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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태 리포트 Ⅱ

“하나 낳는다면 아들보다 딸!”

성비(性比)가 바뀐다, 확!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하나 낳는다면 아들보다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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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동아시아 6개국 중 한국이 ‘여아 선호’ 으뜸
  • ● 남성 경제적 능력 저하가 큰 요인
  • ● 20·30대는 딸, 50·60대는 아들 선호
“하나 낳는다면 아들보다 딸!”
딸 셋 중 막내로 태어난 김가연(34) 씨는 어릴 적 동네 할머니들이 혀를 차며 하던 말을 지금도 기억한다. “아들이 하나면 부족한데 언제 둘 낳으려고….” 그런데 김씨가 결혼해 아들 둘을 연달아 낳자 주변의 반응은 완전히 달라졌다. “목메달이구나.” ‘목메달’은 금메달도, 은메달도 아닌 ‘목 매달’ 일이라는 비유다. 김씨는 “심지어 평생 손자 노래를 부르던 친할머니마저 ‘여자한테는 딸이 있어야 하는 긴데…’ 하더라”고 했다.

두 아들을 둔 최지미(32) 씨는 2년 전 남편과 친정엄마의 반대를 무릅쓰고 셋째를 낳기로 결심했다. 당장 남편 속옷을 트렁크 팬티에서 삼각팬티로 바꾸고 배란일 2~3일 전에 부부관계를 가지려고 애썼다. ‘딸아들 구별해서 낳는 법’(고려문화사, 2012)에서 산부인과 의사인 저자가 코칭한 ‘딸 낳는 법’을 따라 한 것이다. 최씨는 “병원에서 딸이라는 말을 들은 날 기뻐서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한국이 ‘딸 선호’ 가장 강해

남아선호사상이 빠르게 사라진다는 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쉽게 감지된다. TV에선 ‘딸 바보’를 자처하는 아빠들이 종횡무진하고, 인터넷에선 딸과 주고받은 다정한 카톡 문자를 공개하는 글이 자주 눈에 띈다. ‘딸아들 구별해서 낳는 법’을 출간한 고려문화사 안성희 씨는 “딸 둔 집에서 아들 낳기 바라는 마음보다, 아들 있는 집에서 둘째는 꼭 딸이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훨씬 더 크더라”고 전했다.

통계청의 출생성비 집계에서도 이런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난다(그래프1). 출생성비는 1990년 116.5(여아 100명당 남아의 수)로 정점을 찍은 이래 꾸준히 떨어져 2007년 이후 정상성비 구간(103~ 107)으로 들어왔다. 2013년 출생성비는 105.3으로 1981년 출생성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최저 수준이다. 정상성비 구간을 벗어난 지역은 전국에서 경북(108.2)이 유일하다. 특히 셋째 자녀 이상의 출생성비를 보면 드라마틱한 감소를 확인할 수 있는데, 2003년 136.9에서 2013년 108로 10년 사이 크게 낮아졌다.



그렇다면 자녀 출산 시기에 있는 가정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도 아들 선호에서 딸 선호로 바뀌었을까. 최근 이와 관련한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은기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쓴 논문 ‘동아시아 사회의 자녀 성 선호’( 2013년 겨울호 수록)가 그것이다.

‘만일 귀하가 자녀를 한 명만 갖는다면 아들이 좋습니까, 딸이 좋습니까?’ 은 교수의 논문은 이 질문에 대한 동아시아 6개 사회(한국,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 베트남)의 응답을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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