대미술관 준공·개관을 앞두고 숨진 김세중의 예술세계와 삶을 7명의 작가가 이야기한다. 고인은 김남조 시인의 남편이기도 하다. 학교를 졸업하자 후진을 양성하고, 국가의 문화 행정에도 참여하느라 온전히 작품에만 몰두할 수 없었던, 그러면서도 한국 미술의 한 세대를 책임졌던 예술가의 고민과 열정을 엿볼 수 있다. 현암사/168쪽/1만2000원

    거대 중국을 경영하라 외
    마르크스 평전 자크 아탈리 지음, 이효숙 옮김

    프랑스 최고의 석학으로 손꼽히는 자크 아탈리가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 카를 마르크스를 논했다.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 자크 아탈리가 새삼 마르크스를 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크 아탈리는 마르크스에 관한 수만권의 연구서와 수십권의 전기가 성인전 아니면 적대적인 시각에서 씌어졌을 뿐 적당한 거리를 둔 저서는 지금껏 없다고 지적한다. 마르크스를 정치 모험가, 금융 야심가, 가정의 폭군 아니면 예언자, 위대한 경제학자, 심지어 정신분석학의 아버지로 그린 책이 대부분이라는 것. 자크 아탈리는 그렇게 과장되고 왜곡된 마르크스의 견해가 쓰레기통으로 내던져진 지금이야말로 차분하고도 진지하게 마르크스와 그의 저서를 논할 때라고 말한다.

    저자는 마르크스의 주요 저작물을 그의 출신 배경과 개인적 또는 사회적 상황, 국제 정세 등 온갖 텍스트 속에서 해설한다. 마르크스와 그의 아버지, 아내 예니, 절친한 친구 엥겔스와의 내밀한 관계도 그려내고 있다. 그러면서 마르크스는 어떤 나라에서든 사회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믿은 적이 결코 없으며, 반대로 자유교역과 세계화를 예찬하고, 혁명은 오로지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자본주의를 극복함으로써만 가능하다고 예견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마르크스가 살던 19세기와 21세기의 유사성을 발견하고, 마르크스의 견해가 오늘날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드러낸다. 예담/768쪽/2만원

    세상을 바꾼 법정 마이클 리프·미첼 콜드웰 지음, 금태섭 옮김

    미국 현대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8건의 재판 과정을 담은 책. 캘리포니아 주 차장검사인 마이클 리프와 페퍼다인 로스쿨 교수인 미첼 콜드웰이 재판 과정뿐 아니라 피고와 원고측 변호인이 각자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펼친 변론과 판결 내용을 생생히 기록했다. 인간답게 죽을 권리를 둘러싼 안락사 논쟁, 매카시 광풍 속의 언론자유 투쟁, 여성의 투표권 행사를 가져온 사건, 포르노 잡지의 표현의 자유 논란, 흑인 노예가 자유인임을 선언한 아미스타드 판결 등 영화와 다큐멘터리로도 만들어진 역사적인 판결의 변론을 읽다보면 마치 법정에 앉아 있는 듯하다. 아직까지 국내엔 생소한 배심제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태섭 검사가 번역했다. 궁리/636쪽/2만5000원

    마빈 바우어, 맥킨지의 모든 것 엘리자베스 하스 에더샤임 지음, 안진환 옮김

    맥킨지 컨설팅 그룹을 이끈 마빈 바우어의 경영철학을 정리한 책. 마빈 바우어는 맥킨지의 창립자인 제임스 O 맥킨지의 권유로 1933년 5명의 컨설턴트, 엔지니어들과 함께 뉴욕에서 경영 컨설팅을 시작, 맥킨지를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회사 반열에 올려놓았다. ‘경영 컨설팅’이라는 직종이 그로 인해 생겨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빈 바우어는 1950년대부터 경력자 대신에 학교를 갓 졸업한 MBA 출신을 채용했다. 고객들이 아들이나 손자뻘인 컨설턴트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위험이 있음에도 그렇게 한 것은 컨설팅의 본질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문가’에서 분석 중심의 ‘문제 해결가’로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다. 스마트비즈니스/472쪽/2만원

    한국의 고전을 읽는다(전3권) 김명호 등 지음

    한국 고전문학 41편을 선정하고 해설한 책. ‘단군신화’ ‘홍길동전’ ‘춘향전’ ‘운영전’ ‘열하일기’ 등 교과서에서 비중 있게 다루는 작품은 물론 ‘바리공주’, 신유한의 ‘해유록’, 조위한의 ‘최척전’, 이옥의 ‘이언’처럼 다소 낯선 책들, 유희춘의 ‘미암일기’, 이덕무의 ‘이목구심서’, 홍대용의 ‘을병연행록’ 등 근래 새롭게 조명되는 책도 포함했다. 안대회(명지대), 이종묵(서울대), 심경호(고려대), 조현설(서울대), 진재교(성균관대), 신동흔(건국대) 등 국문학자와 한문학자 41명이 1작품씩 맡아 각자의 독법과 문제의식을 반영한 해설을 썼다. 휴머니스트/각 277쪽, 291쪽, 277쪽/각 1만2000원

    한국의 주민소환제 김영기 지음

    내년 7월1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주민소환제를 경상대 김영기 교수가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김 교수는 서론에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일탈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이며, 해결방법이 있는지 문제를 제기한다. 그리고 2장에서 그 문제의 원인을 대표민주제의 한계에서 찾고 그 대안으로 직접민주제를 제시한다. 제3장과 4장에서 미국과 일본의 주민소환제와 그것을 둘러싼 찬성론과 반대론을 소개하고, 제5장부터는 우리나라의 주민소환법 제정과정과 각 조항의 내용, 조항별 취지를 설명했다. 저자는 주민소환제가 시행되면 다수에 의해 선출된 공직자를 소수의 힘으로 해임할 수도 있는 만큼 악용되지 않으려면 성숙한 시민의식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영문화사/361쪽/1만5000원

    거대 중국을 경영하라 외
    한미 FTA의 마지노선 송기호 지음

    2004년 농업통상법 연구성과를 담아 ‘WTO 시대의 농업통상법’을 펴낸 송기호 변호사가 한미 FTA 4차 본협상을 앞두고 또 한 권의 책을 펴냈다. 부제 ‘악마는 각론에 숨어 있다’는 변호사들이 국제계약에서 염두에 두는 격언이다. 승부처는 각론에 있다는 뜻이다.

    한미 FTA 협상은 세계 최대시장이 우리 앞에 열릴 것이라는 ‘화려한 총론’을 앞세우고 있지만 정작 미국의 시장 장벽인 반덤핑에 대한 각론이 매우 빈곤하다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저자는 더불어 ‘쌀 문제’가 마치 최대 쟁점인 양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이는 미국이 정작 쟁점을 흐려 더 큰 이익을 챙기기 위한 눈속임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이 이른바 ‘4대 선결조건’을 내어주면서 협상을 시작했지만 ‘4대 최후조건’을 지키면 한미 양국의 균형적 거래가 가능하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첫째, 미국의 ‘투자자 국가제소 제도’ 요구를 받아들이지 말 것. 둘째, 식약 분야의 국민건강권에 관한 한 미국의 개입 통로를 공공성이 훼손되지 않는 수준으로 막아낼 것. 셋째, 우리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장벽’을 WTO 플러스 원칙(WTO 규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WTO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자유화와 개방을 상호 허락하는 것)에 맞게 낮출 것. 넷째, 미국에 한국 인력의 전문직 및 일반직 취업비자를 교역 비중에 걸맞은 수준으로 받아낼 것. 감정적으로 호소하지 않고, 핵심 각론의 구체적 요목을 따져 눈여겨볼 만하다. 개마고원/232쪽/1만원

    열정시대 한기호 지음

    이 책은 1982년 조그만 출판사 편집자로 출판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지금껏 출판계 한복판에 있어온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의 25년 출판인생에 대한 기록이다. 1983년 창작과비평사에 영업직원으로 입사해 15년간 수많은 책을 독자 손에 안긴 과정은 영업이 아니라 전투였으며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 돌아볼 땐 낭만적인 대목도 있다. 저자는 ‘타는 목마름으로’ 등 여러 종의 금서(禁書)를 몰래 내다 팔고, 수시로 경찰에 수색당하는 대학가 서점 주인들과 책에 관한 열정을 나누었으며, 당대 최고 지식인들이 토로하는 울분과 분노를 곁에서 지켜보았다. 지긋지긋한 그 시절을 이제와 돌아보는 것은 그 시절의 정신이 지금의 출판계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교양인/296쪽/1만2000원

    라운더바우트를 도는 산적과 말도둑 김웅진 외 지음

    영국의 길은 대부분 라운더바우트(roundabout)라고 하는 원형교차로가 신호등을 대신한다. 네댓 개의 길이 커다란 원을 중심으로 뻗어 어디에서 진입한 자동차이든 시계방향으로 돌다가 원하는 길로 빠져나가면 된다. 360도를 회전하면 들어온 길로 다시 나갈 수도 있다. 속도는 느리지만 약속을 지키는 운전자들 덕분에 신호등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평이다. 영국의 정치는 라운더바우트를 닮았다. 아무리 심각한 정치적 문제가 발생해도 의회정치의 질서는 엄격히 지켜진다. 이 책은 의회민주주의의 원형으로 여겨지는 영국의 민주주의 역사, 헌법과 국왕의 역할, 의회의 구성과 활동, 총리와 내각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르네상스/236쪽/1만2000원

    립스틱 바른 돼지 리오르 아루시 지음, 이연수 옮김

    ‘빛 좋은 개살구’ ‘돼지 목의 진주목걸이’ ‘립스틱 바른 돼지’…. 모두 허울 좋은 상품이나 얄팍한 눈속임을 일컫는 말이다. 기업의 본질은 바꾸지 않고 포장만 그럴듯하게 해 고객이 알아주기 바라는 기업의 눈속임 전략은 고객 중심 경영에는 치명타다. 이 책은 고객 중심 경영의 10가지 치명적인 실수와 10가지 성공전략을 담고 있다. 스타벅스는 커피보다 사람을 중심에 두어 성공한 경우다. 직원 복지를 향상시켜 손님을 대하는 손길을 부드럽게 한 것. 이밖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버진 애틀랜틱 항공, GE, 아베다, 디즈니 등 고객과 강력한 관계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 사례를 살펴본다. 교보문고/296쪽/1만2000원

    하늘여행, On The Air 강수정·이남훈 지음, 김윤해·이동화 사진

    한 폭의 그림 같은 하늘이 표지에 담긴 이 책은 제목도 낭만적이지만 그 안에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만 더는 금녀(禁女)의 영역이 아닌 공군의 일상을 남녀 공동 저자가 소프트하게 엮었다. 그동안 일반에 알려지지 않은 전투기 파일럿을 비롯해 전쟁 발발시 전군을 통틀어 가장 먼저 적지에 투입되는 까닭에 ‘특수부대 위의 특수부대’라 불리는 공군 CCT(Combat Control Team), 항공무기 통제사, 공군 기상부대, 테스트 파일럿 등 공군에 대한 정보가 글과 사진에 상세히 담겨 있다. 울릉도 부대원들의 혹독하면서도 처절했던 경험, ‘꼴찌’ 타이틀을 달고 살던 한 조종사가 ‘최우수 조종사’가 되기까지의 눈물겨운 도전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전나무숲/317쪽/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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