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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독자들을 위한 이달의 경제보고서 ⑫

미래를 읽는 새로운 도구 예·측·시·장

  • 홍일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ilsun@lgeri.com |

미래를 읽는 새로운 도구 예·측·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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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도 주목

이처럼 조직 내부의 예측시장은 파편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취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센티브를 통해 다수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위계질서에 가려 보이지 않던 중요한 정보를 경영진에게 알려주거나, 진정한 전문가가 누구인지 가려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기존의 예측방법들과 달리 미래를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라는 정량적 지표를 도출함으로써 경영에 손쉽게 반영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에 따라 점차 많은 기업이 예측시장을 활용하기 시작했고 HP, 구글, 야후, 모토로라, 마이크로소프트, 베스트바이 등 글로벌 기업들도 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예측시장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2005년부터 2년 반가량 기업 내부적으로 예측시장을 운영한 구글의 경우를 살펴보자. 당시 구글의 사내 예측시장을 관리한 카우길과 경제학자 월퍼스, 지트제위츠에 따르면(2009) 구글은 2005년 2분기에서 2007년 3분기까지 분기마다 25~30개, 총 270개의 예측시장을 열었다. 이때 제기된 질문을 분류하면 수요예측 20%, 산업동향 19%, 제품성능 15%, 사내소식 10%, 의사결정 2%, 기타 흥미 위주의 시장 33%로 나타났다.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과 관련된 문제를 다수의 힘을 빌려 예측한 것.

또한 몇 년 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예측시장은 그 누구도 최고경영진에게 보고하지 못한 내용을 솔직하게 소통하는 도구가 됐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계층구조에서는 부정적인 내용을 상사에게 보고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모두가 아는 내용을 정작 의사결정자는 모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내에서는 프로젝트를 제때 마감하지 못할 것이란 회의적 시각이 다소 우세했지만, 최고경영진은 예측시장을 열기 전까지는 이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다. 하지만 예측시장에서 프로젝트 마감에 대한 계약이 상장되자 처음 16센트가 조금 넘던 가격이 2센트 언저리까지 추락했다. 결국 프로젝트는 예정보다 3개월 뒤에야 마무리됐다.

미래를 읽는 새로운 도구 예·측·시·장
비즈니스 관점의 활용 포인트



무엇보다도 예측시장은 시장을 예견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시장 참여자가 미래의 잠재 소비자임을 감안하면 예측시장에서 가격은 제품 출시 전 시장 반응을 알려주는 잣대라 하겠다. 또한 기업은 예측시장 참여자가 누구인지 아는 것만으로도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관심분야의 예측시장에만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화 흥행성적을 예측하는 HSX에서는 캐스팅조차 결정되지 않은 영화가 거래되고 있다. 투자 결정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HSX는 광고 및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영화사에 시장 참여자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기업은 예측시장을 활용해 내외부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기술 및 제품개발의 성공 여부를 예견할 수 있다. 웹사이트 InnoCentive에서 기업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와 상금을 제시하면 전세계 과학자들이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는 것처럼, 예측시장에서도 전문가의 베팅을 통해 개발 성공 여부를 예측하고 나아가 외부 전문가를 혁신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초기단계에 예측시장을 통해 성공 여부를 예상할 수 있다면 기업은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글로벌 제약업체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개발 중인 신약에 대한 미국 FDA 승인 여부를 예측시장에 게시한 결과, 성공 여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MIT와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공동으로 신약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예측시장 Pharmer′s Market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향후 혁신의 범위가 조직의 내부에서 외부로 확대되면서 예측시장은 새로운 협업도구로 주목받게 될 것이다.

아울러 예측시장은 지속적인 사업환경 모니터링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 기업의 사업 환경 분석은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시장동향을 지속적으로 반영하지 못할 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예측시장에서는 새로운 정보가 나타나면 사람들이 각자 정보의 영향력을 감안해 거래에 반영한다. 이 때문에 경영진은 가격을 통해 새로운 소식이 미치는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 게다가 거래소에 게시판, 블로그, 포럼 등 각자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새로운 소식이 소통되는 장을 만들 수도 있다. 이는 예측시장이 새로운 위기관리 방안일 뿐 아니라 희미한 신호(weak signal)를 감지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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