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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수호 위해 禹 단죄? 禹 손 들어주고 영전?

검찰 對 우병우, 정면승부 혹은 의혹세탁

  • 특별취재팀

조직 수호 위해 禹 단죄? 禹 손 들어주고 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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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수사팀 “강남 땅 매매 이상하지 않다”
  • ● “우병우 휴대전화 압수 안 한 이유는…”
  • ● ‘본인 아닌 처가 문제’로 수사 결론?
  • ● “尹, 서울중앙지검장·대검차장감으로 거론”
  • ● ‘각본’대로 수사? 막판 대반전?
“검사의 피는 차갑다.”
검찰이 ‘검사 비리’를 객관적으로 수사하겠다면서 해온 말이다. ‘피의자가 검사라도 냉정하게 죄를 묻겠다’는 ‘철학’을 이렇게 포장한다. 검찰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수사하는 것을 놓고 ‘봐주기 수사’ 우려가 나오는데, 김수남 검찰총장은 “검사의 피는 차갑지 않으냐”고 말했다 한다. 김 총장은 대검찰청 회의에서 여러 차례 공정한 수사를 지시했다. ‘진심’인지, 정치적 수(手)를 고려한 ‘뻔한 말’인지 관심이 쏠린다.

우병우 수석 관련 의혹과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의 누설 의혹 수사가 검찰로 넘어왔다. 이 감찰관은 우 수석 관련 의혹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뒤 자신도 감찰 내용 누설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우 수석은 민정수석 직을 고수하고 있다.

민정수석은 검찰 인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며, 우 수석은 정권 실세로 통한다. 그래서 ‘수사가 제대로 되겠냐’는 말이 많다. 검찰로선 뜨거운 감자를 쥐게 된 셈인데, 김수남 총장은 해결사로 우 수석의 동기인 윤갑근 특별수사팀장(대구고검장, 사법연수원 19기)을 선택했다.



“윤갑근 팀에 기대 없어”

윤 팀장은 임명 직후 “살아 있는 권력이 됐든, 누가 됐든 정도(正道)를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움이 있는 부분은 감내하겠다”고도 했다. 김 총장도 윤 팀장에게 힘을 실어준다고 한다. 보고체계도 단순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대내외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팀장은 우 수석 소환 조사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항상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난관을 돌파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정윤회 문건, 성완종(전 경남기업 회장) 리스트 등 박근혜 정권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검찰은 ‘정권의 흑기사’ 노릇을 해왔다. 검찰 나름대로 공정하게 열심히 수사했겠지만, 이상하게도 수사 결과는 정권 핵심에 유리하게 나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성완종 리스트 수사 때 대검찰청에서 이를 지휘한 인물이 윤갑근 팀장으로 알려졌다. 윤 팀장은 당시 검찰의 특별수사를 총괄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으로서 이 수사의 지휘 라인에 있었다고 한다. 김석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은 성완종 리스트 수사에 이어 이번 우병우-이석수 수사에서도 윤 팀장을 돕는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로 이완구 당시 국무총리가 낙마하고 홍준표 경남지사가 기소됐지만, 성 전 회장의 돈을 받은 것으로 리스트에서 거명된 쟁쟁한 친박(親박근혜)계 인사들은 서면조사만 받았다. 이 때문에 이들이 검찰로부터 특혜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기도 했다. 반면, 당시 성완종 리스트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의 1차 사면 대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가 3000만 원을 건네받았다. 그러나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하지 않겠다”며 화살을 전직 대통령 쪽으로 돌렸다. 노씨는 “검찰이 허위 사실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권도 이런 수사 결과에 만족했을까. 당시 수사팀 멤버 대부분이 ‘영전’한 것으로 비친다. 이런 사정상 우병우 수사에 대해서도 검찰 안팎에선 “윤갑근 팀에게 별로 기대할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 

특별수사팀의 수사 대상은 우병우 수석과 이석수 전 감찰관, 2명이다. 의혹의 무게만 보면 우 수석이 더 무겁다. 아들의 의경 보직 특혜 관련 직권남용 의혹, 가족회사 정강을 통한 횡령 및 배임 의혹, 넥슨 주식 뇌물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의 인사검증 부실 등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다.



“무슨 수사 하겠다는 건지…”

언론과 야권은 이 중 우 수석 처가와 넥슨 간의 강남 땅 매매 관련 의혹을 ‘우병우 사건의 본질’로 본다. ‘넥슨 측이 우병우를 보고 이 땅을 사준 것 아니냐’는 게 의혹의 얼개다. 시민단체 등은 강남 땅 매매를 검찰 고발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런데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기자에게 “강남 땅 매매는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수사의 주된 초점이 아니라는 인상을 준다.

수사팀은 이보다는 우 수석 처가의 경기도 화성 땅 차명 보유 의혹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는 듯하다. 이를 위해 우 수석 처가의 계좌를 전방위로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우 수석 부인 등 네 자매와 명의를 빌려준 것으로 의심받는 이모 씨를 주목하고 있다.

이씨는 1995~2005년 우 수석 처가 소유의 기흥컨트리클럽 부근 땅 1만4829㎡를 여러 차례에 걸쳐 사들였는데, 공시지가로만 200억 원이 넘는 규모다. 그런 이씨가 서울 봉천동 다세대주택에 전세로 사는 것이 알려지면서 그가 명의만 빌려주고 사실은 우 수석 처가가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씨는 우 수석 처가의 집사로 알려진 이모 삼남개발 전무의 동생이자 기흥컨트리클럽 총무계장으로 일하다 퇴사했다. 또한 검찰은 우 수석의 가족회사로 알려진 정강에 관한 의혹도 열심히 들여다보는 듯하다.

우 수석에 비해 이 전 감찰관의 혐의는 단순하다. 이 전 감찰관이 이명진 조선일보 기자에게 말해준 내용이 기밀인지에 대한 판단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특별수사팀은 우 수석과 이 전 감찰관에 대한 일제 압수수색에 나서며 기세 좋게 출발했다.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지 3일 만의 압수수색이니 ‘전격’이라는 말이 붙을 만도 하다. 그러나 압수수색 대상을 놓고 보면 ‘역시 방향을 정해놓고 수사한다’는 의혹을 자아낸다.

압수수색에서 우 수석의 자택과 근무지(청와대의 민정수석 사무실)는 제외됐다. 정강의 대주주이자 경영진의 자택을 빼고 사실상 ‘서류상 회사’의 사무실만 뒤진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선 “생색내기용 압수수색”이라는 말이 나온다.



‘우 수석 처가’가 탈출구?

특수수사에 밝은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한두 번 해보냐”며 “당사자인 우병우 수석의 휴대전화도 확보하지 않고 무슨 수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석수 전 감찰관과 통화한 이명진 조선일보 기자는 피의자도 아닌데 검찰은 압수수색영장을 받아 이 기자의 휴대전화를 가져갔다. 이에 대해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청와대 특별감찰관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혐의의 당사자인 우 수석의 휴대전화는 놔두고 참고인 정도에 불과한 기자의 휴대전화는 압수한 것인데, 검찰이 현직 민정수석을 너무 의식해 수사의 형평성을 잃은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우병우 수석 가족들이 지분 100%를 가진 정강을 압수수색했지만, 사무실 금고 2개가 비어 있었고 회사 업무 관련 서류도 대부분 치워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검찰은 컴퓨터 하드디스크 복원과 복사 작업만 한 뒤 일찌감치 철수했다. 또한 최고급 수입차 마세라티 사용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압수수색했지만, 정작 우 수석의 집은 압수수색에서 제외했다.

이를 놓고 재경 지역의 한 부장검사는 “청와대에 압수수색하러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국민의 시선을 감안했을 때 우 수석의 자택 정도는 압수수색했어야 하지 않을까. 이래놓고 수사 결과에서 우 수석에게 면죄부를 주면 누가 납득하겠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수사팀은 “혐의와 수사의 필요성을 놓고 판단한 것이다. 나중에 수사 결과에 따라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해 내린 결정이다. 그렇게밖에 안 되더라”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수사팀 관계자는 “범죄 혐의에 대해서만 압수수색한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우병우 수석과 이석수 전 감찰관 간의 기계적 균형에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양측 수사의 속도를 맞추고 있는 느낌이다. 우병우 수사와 관련해 검찰은 정강 직원들, 그리고 아들 특혜 의혹과 관련된 경찰청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석수 수사와 관련해선, 8월 초순부터 중순까지 이 전 감찰관과 이명진 기자 사이에 수차례 통화 착·발신 흔적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수사는 국가적 낭비”

이렇게 수사 속도를 맞추는 것은 우 수석과 이 전 감찰관의 소환 시점을 비슷하게 맞추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사팀 관계자는 “추석 넘어서까지 수사가 필요하다. 10월 초까지 마무리 짓고 싶지만 국정감사가 있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사건을 대할 때 검찰은 증거와 진술만큼이나 정치적 해석을 중하게 여기곤 한다. 검찰 내에선 수사 결과를 놓고 3가지 시나리오가 떠돈다. 둘 중 한 명만 잡기, 둘 다 안 잡기, 둘 다 잡기가 그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이슈화한 만큼, 균형 있게 처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럴 때 검찰은 누구를 잡더라도 정교하게 처리해 빠져나가는 방법을 애용하곤 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둘 다 잡기’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정교하게 잡을 것 같다. 이 전 감찰관의 문제점과 우 수석 측의 문제점을 모두 밝혀내면서 후자의 경우 우 수석 본인보다는 그 부인이나 처가가 문제라는 식으로…”라며 말끝을 흐렸다.

검찰이 주로 들여다보는 의혹들은 처가가 중심인 듯하다. 우 수석 본인 의혹의 경우 넥슨과의 강남 땅 매매 개입 의혹을 빼면 아들 특혜 의혹뿐인데, 여기에 대해서도 ‘경찰의 셀프 충성’ 이야기가 돈다.  

특수수사에 밝은 한 변호사는 “우 수석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검찰 수사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이 우 수석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한 만큼 검찰이 우 수석을 극복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둘 다 잡아야 살 수 있는 검찰이 우 수석의 처가를 ‘검찰이 사는 탈출구’로 잡았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형사 사건에 밝은 한 부장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석수 전 감찰관만 처벌하고 우병우 수석을 봐줄 경우 국민 여론이 검찰에 매우 비판적으로 돌아설 것이다. 따라서 검찰은 기계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우 수석 처가 쪽 일부를 건드릴 것 같다. 대신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우 수석이 관여했는지 확인했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할지 모른다. 이렇게 이 전 감찰관과 우 수석 간 형식적 균형을 맞추면서 실제론 우 수석에게 정치적 면죄부를 주는 수사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 있다.”

야당과 언론은 우 수석 처가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 관련자 형사처벌보다는 우 수석의  사퇴를 요구했다. 만약 수사팀의 수사 결과가 ‘우 수석 처가는 문제가 있다, 우 수석 본인은 무관하다’로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 일부 법조인들은 “사실상 윤갑근 팀이 우 수석의 손을 들어주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한 검찰 관계자는 “윤 팀장은 올해 12월이나 내년 1, 2월 검찰인사 때 민정수석실의 스크린을 거쳐 서울중앙지검장이나 대검차장 같은 요직으로 영전할 수 있는 후보자의 한 사람으로 회자된다”고 전했다.

검찰 내에서는 ‘이 수사 자체가 낭비’라는 비판적 목소리가 높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우 수석이 결단을 내렸으면 안 해도 될 수사다. 우 수석인지 청와대인지 모르겠지만 ‘한 사람 자리 지켜주기’ 때문에 검찰 수사력이 낭비된다는 느낌이 있다”고 비판했다. 수사팀 관계자도 “이번 사건처럼 정치적인 사건에 특수팀을 투입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다. 차라리 기업 비리를 수사했으면 득이 더 많지 않았겠나”라고 할 정도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우 수석이 ‘정권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퇴한다’고 진즉에 밝혔으면 해결됐을 문제다. 우 수석이 버티면서 사태를 키운 측면이 있다. 이젠 때가 늦었다”고 말했다.



“검찰 시스템 깨질 것”

김수남 검찰총장의 머리는 복잡할 것이다. 현 정권은 노골적으로 ‘우병우 일병 구하기’에 나선 듯한 모양새다. 검찰에 ‘의혹 세탁’을 압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맞은편에선 5000만 국민이 이 수사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 현 정권의 발생지인 대구·경북에서조차 우병우에 대한 민심은 싸늘하다. 김수남 총장과 윤갑근 수사팀은 정권과 국민이라는, 거대한 2개의 힘이 충돌하는 한가운데에 끼어 있는 듯하다.

전직 검찰 출신들 사이에선 ‘검찰이 이번에 해결사 노릇이나 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게 나온다. 검찰 특유의 문화에 근거한 전망이다. 검찰은 어느 순간이 되면 정권 실세의 일탈을 단죄했다. 김영삼 정권의 김현철, 김대중 정권의 김홍업·김홍걸·권노갑, 노무현 정권의 박연차·안희정, 이명박 정권의 이상득·천신일·박영준 등이 그런 사례다. 이를 통해 검찰은 자신들의 조직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자신들의 조직이 수사와 기소를 독점해야 하는 이유를 국민에게 납득시키며 조직을 보호해왔다. 정권 말기가 되면 검찰 내에선 청와대 파견자에게 “잘 접수하고 오라”는 농담을 건넨다. 수사첩보를 잘 모아오라는 뜻이다.

박근혜 정권은 저무는 해처럼 말기로 향해 가고 있다. 검찰 수뇌부의 가장 큰 고민은 검찰 조직의 파워를 유지하는 것일 터인데, 현재 검찰의 위상은 일부 검사들의 잇따른 추문으로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다. 만약 우병우 수사 결과마저 여론의 역풍에 직면한다면, 검찰에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른다. 총장의 진퇴를 넘어서는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총장과 수사팀 수뇌부는 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전직 검찰 관계자는 “총장이 검찰 특유의 문화를 도외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우병우 수사의 결과를 보고 국민이 ‘도저히 이 검찰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하면 현재의 검찰 시스템이 깨질 수 있다. 검찰은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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