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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는 죽지 않았다’

민자사, 정부 제출용 ‘4대 강 운하’ 제안서 마무리 중…

  •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운하는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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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는 죽지 않았다’

낙동강 운하 조기 추진을 위한 공동건의문을 채택한 영남권 5개 광역 단체장.

“운하 간 연결은 국민이 원하면…”

과연 이 대통령이 말한 ‘대운하’의 참뜻은 무엇일까. 한반도대운하 개념을 포함해 4대 강 운하와 경인운하를 모두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대운하’의 개념만 바꿔 지역별 운하는 추진하겠다는 말일까. 또 ‘대운하’가 어떤 개념이든 간에 앞으로 여론이 바뀌면 다시 추진할 수도 있다는 얘기일까. ‘신동아’는 이들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얻기 위해 청와대에 질의 공문을 띄워 정확한 답변을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끝내 공식 언급을 회피했다. 다만 국정기획수석실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님 말씀 액면 그대로다. 그걸 어떻게 해석하나. 그냥 그대로 이해해달라”고 부탁했다.

국토부의 운하추진단도 전격 해체한 마당에 청와대가 시민단체와 언론의 이 같은 질문에 명확한 언급을 회피하는 이유는 뭘까. 이는 어떤 형태이든 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운하에 대한 미련을 접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것은 아닐까. 또 행여 잘못된 언급을 했다가는 식어가는 촛불집회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기도 할 터이다.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 한반도대운하 TF팀장을 역임하고 이후 민간 차원의 운하추진을 진두지휘하며 청와대, 국토부와 의견을 조율해왔던 장석효 한반도대운하연구회 대표를 찾았다. 이 대통령이 진짜 운하를 접었다면 운하의 싱크탱크이자 자문을 맡고 있는 이곳부터 문을 닫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반도대운하연구회 사무실에는 그간 국토부 운하추진단 관계자와 운하 용역을 맡은 5개 산하기관 관계자, 민자컨소시엄 관계자가 수시로 드나들며 운하 관련 협의를 해왔다.

장 대표는 또 대통령직인수위 시절뿐 아니라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부터 한반도대운하에 대한 꿈을 같이 키워온 인물로, 대선 당시에는 한나라당 선대위 산하의 대운하특위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토목 분야에 있어 ‘대통령의 우뇌’, ‘리틀 이명박’ ‘이명박의 복심’이란 이야기를 듣는 인물로, 이 때문에 초기 개각 당시 국토부 장관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기자와 대화하는 내내 격양돼 있었고, “국토부가 이 대통령의 발언을 오버해 해석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토부의 직무유기

▼ 대통령이나 청와대로부터 운하와 관련해 연락을 받은 적이 있나.

“없다. 운하와 관련해서는 최근 한두 달 간은 일절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 전화한 적도 없고 청와대에 들어간 적도 없다.”

▼ 시민단체나 일부 언론은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을 운하 포기 선언으로 이해하는데.

“그분(이 대통령)은 모든 여건을 무시하고 다 접을 땐 어떤 조건을 붙이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렇게 짧게 한 줄로 이야기할 분도 아니다. 4대 강과 경인운하는 한다. 다만 운하를 서로 연결하는 개념의 한반도대운하만 국민이 찬성할 때까지라는 전제를 달아 후로 미뤘을 뿐이다. 대통령이 ‘국민이 반대하면 안 하겠다’고 한 것은 강의 연결부분이다. 조령터널이나 4대강 운하와 경인운하를 서로 연결하는 개념 말이다. 1차로 4대 강 운하와 경인운하를 하고 2차 연결은 국민이 원할 때 하겠다는 의미다.”

▼ 시민단체들은 지역의 4대 강 운하나 경인운하도 모두 반대한다.

“그렇다면 지역의 4대 강 운하와 경인운하를 열렬히 만들자고 호소하는 광역단체와 운하 주변 주민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우리 국민이 아닌가. 그리고 운하의 콘셉트도 예전과 완전히 바뀌었다. 지역에서 운하를 만들자고 하는 건 (한반도대운하처럼) 물류 기능 때문이 아니다. 당장 낙동강 하류에는 매년 홍수가 나고 수질오염도 심각하다. 영산강도 수질이 6급수로 썩은 물이다. 4대 강 운하는 말이 운하지 주운(舟運), 즉 수로(water way) 개념으로 보면 된다. 4대 강을 준설하고 주운보를 만들어 먼저 이·치수를 하고 생태하천을 조성해 수질을 보존하자는 거다. 그렇게 하다보면 자연히 수로는 만들어지게 되어 있다. 물류는 이제 운하의 주요 목적에서 제외됐다. 부차적인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한반도대운하도 마찬가지지만 새로운 개념의 4대 강 운하에 대해 제대로 설명 한번 한 적 없다. 이건 국토부의 직무유기다.”

‘운하는 죽지 않았다’

장석효 한반도대운하연구회 대표.

▼ 국토부에선 운하에 대한 용역도 중단하고 민간 건설사들의 운하 제안서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이건 순전히 내 개인 생각이다. 정부는 운하건 물길 살리기건 하천 정비이건 간에 그에 대해 연구해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정부는 최후의 보루인데 아무런 기준도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돈을 들여서 산하기관에 준 용역까지 중단해서야 되겠는가. 나는 잘못됐다고 본다. 민간 건설사들의 제안서를 받지 않겠다는 발상도 틀렸다. 민간투자법에 어긋난 발언이다. 민투법은 정부에 대해 민간사업자의 사업 제안을 받아 검증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검증을 한 다음에 거절을 하든지 협의를 하든지 결정해야 한다. 이는 국민을 무시한 결정이다.”

여기까지 장 대표의 답변을 정리하면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은 ‘지역 4대강 운하와 경인운하는 추진하되 그 연결부위는 여론이 허락하는 시점에 다시 추진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의 용역중단 조치와 민간제안서 거부 방침은 청와대와 국토부의 조율이 어긋났거나 국토부가 청와대에서 보낸 시그널을 과도하게 해석한 것으로, 민투법상 국토부는 민자건설사의 제안이 있으면 받아서 검토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게 장 대표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신동아’ 취재 결과, 이미 한반도대운하연구회는 지난 4월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함께 정리한 한반도대운하 계획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회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 측은 이미 당시에 낙동강과 한강을 연결하는 경부운하는 여론이 좋지 않아 뒤로 미루기로 하고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 4대 강에 운하를 모두 따로 만들기로 결정했다”는 것. 이 과정에서 각 운하 건설의 주목적이 물류 기능에서 4대 강에 대한 홍수방지와 수자원 확보 등 ‘이·치수용 운하’와 하천정비, 수질개선 등 ‘환경운하’로 변경됐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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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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