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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철녀들 ⑦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내정자

스캔들·부패·이중성…온갖 비판 극복케 한 힘은‘야망’

  • 허문명│동아일보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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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스타일은 그녀가 ‘목표 돌진형’이라는 데 기인한다. 일단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해 몰아가는 힘이 스캔들이 터져도 굴하지 않고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어나가는 힘이 되었다는 것이다.

스캔들이 없으면 좋겠지만 일단 터지면 되도록 뻔뻔하게(?), 그리고 대중이 충격 받을 정도로 전혀 예기치 못한 방법으로 대처해온 힐러리식 위기 돌파법은 남녀를 불문하고 야망을 갖고 성취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솔깃한 대목이다.

에드워드 클라인이 책에 쓴 대표적인 스캔들 몇 가지를 소개한다. 힐러리는 빌의 아칸소 주지사 첫 임기가 끝날 무렵 평판이 좋지 않은 선물거래 중개인에게 1000달러를 투자해 10만달러를 벌었다. 본인은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경제지를 구독하며 얻은 경제정보를 바탕으로 한 재테크”라고 했지만 당시 아칸소 정가에서는 새 주지사의 환심을 사려고 주변에 모여든 정재계 실력자들이 힐러리에게 정보를 흘려줘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불법거래 의혹을 제기했었다.

두 번째 스캔들은 그 유명한 ‘제니퍼 플라워스’ 사건이다. 1992년 클린턴의 뉴햄프셔 주 대통령 예비선거 기간 중에 술집 가수 출신인 제니퍼 플라워스라는 여성이 클린턴과 무려 17년 동안 연인 사이였다고 폭로함으로써 정계를 뒤흔든 일이다.

부패한 힐러리



클린턴은 즉각 CBS 시사프로 ‘60분’에 나와 해명했고 옆에는 부인 힐러리도 앉아 있었다. 그녀는 “남편 편을 들려고 나온 게 아니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결혼생활의 시련과 극복기를 상세하게 이야기함으로써 시청자의 동정을 사는 데 성공했다. 이날 방송을 탄 클린턴의 결백은 나중에 제니퍼가 옛날 클린턴과 나눈 통화 내용을 전격 공개함으로써 또 한번 정가를 떠들썩하게 했다.

‘힐러리 비리’는 1993년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더 크게 터져 나왔다.

우선 의료보험 개혁 실패다. 대통령 클린턴은 새로 구성한 행정부 주요 사업 중 하나로 의료보험 개혁에 착수하면서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힐러리를 앉혔다. 힐러리는 여기서 국민 전체를 의료보험에 가입시키고 의료 보장비를 낮추는 획기적인 마스터플랜을 제시했다.

실행만 된다면야 아주 좋은 정책이었지만 문제는 ‘돈’(세금)이었다. 결국 민주당 내 분열과 공화당의 맹공으로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다. 더구나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녀의 독단적인 성품과 비공개 행정처리를 선호하는 스타일이 구설에 올랐다.

결국 힐러리의 정치적 실패는 중간선거에서 상하 양원 모두 공화당이 승리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그녀는 이후 4년간이나 정치 무대에 설 수 없었다.

‘힐러리는 무려 1000쪽이 넘는 보건의료 법안을 마련한다는 미명하에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관료조직을 눈덩이처럼 불렸다. 그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을 포함한 의회 전체와 보건의료 부문 전문가들은 물론 언론까지 따돌리고 독주로 일관했다. 하지만 결국 그녀가 주창한 개혁안은 처참한 실패로 끝났고 이는 자신의 커리어에 큰 오점이 되었다.’(딕 모리스 ‘콘디 대 힐러리’)

정실인사 논란도 있다.

1993년 힐러리는 “백악관 여행국(旅行局) 직원들이 제대로 관리가 안 된다”며 직원들을 집단해고했지만 사실은 남편이 아칸소 주지사 시절 사귄 친구 부부에게 백악관 여행국 사업을 떼어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혹을 샀다.

힐러리는 이 사실을 당장 부인했지만 의혹이 터져 나온 얼마 뒤 ‘힐러리의 해고 명령을 무시한다면 엄청난 후환이 닥칠 것’이라는 백악관 행정 담당국장 메모가 공개되면서 결백은 빛을 바랬다.

같은 해에는 백악관 안에서 ‘사기꾼’으로 통할 정도로 평판이 나빴던 한 경호원이 공화당 정적들에 대한 수백건의 FBI 비밀서류를 수집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배후에 힐러리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가 불거지자 힐러리는 경호원을 “만난 적도 없다”고 부인했지만 한 백악관 인턴이 “두 사람이 백악관 복도에서 다정하게 인사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고 증언함으로써 또 거짓으로 판명됐다.

힐러리는 백악관 새 안주인이 되면서 인테리어 비용에만 40만달러를 썼는데 예산보다 25만달러나 초과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본인은 “개인 기부금으로 충당했다”고 했지만 의전비서관이 “예산을 초과했을 뿐 아니라 역사협회 기금에까지 손을 댔다”고 폭로함으로써 거짓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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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명│동아일보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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