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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美·中 사이 한국의 중립은 中과 조공관계로 돌아가는 것”

미국 보수주의 거두 에드윈 풀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 작심발언

  • 대담·구해우 미래전략연구원 원장 정리·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美·中 사이 한국의 중립은 中과 조공관계로 돌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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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서울 관계 생산적”

▼ 당신을 ‘보수주의라는 거대도시의 판테온’이라고 묘사한 뉴욕타임스의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풀너 박사가 없는 미국 보수주의 운동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당신이 미국 보수 정치와 정신사에 남긴 가장 큰 업적은 뭐라고 봅니까.

“내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은 내가 건설한 기관입니다. 헤리티지재단을 말하는 겁니다. 나와 동료들이 처음 싱크탱크를 꾸렸을 때는 별 볼일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영구적으로 이어지면서 영향력을 행사할 싱크탱크로 성장했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은 현재 워싱턴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앞으로도 그러한 역할을 할 겁니다.”

▼ 한국과 관련한 질문을 하고자 합니다. 21세기 한국의 외교 전략 중 중요한 것이 한미동맹과 한중협력의 조화라고 하겠습니다. 한국이 중국에 다가서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워싱턴에서 나오는 것으로 압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직설적 화법으로 “미국은 언제나 한국 편에 서왔다. 한국도 미국의 편에 서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현재의 한미동맹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내 생각에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매우 좋은 모습입니다. 아시아에서 미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미국인들은 현재의 워싱턴-서울 관계가 생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박근혜 대통령과 20년 가까이 알고 지낸 것을 굉장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나와 아내가 박 대통령을 미국의 우리집에서 맞이했으며, 반대로 한국에서 박 대통령의 환대를 받는 영광도 누렸습니다. 나와 박 대통령은 서로의 생각(ideas)을 교환하기도 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당선 후 미국을 처음으로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서로에 대해 많은 부분에서 공감(sympathy)하는 것도 목격했습니다.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워싱턴의 외교 정책 초점이 중동으로 가 있는 상황에서 더할 나위 없이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한국과의 관계를 무척 자랑스러워 합니다.”



“중국에 事大하길 원하나”

▼ 국가 미래 전략과 관련해 한국의 일부 좌파 학자는 중립화 모델을 이야기합니다. 아시다시피 핀란드가 냉전시대 소련과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와의 관계에서 중립적 정책에 기초한 실리 외교를 펼친 바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도 G2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앞으로 중립 모델을 만드는 게 현명하다는 논리입니다. 이 같은 모델을 한국에 적용할 수 있다고 봅니까.

“핀란드화 모델을 말하는 건가요? 결론과 관련해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한국인이 무엇을 원하는가입니다. 한국인이 자신들의 이익, 한국의 국익, 한국인의 미래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에 위치하는 것이 좋다고 믿습니까, 아니면 한국인이 한국과 미국이 60년 넘게 공유한 비전이 옳다고 믿습니까. 내 생각에는 이 질문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나는 대부분의 한국인이 미국과 공유한 비전이 옳다고 여긴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중립적 위치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과는 기꺼이 토론할 용의가 있습니다. 자유와 비(非)자유 사이에는 중립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이라는 것은 한국과 중국이 오래전의 조공 관계로 되돌아간다는 뜻입니다. 한국인은 한국이 중국에 사대(事大)하는 나라가 되기를 원합니까. 그것은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14억 인구의 중국에 한국은 작은 지방일 뿐입니다.”

핀란드화 모델(finlandization)은 1960년대 서독에서 생겨난 말로 냉전시기 소련과 핀란드의 관계를 빗댄 표현이다. 한 나라가 자주 독립을 유지하면서 대외 정책에서 이웃한 대국을 건드리지 않는 것을 뜻한다. 1871~1940년 독일과 덴마크의 관계를 설명할 때도 이 낱말을 사용한다. 핀란드인은 이 단어를 모욕적인 것으로 여기면서 “서방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소련과 친하게 지낸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냉전시기 미국의 대외 정책 전문가들은 일본과 서유럽 일부 국가가 핀란드화해 반(反)소련 정책을 취하지 않는 것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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