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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싶으면 일찌감치…이혼 재혼 삼혼도 속전속결

30~40대 ‘돌싱’ 급증, 결혼시장 新풍속도

  • 박은경 객원기자 | siren52@hanmail.net

‘아니다’ 싶으면 일찌감치…이혼 재혼 삼혼도 속전속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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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이라도 젊을 때…”


지난해 혼인 건수는 전년보다 5.4% 감소해 혼인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 증가가 주요인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이혼은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돌싱이 늘고 재혼 시장 규모가 커지자 관련 업계는 빠른 행보로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 재혼을 특화한 결혼정보업체가 생겨나면서 기존의 재혼 전문 업체는 물론 초혼에 비중을 두던 업체들까지 재혼에 포커스를 맞춰 조직 개편을 하는 등 재혼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한부모가정지도사, 심리상담사 등의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재혼전문 커플매니저로 배치하기도 한다. 재혼에 제약이 될 수 있는 자녀 문제, 이혼에 이른 속사정 등을 심층 상담을 통해 면밀하게 파악해 재혼 성사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인터넷과 모바일에는 돌싱을 겨냥한 사이트와 카페가 속속 등장한다. 인위적인 만남을 원하지 않는 돌싱을 위해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을 기회를 제공한다. 이혼한 젊은 층은 돌싱 전문 소셜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짝을 찾기도 한다.

지난해 이혼한 30대 중반 이준호(가명) 씨는 결혼생활 1년을 넘기지 못했다. 연애 시절엔 미처 몰랐던 아내의 의존적, 집착적 성격이 함께 살면서 엄청난 부담감과 책임감, 갑갑함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결국 성격 차이로 아내와 헤어진 이씨는 이혼 4개월 만에 결혼정보업체 문을 두드렸다. 주위에선 “너무 이르지 않냐”고 걱정했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이혼과 재혼이 흠이 아닌 이상 계속 혼자 살 게 아니라면 빨리 새 배우자를 만나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새로 시작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이혼을 하면 남자는 외로움을 느끼는 반면 여자는 해방감과 자유를 느낀다. 그래서인지 여자보다 남자가 재혼을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초혼에 비해 재혼 커플은 교제 기간이 짧다. 빠르면 사귄 지 6~7개월 안에 결혼하고 길어야 1년 정도면 결혼을 결정한다.”(커플매니저 심미숙 씨)

‘아니다’ 싶으면 일찌감치…이혼 재혼 삼혼도 속전속결

결혼정보업체가 마련한 재혼 회원 미팅 파티. 사진제공 · 듀오

“○氏는 피해주세요”


이씨처럼 30~40대에 재혼을 원하는 사람들은 초혼보다 더 결혼정보업체에 기대는 경향이 있다. 결혼에 실패한 경험 때문에 다시 배우자를 고르는 데 신중하기 때문이다. 상대의 이혼 사유, 전 배우자와 사이의 자녀 양육 문제, 경제적 안정 여부 등 사전에 파악해야 할 정보가 초혼보다 많다. 당사자끼리 처음 만난 자리에서 입에 올리기 어려운 이처럼 민감한 사정을 업체를 통해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등기부등본, 가족관계등록부, 재산세납입증명서 등의 서류를 통한 사실 확인도 가능하다.



재혼 전문가들은 요즘 30~40대 재혼 희망자들이 “까다롭지만 현명하고 실용적이면서 쿨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결혼정보업체에서 맞선 상대를 고를 때 초혼 회원은 최소 10가지 조건을 따진다면 재혼 회원은 3~4가지만 집중적으로 체크한다. 학벌, 집안, 키, 나이, 직장 등 외형적이고 부수적인 조건보다 재혼에 걸림돌이 될 만한 이혼 사유, 자녀 유무와 양육자, 위자료 정산과 양육비, 경제적 안정 등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조건에 집중한다. 상대의 외모보다는 성격과 가치관이 자신과 잘 맞는지를 중요시하고 친구나 동반자 같은 짝을 원한다. 특히 민감해하는 것은 자녀 문제다.

“재혼을 원하는 요즘 30~40대는 상대에게 자식이 있느냐 없느냐를 과거보다 더 따지는 경향이 있다. 전업주부가 많던 예전에는 재혼하면 여자가 양쪽 아이를 기르는 걸 당연하게 여겼지만, 지금은 맞벌이 여성이 많고 양육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아이가 몇 명인지, 나이는 몇 살인지를 세세하게 따진다. 재혼 후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형편인지도 중요하게 고려한다.”(홍유진 전무)

30~40대는 결혼정보업체 재혼 회원으로 가입할 때 전 배우자에게서 입은 마음의 상처 때문에 특정 성씨를 피해달라고 당부하거나, 선호하는 직업군보다 피하고 싶은 직업군에 방점을 찍는 등 초혼 회원에게서 보기 어려운 특징을 드러내기도 한다. 과거보다는 열린 사고방식을 가졌지만 ‘두 번의 실패’는 피하고 싶은 마음에 까다롭게 따지는 경향이 있다.

30대 중반 이혼녀 정혜진(가명) 씨는 결혼정보업체에 전 배우자와의 사이에 자녀가 없는 이혼남을 소개해달라고 했다. 자녀가 없는 정씨는 재혼해서 아이를 낳고 싶어 했고, 배다른 자녀가 생기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정씨와 재혼한 지금의 남편은 40대 중반으로 전처가 낳은 아이 하나를 키우고 있었다. 정씨는 “첫 만남에서 남편은 자신이 여러 가지로 나보다 부족하다며 충분한 기회를 갖고 다른 사람도 만나보라고 했다”며 “생각이 성숙하고 신사다운 면모에 마음이 움직여 결혼을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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