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단독 보도

“장성택 비리 목록 공식·비공식 통로로 北에 전달”

朴 정부 1기 국정원의 북한 붕괴공작 내막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장성택 비리 목록 공식·비공식 통로로 北에 전달”

2/3
“2015년 자유대한민국 통일”

“장성택 비리 목록 공식·비공식 통로로 北에 전달”

노동신문 10월 14일자 1면에 40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의 사진이 실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의 견해는 다르다.

“김정은이 핵심 간부를 측근으로 교체했으며, 충성심이 부족한 이들을 해임 또는 숙청했으므로 단기적으로는 북한체제의 안정성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북한에는 장기간 2인자가 존재하지 않았다. 1953년 미국의 간첩으로 몰려 숙청된 박헌영은 분명한 2인자였다. 각각 1967년, 1969년 종파분자로 몰려 처형된 박금철, 김창봉은 실제적 2인자였기에 숙청됐다. 1968년 김일성 유일영도체제가 완성된 후 북한 권력집단에 2인자는 없었다. 김정일 집권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정은이 등장하고 한국 언론에서 2인자로 부르던 이영호, 장성택, 최룡해는 숙청되거나 지위가 강등됐다. 그중 장성택은 종파분자로 낙인찍혀 처형됐다. 그렇다면 황병서는 어떨까. 김영환 연구위원의 견해는 이렇다.

“호위총국 소속으로 보이는 사복 경호원과 최룡해, 김양건의 언행으로 볼 때 명실 공히 2인자로 인정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이 △공식 직위 △수령의 인정 △실질 권력 △대외적 공개, 이 4가지 면에서 2인자의 지위를 인정한 것은 박헌영 숙청 이후 61년 만이다. 황병서도 다른 사람처럼 밀려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쉽게 밀려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과연 그럴까. 북한의 독특한 군주제적 정치문화에서 2인자가 존재하는 게 가능할까. 그렇다면 박헌영, 박금철, 김창봉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독재 권력자는 2인자를 의심하게 마련이다. 두 사람이 반목하면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박근혜 정부 ‘1기 국정원(남재준 원장)’이 북한의 2인자(실제로 2인자였는지 확인된 바는 없다)를 흔드는 다수의 공작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통들은 “장성택, 최룡해와 관련한 공작이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북한 노동당에 가입한 한국인 명단을 입수하려는 시도도 있었다고 한다. “봉쇄·압박을 통해 북한을 붕괴해 통일을 추진하는 것이 남 전 원장의 목표였다”고 한 소식통은 말했다. 이 같은 국정원의 공작이 성공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견해는 엇갈린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12월 24일 남 전 원장이 핵심 간부 송년회에서 “우리 조국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시키기 위해 다 같이 죽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 송년회 참석자는 조선일보에 “2015년에는 자유 대한민국 체제로 조국이 통일돼 있을 것” “국가보안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조국 통일을 위한 ‘구체적 플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남 전 원장은 이 보도 내용을 부인했으나 소식통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2013년 초부터 ‘구체적 플랜’을 가동한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장성택의 비리 목록을 작성해 공식, 비공식 경로를 통해 북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정은과 장성택을 분리하는 이간책(離間策)을 구사한 셈이다. 한국의 국정원과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는 중국에서 접촉하게 마련이다. 장성택 숙청은 조직지도부와 국가안전보위부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장성택 측근 접촉

“장성택 숙청에 실제로 영향을 미쳤다는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 소식통은 “장성택 판결문에 재정 사용의 문제점, 비자금 유용 등 돈 문제가 등장한다. 우리가 넘겨준 것과 비슷하다. 적어도 우리 정보를 이용한 것만큼은 사실이다”라고 답했으나 장성택 판결문에는 돈 문제 외에도 다양한 비위 혐의가 등장한다. 이 소식통은 “VIP(대통령)에게는 이런 사실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 남 전 원장 성격이 원래 그렇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중국에 나와 있는 장성택 측근들과도 은밀하게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 언론에 ‘김정은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장성택이 대안’이라는 보도가 나오게 해 김정은과 장성택을 분리하려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국정원은 지난해 12월 3일 국회 대면 보고를 통해 장성택이 실각했다고 발표하면서 정보력을 과시한 적이 있다. 발표 내용은 이랬다.

“노동당 행정부 내 장성택의 핵심 측근들에 대한 공개 처형 사실이 확인됐으며 장성택도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인다. 보위부에서 장성택 심복에 대한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 내사에 들어가는 등 일부에서 견제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장성택은 공개 활동을 자제해왔다.”

“장성택 비리 목록 공식·비공식 통로로 北에 전달”

10월 4일 인천아시아경기대회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왼쪽부터).



2/3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록 닫기

“장성택 비리 목록 공식·비공식 통로로 北에 전달”

댓글 창 닫기

2020/0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