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호

환기미술관

추상미술과의 편안한 소통 공간

  • 글·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 사진 제공·환기미술관(www.whankimuseum.org)

    입력2006-11-06 17: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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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기미술관

    라망타블, 프랑수아 모를레.

    환기미술관

    07-Ⅶ-74, 김환기, 코튼에 유채.

    환기미술관

    무제Ⅰ, 다니엘 뷰렌.



    환기미술관

    017-018-019-020, 스테판 다플롱.

    서울 종로구 부암동 북악스카이웨이 입구 주택가를 지나다보면 색다른 건축물이 눈길을 끈다. 정문에 들어서면 잘 가꿔진 정원 사이로 고풍스러운 흰색 건물(본관)과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유리 건물(별관)이 조화를 이루며 서 있다. 도심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아늑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개인미술관인 환기미술관이다.

    미술관 본관은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룬 건축물로 부드러움과 편안함이 느껴진다. 미술관 안팎 곳곳에 갈림길이 있어 관람객을 당황스럽게 만들지만, 어느 길을 통해도 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독특한 공간 구조여서 전시된 작품들을 놓치지 않고 감상할 수 있다.

    환기미술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김환기(金煥基·1913∼74) 화백의 유지를 받들어 만든 미술관이다. 한국 추상미술 제1세대인 김 화백은 세련되고 승화된 조형언어로 한국적 서정주의를 정립한 작가로 유명하다.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파리와 뉴욕에서도 뛰어난 예술성을 평가받고 있다.

    환기미술관

    통유리가 특징적인 별관 전경.

    환기미술관

    고풍스러운 본관 전경.

    환기미술관

    본관 2층 전시실 내부.





    환기미술관

    매화와 항아리, 김환기, 유채.

    환기미술관

    운월, 김환기, 유채.

    환기미술관

    삼각산, 김환기, 유채.



    환기미술관

    7개의 음반으로 도려내진 타원형, 펠리체 다리니.

    김 화백 작고 후 부인 김향안(1916∼2004) 여사는 1989년 서울에 환기재단을 세우고 1992년 환기미술관을 개관했다. 당초 파리나 뉴욕에 미술관을 세우는 방안이 모색되기도 했지만 결국 서울에서 조망이 가장 좋다는 이곳 북한산 자락으로 결정했다. 미술관은 1997년 수향산방이 완공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는데, 재미 건축가 우규승씨가 설계했다. 김 화백이 생전에 구상했던 현대미술관을 구체적으로 실현한 것이라고 하니 미술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그의 열정과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미술관은 본관과 2개의 별관, 수향산방으로 이뤄져 있는데, 북한산과의 조화를 거스르지 않고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별관 1층에 카페가 있어 미술관을 관람한 후 조용히 차를 즐기며 자연을 음미할 수 있다.

    현재 환기미술관에서는 색채와 선(線)의 마술이 펼쳐지고 있다.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으로 12월3일까지 프랑스 작가 4인의 작품을 모은 특별전 ‘공간의 시각’전이 열리고 있는 것. 미술관 3층에는 설치미술의 대가 다니엘 뷰렌(68)의 작품이, 2층엔 펠리체 바리니(54)와 스테판 다플롱(34)의 작품이, 1층엔 기하학적 추상의 대표주자인 프랑수아 모를레(70)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저마다 독특한 색채와 선의 미학을 보여줘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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