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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민 기자의 여기는 청와대

어디서 어느 정상 만나든 “통일 지지 성명 부탁해요!”

朴대통령 외교행보 맥락 읽기

  • 동정민 │채널A 청와대 출입기자 ditto@donga.com

어디서 어느 정상 만나든 “통일 지지 성명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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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냐, 중국이냐

외국 정상에게 한반도 통일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낼 때는 “한반도 통일이 귀국의 경제적 이익과 안보적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중국 동북 3성, 러시아 극동 지역 등은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저개발 지역이다. 박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정상들에게 “통일이 되면 북한과 인접한 이들 지역이 경제적으로 크게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가령 부산에서 유럽까지 철도로 이어지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먼 미래의 비전이기도 하지만 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어내는 유인책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이 공을 들이는 두 번째는 통일이 닥쳤을 때 남한 내 갈등이 불거지는 것을 막기 위해 통일 공감대를 넓히는 일이다. 박 대통령은 젊은 세대들이 통일에 대해 반감이 큰 것을 우려한다. 통일의 ‘대박’ 효과를 가장 많이 누릴 수 있는 세대가 그들이지만, 정작 젊은 세대들은 통일이 되면 자신들이 치러야 할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박 대통령은 통일 헌장을 제정할 때 “젊은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들라”고 주문했다.

세 번째는 통일 독일보다 큰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통일 준비를 미리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만든 기구가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다. 박 대통령은 통일준비위에 통일 이후 연금 문제, 고속도로를 포함한 국토개발 문제, 복지 문제 등 구체적인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9월 미국 순방 때 뉴욕 연구기관 간담회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출국 시간에 쫓겨 기자들에게 미리 배포한 대통령 발언을 실제로는 대통령이 하지 않으면서 이를 취소하는 해프닝이 발생한 것. 일각에서는 중국이 상당히 불쾌해할 만한 내용이었다는 분석도 있지만, 대통령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많다.



“한중관계와 미중관계도 제로섬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통상·투자, 북핵·통일 문제 등 여러 측면에서 중국의 기여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전제로 한중관계를 조화롭게 발전시켜 가고자 하며 중국도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 한국이 중국에 경도됐다는 견해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한미동맹의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청와대는 이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중 한 나라를 선택하는 식의 냉전적 발상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한다. 대중 무역액이 대미, 대일 무역액을 합친 것보다 많고, 한중 FTA가 체결되면 한중 간 무역 의존도는 더 커진다. 안보 측면에서도 박 대통령은 지난해 시진핑 주석과의 첫 만남에서 최고위급 안보 대화체 신설에 합의해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이 논의를 시작했다. 향후 남북관계를 협의하는 데도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요청을 받고 북한에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DMZ(비무장지대) 세계평화공원 구성에 참여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개성공단 국제화도 중국이 들어오면 속도가 붙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기본 안보 축은 한미동맹이다. 대통령 당선 이후 일부 참모들은 첫 순방지로 중국을 건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미국을 택했다. 취임 첫해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접견한 인사도 미국 인사 14건으로 중국 인사(5건)보다 훨씬 많다. 한미동맹이 두터울수록, 한중관계가 발전할수록 중국과 미국에 우리나라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는 게 청와대의 생각이다.

박 대통령은 미중관계가 좋아야만 남북 문제도 잘 풀릴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대선 전부터 내비쳤다. 대통령이 쓴 2011년 ‘포린 어페어스’ 기고문은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의 개혁을 유도하고자 하는 중국의 노력은 미중관계가 얼마나 협력적이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다. 미중관계가 발전할수록 북한의 비정상적 행태는 미국과의 관계 증진을 희망하는 중국의 입장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반대로 미중관계의 긴장은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외교게임을 시도하게 만들어 결국 북한의 비타협적 태도만 강화시킬 것이다.”

앞길 험난한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박 대통령은 미중 간은 물론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도 중재 역할을 하고자 했다. 나아가 한중일 3국이 유럽처럼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통합하는 방안도 꿈꿨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장애물이 역사와 영토 문제라고 봤다. 이 때문에 원자력, 사이버 안보 등 나라 간에 이견이 없는 연성 이슈부터 함께 논의해서 신뢰를 쌓은 뒤 역사, 경제, 안보 등 어려운 의제까지 논의하자고 생각했다. 이른바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이다.

청와대는 여기에 북한까지 참여시키면 북핵 문제 해결에 별로 기여하지 못한 6자회담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여겼다. 북핵 문제만 논의하는 협력체가 아니라 다양한 이슈를 함께 논의하다보면 신뢰가 쌓여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였다.

그러나 일본 아베 정권의 우경화로 이런 구상은 틀어졌다. 한국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중국으로 무게추가 쏠렸다. 취임 이후 한중 정상회담은 5차례나 열렸지만 한일 정상회담은 미국의 요청으로 이뤄진 한미일 정상회담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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